수필문학가/나루문학회장 김 종 범

지난주 토요일에 대전에서 돌잔치가 있었다. 막내딸 미정이가 지난 해에 첫 딸을 낳았는데 벌써 1년이 되어 돌잔치를 했다. 돌을 맞이한 손녀 이름은 도희이다. 막내딸이 도희 돌잔치 할 때 아빠가 덕담 한마디 해야 된다고 며칠 전에 전화 했었다. 딸의 시댁 가족들과 40여명이 모인 좌중에서 고민스럽게 준비한 덕담을 몇 마디 했다. 사진은 어머님, 우리 부부, 딸 사위 그리고 손주 손녀들이다. 이어지는 글은 그동안 어려웠던 삶의 여정, 막내딸 미정이의 성장과정과 돌을 맞은 사랑하는 손녀 도희에게 하나님 축복을 기원하는 내용의 덕담 원고이다.

오늘 도희의 첫 번째 생일인 돌을 맞아 축하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제가 자녀를 좀 많이 뒀습니다. 우리 세대에 둘 아니면 셋 정도 낳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당시 저희 아버지께서 아들이 없으면 대가 끊긴다고 하시면서 손주 보기를 무척 원하셨습니다. 첫째, 둘째 딸을 낳다보니까 아버지의 뜻에 따라 대를 잇기 위해서 아들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딸을 넷이나 낳고 다섯 번째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동안 남다르게 많은 자식들을 키우고 가르치느라 고생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모두 성장해서 막내딸 미정이 까지 배필을 찾아 가정을 이루고 사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고 부모로서 보람도 느낍니다. 벌써 딸들이 낳은 손자, 손녀가 일곱입니다. 이 애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렇게 제 엄마 어렸을 때 모습 그대로 닮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애들의 생긴 모습도 그렇고 성격이나 하는 짓까지 옛날 엄마가 어렸을 때 모습을 빼 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손자, 손녀들이 더욱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머리는 아빠를 닮는다는데 사위 넷이 모두 명석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들이어서 앞으로 손자, 손녀들이 국가, 사회에 크게 쓰임 받는 동량으로 훌륭하게 성장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벌써 30여년 전 얘기입니다. 안식구가 병원에서 도희엄마 미정이를 낳고 또 딸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가고 친정에 가서 산후조리를 했습니다. 장모님이 미정이를 처음 보시고 ‘왜 이렇게 못생겼다니’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엄마, 아빠인 우리가 봐도 신생아 때 미정이의 모습은 그렇게 예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가끔 도희를 보면서 그때 엄마의 모습과 붕어빵처럼 닮았다고 생각 하곤 합니다.
딸 자랑하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만 미정이가 성장하면서 미모를 갖추어 지금은 네 딸 중에 제일 예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정이는 어려서부터 공부도 잘하고 인사성이 밝아서 선생님이나 이웃 어른들한테 항상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신앙생활이 모범적이었고 마치 예수님을 닮은 것 같았습니다. 

제 어머니께서 여기 참석하셨는데 어머니께서도 미정이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미정이 언제 오냐고 묻기도 하시고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하십니다. 애들 중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미정이도 친정에 오면 할머니부터 찾고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생각에 아빠 입장에서 대견스럽고 고마운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머님 연세가 90 가까이 되셨습니다. 연로하셔서 치매증세도 약간 있으시고 수전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안식구와 큰딸에게 도희 돌잔치에 어머님 모시고 가는 것을 상의 했더니 사돈들도 많이 오실텐데 어떻게 모시고 가냐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어머님이 특별히 사랑하는 미정이 딸 돌잔치라서 제 고집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불편하신 어머님이 참석하셔서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지금 어머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어머니께서 오늘 잔치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시더라도 양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도희 돌잔치 즐겁고 행복한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도희 앞날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하나님의 영광과 축복 있기를 기원하면서 두서없는 얘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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