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에서 향토음식 자원화 사업으로 개발한 향토밥상 중 하나인 ‘꺼먹지 정식’. 음식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막대한 세금을 투입한 것에 비해 홍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외지인은 커녕 시민들에게 조차 외면 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수익성 또한 현저히 떨어져 업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혈세낭비라는 지적이다.

상록수 밥상, 버그내 순례길 향토밥상, 꺼먹지 비빔밥 등 개발에 예산 2억 투입
정작 판매식당 지역 내 단 4곳에 불과… 상품성·경쟁력·홍보 부족으로 답보 
미래관광자원 위한 연계전략 수립 시급

‘교황 특수’를 이어가기 위한 당진시가 향토음식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아시아 청년대회 만찬으로 제공된 꺼먹지 비빔밥이 그 주인공인데, 정작 세금을 통해 개발된 당진 향토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식당은 지역 내 단 4곳에 불과하며 홍보 및 사후관리가 수준 이하로 시민들에게 소외받고 있다.
2009년 충남도는 ‘향토음식 자원화사업’으로 각 지역의 향토밥상 개발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농가와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지역 향토음식을 개발,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연계시킨다는 취지로 지역농산물 활용, 향토음식의 보급, 농가소득의 3가지 요소를 중점사항으로 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향토음식 자원화사업이 투자 대비 보급과 홍보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당진의 향토밥상은 △2011년 개발된 상록수 밥상 1억 원 △2012년 버그내순례길 향토밥상 5,000만원 △2014년에는 꺼먹지 비빔밥 개발 및 만찬대접에 5,0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됐지만, 이를 맛 볼 수 있는 식당은 단 4곳뿐이다.
이를 자세히 알아보면 2011년 개발된 상록수 밥상은 지역의 자원이었던 상록수를 스토리텔링해 연계·개발됐다. 당시 상징성을 갖고 있던 농가인에게 당진시농업기술센터가 기술이전을 했고 식당이 오픈됐는데, 문제는 2011년 이후 상록수 밥상을 판매하는 식당은 단 한곳도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2년의 버그내 순례길 향토밥상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7명의 외식종사자들이 기술이전을 원했으나, 최종적으로 3명에게 기술이전을 해 향토밥상이 일반인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상록수 밥상과 동일하게 2012년 이후 단 한곳도 판매식당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
막대한 세금을 통해 개발된 향토밥상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만 살아있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식당은 현저히 부족하며, 먹거리를 통한 관광연계 역시 미흡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해당 식당들은 송악, 우강면, 석문면에만 분포되어 있으며 유동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당진 동(洞) 지역에는 향토밥상 판매식당은 없는 상태.
이러한 답보상황이 계속된다면 ‘죽은 사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매우 커지고 있다. 타 지자체들이 운영 중인 향토밥상 식당들의 홍보부족으로 인한 매출부진과 적자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서산 A 향토밥상 식당은 지난해 1,000만원만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예산의 B 향토밥상 식당 역시 1,000만원, C 향토밥상 식당 700만원, 홍성의 D 향토밥상 식당 역시 900만원의 매출만을 올려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진 상황이다.
당진에서 향토밥상을 판매하고 있는 식당주 A씨는 “매출액은 공개하기 어렵다. 다만 겨우 먹고 사는 정도”라며 “향토 밥상만으로는 부족하다. 간장게장, 생선찜, 한우불고기 등 이외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왜 다른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지 묻자 “향토음식만을 판매한다면 몇 명이나 찾아오겠냐”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기술이전과 보급화,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당진시농업기술센터의 전략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향토밥상을 판매하고 있는 4곳의 식당들은 농가소득 증대라는 명목 하에 세금을 활용한 재정적 지원이 이뤄졌지만, 보고 및 사후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 각 식당의 방문객 규모, 매출실적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그 어떤 자료도 존재하지 않았다. 미래 관광자원으로써의 부가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는 향토밥상 사업이 먹거리 상품을 통한 관광연계 전략은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인 것.
관광자원을 판매하거나 수익을 올리는 사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매출과 이익 현황 등을 보고해 차후 전략목표를 세우게 된다. 그러나 이들 식당은 개인이 운영하는 외식업으로 분류되어 그 어떤 보고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막대한 세금을 통해 개발된 메뉴들을 무료로 기술이전 받고, 여기에 더해 내부 시설 리모델링, 음식을 담을 그릇 등 일반인들은 꿈도 못 꿀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말이다.
최근 향토음식 자원화사업에 유감을 표한 김홍열 도의회 농업경제위원장은 “일부 농가식당의 경우 사후관리 부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해 문 닫을 위기에 있다. 인건비 주기도 빠듯한 식당도 적지 않은 상황으로 내실화를 다져야할 것”이라며 “단순한 시장논리에 맡길 것이 아닌 예산이 소요된 만큼, 내실 있는 개발과 홍보,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당진 향토 밥상은 일반외식사업이 아닌 지역 문화의 한 갈래이며, 농업인들의 미래 동력사업, 부가가치 상승의 취지”라고 설명하며 “지역 향토음식 개발은 시범사업으로써 대표적 음식으로 유지된다면 지역의 경제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현재 눈에 보이는 성과는 적을 수 있지만, 보완을 통해 지역을 알릴 수 있는 자원으로써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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