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

7·30 재·보선이 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세월호 참사와 잇단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 속에 치러진 선거에서 11대 4로 이겨도 시원찮을 판에 4대 11로 졌다. 텃밭이라고 하는 전남 순천․곡성에서까지 졌으니. 새정치민주연합은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달려들었지만, 정작 국민들은 무능한 정권과 새누리당보다 더 무능한 새정치연합을 심판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새정치가 아니라 흔정치, 패거리 정치를 일삼아오던 새정치민주연합을 국민들이 시원하게 응징해버린 것이다. 여기서 빼다 저쪽에 박는 등 공천 다툼을 벌이느라 멱살잡이나 하는 저 무능한 야당으로는 절대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국민들께서 판단하셨던 모양이다.
이에 충격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공감혁신위원회”를 띄워, 무당무사(無黨無事:당이 없으면 개인도 없다)와 무민무당(無民無黨:국민이 없으면 당도 없다)의 자세로 살길을 찾는다고 한다. 이에 이번 기회에 꼭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정당, 국민들께 실망만 안기는 정당이 아닌 꿈을 만들어 파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두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비판세력을 넘어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국민들께서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에 가하는 가장 큰 지적은, 대안 없이 비판만 하는 정당, 대통령과 정부의 발목만 잡는 정당이라는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아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장기적 비전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구체성 있는 정책들을 제대로 만들어 선보여야 한다. 사회양극화, 저성장, 저출산 그리고 남북관계 교착 등 안팎으로 질곡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정책과 노선을 분명히 하고 나설 때만이 희망이 있다.
둘째, 대안을 마련했으면 잘못된 새누리당과 정부정책에 맞서 제대로 싸워야한다. 싸움에는 힘도 필요하고, 기술도 필요하고, 숫자도 필요하지만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이겨야겠다는 절박함이다.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댓글조작 등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기 위해, 비정규직노동자나 영세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해,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해, 줬다 다시 뺏는 등 문제투성이인 기초노령연금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그리고 쌀시장 개방으로 농민들이 자식 같은 논을 갈아엎을 때 무엇을 했는지 반문해보라. 88만원 세대라고 하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세월호 사건으로 원통하게 죽어간 아이들과 유가족의 한을 풀기위한 진상규명에 얼마나 절실하게 매달렸는지? 배 째라고 버티는 새누리당에 맞서 얼마나 절박하게 몸을 던져 싸웠는지? 불행히도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의 그런 간절함에 제대로 된 답을 주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리멸렬은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심화시키게 되어 나라를 망칠수도 있다. 야당이 철저히 반성해야할 부분이다. 야당이 바로서야 정치가 바로 설수 있고, 정치가 바로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다. 이번에 버림받은 새정치민주연합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하겠다고 한다. 더 이상 깎을 뼈나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보기에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변화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주어야 한다. 죽을 각오로 온 힘을 다해 변화를 추구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야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야성 회복은 중산층과 서민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헌신성, 민주주의를 위해 절실하게 싸우는 실천성,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꿈을 담아내는 진보성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에 근간을 둔 생활정치를 실현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필자는 국민들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만 딱 한 가지 할 수 없다는 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길 의지가 없는 자들에게 이기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즉 집권의지가 없는 자들에게는 권력을 넘겨 줄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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