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허송세월 황해청, 결국 남은 것은 없었다

피해대책위, 10개 피해보상안
주민참여형 산단개발 등 요구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가 결국 지난 5일 자정을 기해 공식 해제되었다. 환황해권 시대의 중심지라는 장밋빛 이상을 그려왔지만, 결국 남은 것은 지역민들의 정신적·재산적 피해, 혈세 낭비뿐이었다. 그 어떤 성과도 없는 7년이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2008년 화려하게 출범했다. 당진에 임시청사를 마련하고 당진문예의 전당에서 개청식을 가졌었다.
당시 황해청은 황해경제자유구역을 통해 동북아 경제권 선도, 2025년까지 국비 475억 원, 지방지 4,779억 원, 민자 및 외자 69,204억원 등 총 74,458억 원을 들여 개발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송악지구는 철강산업과 메디컬 클러스터, 국제업무 타운으로써 지역민들에게 개발바람을 일으키며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현실은 경쟁력 없는 사업추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전국 지역에 분 경제자유구역 설정, 수도권 유제 완화 등의 원인으로 송악지구는 그 어떤 사업자도 찾지 못한 채 사라져버렸다.
송악지구는 사실 가능성이 고조된 시기도 있었다. 2008년 7월 당진테크노폴리스를 시행자로  선정, 2009년 9월에는 실시계획 수립용역까지 착수했으나, 2010년 7월 최대주주였던 한화가 사업조성사업을 포기해 허망하게 끝나버렸지만 말이다. 
이후 사업자 선정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충남도와 황해청은 무능한 행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예비사업시행자로 물망에 올랐던 기업의 투자확약서가 위조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사건이었는데, 조사결과 투자확약서가 아닌 법적 효력이 전무한 투자의향서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위조된 투자확약서만을 믿고 수차례 최종사업시행자 선정을 연기해주는 특혜를 남발하기까지 했다.
결국 행정의 무능력으로 인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었다. 송악주민들은 2007년 12월 송악지구 지정과 동시에 모든 개발행위가 제한돼 왔고 그 피해는 7년째 이어져왔다.
그동안 송악주민들은 지속적으로 개발제한 행위를 풀어달라며, 사업의 현실성을 미리 파악하고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호소해왔었다. 그러나 충남도와 황해청은 들은 체 만 체할 뿐이었고 지역민들은 직접 주민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반발했었다.
그리고 4월 초 주민피해대책위원회는 충남도에 피해보상 10개의 요구안을 제시했고 당시 투자확약서 논란으로 민심수습과 사업 진행을 위해 충남도는 이를 받아들였다.
지구해제를 통해 앞으로 실행될 피해보상 요구안은 △2014년 추경 및 2015년 본예산을 통해 해당 피해지역 6개 마을 주민 숙원 사업비로 마을당 30억 우선반영 △지방도 619호선 왕복 4차로 확포장 2018년 이전 완공 △한진교차로~필경사~이주단지 왕복 2차선, 중흥3거리~이주단지 왕복 2차선 도로 2015년 내 연장 확포장 △농어촌 주택개량 사업에 주민 요구 물량 전량 배정 △마을별 광역 상수도망 공급 △지정 해제 동시에 맞춤형 지역개발 전략 수립 △피해지역 농가 부채 경감방안 적극 발굴 시행 등이다.
그러나 황해경제자유구역 실패 책임의 주체인 충남도의 송악지구 피해보상 대책수립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피해 범위와 규모 산정, 재원 마련, 향후 계획 수립 등이 쉬울 리 없기 때문. 또한 충남도와 당진시 사이에 송악지역의 새로운 개발 수립을 놓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송악지구 피해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정환)는 피해주민들을 위한 대책으로 주민참여형 산단개발을 새롭게 요구 중에 있다.   
김정환 위원장은 “비극이라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었고 주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매우 컸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10개 피해보상안과 함께 지역 맞춤형 개발을 요청할 계획이다. 충남도, 당진시, 주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하는 주민참여형 산단개발의 필요성을 전하고 이를 요구해 사람이 살 수 있는 송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황해청은 그동안 100여 명이 넘는 공무원이 일해 왔고 6년간 임시청사 임차료, 임차보증금, 운영비와 행정력 등 세금을 고스란히 사용해왔다. 황해청은 2008년부터 당진 수청동에 위치한 10층 건물에 입주해 5개 층을 사용해오며, 연간 20억 이상의 세금을 낭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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