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해오름풍물단’

해가 넘어가는 저녁, 비오는 조용한 적막을 뚫고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에서 신명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찾아 따라가 보니 저마다 흥이 나는 장단에 맞춰 즐겁게 우리 전통 악기들을 연주하거나 상투를 쓴 사람들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의 ‘해오름풍물단’이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가 활동하고 있는 해오름풍물단은 학생, 공무원, 농업인 등 직업도 다양하다. 각자 맡은 악기와 역할 또한 달랐지만 회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즐겁고 힘찼다. 하루를 마무리해가는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하는 도중 누구 하나 지친 기색 없이 흥에 취하는 듯 했다. 한 회원에게 우리 악기를 배우는 이유가 있냐고 묻자 “가락에 우리만의 흥과 멋이 있잖아. 우리가 직접 소리를 만들고 연주한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몰라. 또 신나게 두드리다 보면 운동도 되고 건강해지는 기분이야. 스트레스도 금방 풀려버리는 걸”이라고 답했다.
장구, 북, 꽹과리, 징, 태평소 등 우리 악기로 신명나는 소리를 만드는 해오름풍물단은 50년 경력을 가진 김영수(76)단장이 이끌고 있다. 우리가락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해오름풍물단은 기지시줄다리기축제에서 그 빛을 발한다. 기지시줄다리기축제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다. 줄다리기보존회에서 ‘줄’이 가는 곳은 어디든 함께 간다고 한다. 매년 갈고 닦은 실력으로 축제에 올라 관광객들에게 근사한 공연을 선사한다.
김영수(76)단장은 “50년간 우리 악기·소리와 함께 하면서 얻은 것도 많고, 그만큼 책임감도 생겼다. 풍물을 알리고 선보일 기회가 많이 줄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오름풍물단이 계속해서 고유의 멋과 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도 우리 전통 문화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며 풍물단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또한 다양한 풍물경연대회에 참가해 이미 우수한 성적을 얻은 해오름풍물단은 전국에 있는 풍물단들을 초청해 경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정도의 길을 걸어왔으니 당진시의 위상을 높이는 해오름풍물단 자체가 자랑스러운 우리 지역의 문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평소 농악에 관심이 많아 취미생활로 시작해, 현재 해오름풍물단 총무를 맡고 있다는 이인옥씨는 “우리 해오름풍물단은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께 우리 소리를 들려드리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또한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며 풍물단 활동의 즐거움을 전했다.
우리 흥과 소리를 나누는 데 힘쓰고 싶다는 해오름풍물단은 매주 월~수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무료 운영ㆍ강습되고 있다.
해오름풍물단 이석모(72)회장은 “앞으로도 우리 해오름풍물단의 즐거운 가락이 전국 방방곳곳에 울려 퍼지길 바란다. 그리고 더 많은 당진시민들이 우리 소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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