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협의회 문정숙 회장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 문정숙 회장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다. 민선 6기를 준비하는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직과 오는 7월 5일 열릴 ‘제19회 여성주간기념 당진 여성들의 화합 한마당’을 주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 18일, 하루 전날 인수위 자문위원으로써 복지, 여성, 평생교육 부분 등에 대한 회의와 일정을 소화한 문정숙 회장은 참 대단해보였다.
작은 체구에 온화한 미소, 그저 우리네 어머니와 같은 상냥한 사람으로 보였지만 그의 양 어깨에는 굳건히 자리 잡은 책임감이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
문정숙 회장에게 인수위 자문위원 역임의 배경을 묻자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어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일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저는 평범한 일반여성으로써 제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저는 ‘정책의 실효성, 행정의 체감’ 등을 일반 여성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승낙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저는 여성단체협의회의 일원으로써 대표성을 띄고 여성의 대변인으로써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문정숙 회장의 지역 내 일임은 매우 크다. 그녀의 약력을 풀어내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사람은 본래 자신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할 터, 그러나 그녀는 오로지 이번 여성들의 화합 한마당 축제에 대한 기대감과 홍보만을 거듭 부탁했다.
문정숙 회장은 “이번 제19회를 맞이한 여성문화제(당진 여성들의 화합 한마당)를 내용적인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시민들이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축제 한마당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간하고 있는 ‘제19회 당진 여성들의 화합 한마당’은 크게 가족 골든벨, 대형비빔밥, 당진 100인 100% 등의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가족 골든벨의 경우 당진의 역사와 문화, 관광 등 시민 스스로 바로 알고 시정업무와 일반상식을 다질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하는 ‘화합’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취지를 갖고 있다. 또 대형비빔밥의 경우, 1,500명의 식사를 책임질 대형 솥을 통해 함께 비비고 나눠먹는 ‘함께’의 의미를 지녔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당진 100인 100%’는 취지와 방향성 등 모든 부분이 참신하고 흥미롭다.
예술가도 배우도 아닌 평범한 시민이 주인공인 대규모 공연을 펼칠 당진 100인 100%는 말 그대로 100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소소히 풀어나간다.
배우이자 일반 시민들인 이들은 저마다 소소한 질문을 던지고 나머지 99인들은 대답 대신 동작과 행동을 취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각종 지역 현안들에 대한 질문과 의견을 묻고 ‘평범한 시민의 일상과 고민’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자칫 글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당진 100인 100%는 평범했던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의의를 갖고 있다.
문정숙 회장은 “최근 광주에서 진행된 ‘광주 100%’에서 영감을 얻어 당진에 맞는, 당진지역에 어울리는 당진 100인 100%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은 좋은 이야기, 훌륭한 인사들의 삶을 참 많이 들여다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평범할 수 있지만 진실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진정으로 자신의 투영하듯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당진 100인 100%가 새로운 시도로써 큰 호응을 얻고 큰 환호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전했다.
인수위 자문위원, 여성단체협의회장에 이르기까지. 공적 부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 현재 당진시에 가장 필요한 부분을 묻자 예상외 답변을 해주었다. 바로 ‘청소년들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
문정숙 회장은 “예전 부천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그때 거리에서 신나는 소리가 들렸었죠. 무슨 일인가 가봤더니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페스티벌을 열고 있더군요. 그때 마음 속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 당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과 축제가 없다는 것을요”
그녀는 청소년들을 PC방과 오락실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어른이라는 말을 전했다. 당진YMCA 부이사장을 지내고 있는 그녀는 “당진YMCA에서 청소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풋살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묻는데 고등학교 3학년 아이가 있어 ‘공부 걱정은 안 되니?’하니 ‘친구들하고 공을 차는 게 너무 행복해서 미칠 것 같다’는 대답을 해주더군요. 아이들은 갈수록 공부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지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 또한 아이의 엄마로써 많은 공감을 느꼈고 앞으로 당진시가 청소년을 위한 공간과 쉼터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에 대한 정책 방향성은 사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는 상황. 다소 무례할 수 있으나 이러한 역차별에 대한 운을 떼니 그녀는 현명한 대답을 해주었다.      
문정숙 회장은 담담히 자신의 신념을 밝히며 “여성들에 대한 배려는 전국적으로, 작게는 당진 역시 여성친화도시로써 많은 변화와 개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도 시스템도 아닌, 여성들의 변화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다릅니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은 틀리다는 것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점에 대한 사회적 배려, 그리고 이를 통해 여성들의 함께하는 모습이 그려질 때 역차별을 타파하고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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