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단란주점업 당진군지부 조 종 형 지부장

▲ 조종형 지부장은 유치원 자모회장을 맡을 정도로 손자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조종형(64) 지부장은 그 어느 조부보다도 세 명의 손자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는다. 그 속에는 ‘인성’을 바탕으로 한 엄한 가르침이 함께 있다. 지난 12월 1일 천의초등학교「2008경로효친문화백일장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했다.

소재로는 손자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담은 기나긴 글이었다. 현재 당진군식품진흥기금관리위원장·소비자정책심의위원장·세계일보 조사위원 사무국장 등의 여러 직함을 갖고 있음에도, 그 어느 것 하나에도 소홀함이 없다.

가정에서는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로서 사회에서는 지부장, 위원장, 사무국장으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 틈틈이 평소 좋아하는 국악실력을 살려 어르신을 위한 위문공연을 하며, 스스로의 보람을 찾아 더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손하경 기자 sarang418@hanmail.net

‘전통가옥’ 한 채와 ‘낡은 간판’ 하나

큰 도로 사이 조그만 길목에 들어서니 그의 집에 다다를 수 있었다. 전통적인 가옥 한 채가 눈에 들어왔고, 그에 걸맞지 않는 낡은 간판 하나가 걸려 있어 조금은 의아했다. 문패 옆으로는 ‘옛집 영상가요’라 씌여 있다. 언뜻 생각하기로 누구나 흔히 짐작하고 있는 곳(?)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 후 기자의 그릇된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국악에 대한 깊은 관심을 털어놓으며 그에 따른 작은 소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1993년 12월 즈음 시작했으니 꾀 오래 되었군요. 마을주민 또는 가족분들이 편히 오셔서 장구를 치며 노래도 부르시고, 약주도 한 잔 하시며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지요. 처음엔 경찰도 왔었지만 그런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웃음을 보이며 되돌아 가곤 했지요.

 아내(64. 신성월)와 함께 운영해 오던 중 지난 4월에 세를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직업도 다양하고, 아내도 나이가 있다 보니... 몇 년 전 노인대학 학장으로 있으면서 농악대를 구성하여 민요와 풍물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무대차량을 마련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하고 싶습니다”


그 시설내부를 살펴보니 요즘의 노래방과 같이 꾸며져 있었고, 몇 개의 원형으로 된 테이블이 놓여진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뭔지 모를 정겨운 분위기가 묻어 나왔다. 현재에도 (사)한국단란주점업 당진군지부장으로서, 정기적인 업주교육을 통해 올바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주도하고 있다.

인생의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준 가르침

대화를 하는 그에게서 뭔지 모를 남다른 교육관이 느껴졌으며, 그런 데에는 엄하신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였다. 그는 부모님의 훌륭하신 가르침이 인생의 중요한 ‘길잡이’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 가르침을 말해주는 듯 그만의 인품이 고스란히 내비춰진다.

 “부모님은 무척 엄하셨습니다. 꾸짖을 때는 어느 한 분도 절 감싸주지 않으셨지요. 부모님은 저에게 참된 스승이셨고 참된 부모의 역할을 다하셨습니다. 그런 가르침으로 저 또한 자식과 손자들을 엄하게 키웠습니다.

부득이 5년간 손자들을 키우면서도 지식에 앞서 사람의 됨됨이를 먼저 가르쳤습니다. 물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한없이 사랑스럽고 안스러운 아이들이었지요. 그러나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잘잘못을 가려낼 줄 알도록 만들자니 때로는 매도 들어야 했습니다”


그는 지금껏 여러 단체의 교육 등을 비롯하여, 4년간 유아원 원장으로의 생활을 해왔다. 그의 직업으로도 가늠이 되지만 교육에 대한 그의 열의는 항상 넘쳤으며, 언제나 ‘인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강조해 왔다. 손자들에 대한 사랑이 누구보다 각별함에도 그만의 엄한 가르침이 뒤따르고 있었다.


“사회가 급격히 성장하고 변함에 따라, 범죄의 수법이 다양하고 그 횟수가 비일비재하여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나라도 더 얻고자, 받고자 하는 욕심이 자라고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탐하게 된다면, 더욱 각박하고 살기 어려운 이기적인 사회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 속담 중에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 같습니다. 먼저 상대에게 줄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해야 그것이 순환이 되면서 언젠가는 나 자신도 무언가 얻게 될 것입니다”


그는 40여 년간의 긴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위하여 살자’라는 가훈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참된 부모·참된 스승·참된 주인의식’의 사상을 강조하며, 밝은 웃음을 보이는 그에게서 넉넉한 인품을 찾아 볼 수 있었다.

▲ 「경로효친문화백일장대회」에서 장원을 수상했다(세 명의 손자와 함께).

<2008경로효친문화백일장대회 장원수상작>


글/ 조종형

손자들아, 보아라!

나의 사랑하는 손자들아!
지금 이 시간에도 학교에서 여전히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배우며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겠지?


어느덧 산과 들에는 오곡백과가 탐스럽게 무르익어 그 신비함을 더해가는 풍요의 계절 가을에 할아버지가 우리 손자들에게 편지를 쓰려하니 지나간 세월들이 마치 영화필름처럼 한 장면 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 남다른 감회가 새롭게 느껴지는구나.


세상에 어느 부모 어느 조부모들이 자식 손자들 사랑하는 마음에 더하고 덜함이 있겠냐마는 이 할아버지에게 있어 너희들은 남다른 애정과 깊은 사랑의 의미를 갖고 있단다.


사랑하는 내 귀여운 손자들아!


다른 가정의 아이들과 달리 너희들은 국제가정에서 태어났고 한창 엄마의 사랑과 정이 그리울 나이인 찬일이가 네 살, 아현이가 세 살, 찬우가 생후 2개월 밖에 안된 아주 어린나이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엄마가 일본에 가셔서 일을 하시게 되어 무려 5년 동안이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린 너희들을 키웠기 때문이란다.


생각만 해도 가슴 저리는 사랑하는 내 손자들아!


다른 아이들은 모두 엄마가 유아원도 유치원도 데리고 다니며 보살펴 주는데 너희들만은 엄마가 안 계셔서 할아버지가 유아원 유치원을 2년 3년씩 데리고 다니며 입학식 자모회의 소풍 운동회 졸업식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하면서 모두 무사히 마쳤단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데리고 다니며 장난감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같이 사진도 찍으면서 마음껏 사랑해 주는데 엄마의 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너희들이 참으로 불쌍하고 미안한 마음에 할아버지는 남모르게 눈시울을 적시며 소리 없이 울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단다.


그랬기 때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다른 엄마들이 자기 자식들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사랑하면서 너희들을 애지중지하며 키웠고 그런 할아버지의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듯 조금도 구김 없이 맑고 밝고 착하고 바르게 잘 자라 주어서 이 할아버지는 너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말로 다할 수가 없구나!


착하고 귀여운 내 손자들아!


비록 엄마는 안계셨지만 할아버지가 엄마를 대신해서 너희들 유아원 유치원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최선을 다했고 나중에는 역대 처음으로 이 할아버지가 유치원 자모회장도 하면서 너희들을 키웠다.

결코 엄마 없이 커서 저렇다는 소리 듣지 않게 하기위해서 할아버지는 그렇게도 사랑했던 너희들 이었지만 그러나 너희들이 간혹 서로 싸우거나 말을 듣지 않는 잘못을 할 때는 가차 없이 사랑의 매를 들었고 벌을 세웠느니라.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울면서 용서를 빌 때까지 말이다.


사랑하는 나의 손자들아, 미안하다!


돌이켜보면 어린아이들이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이었고 더구나 엄마의 사랑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자란 너희들이 불쌍하고 애처로워 너희들을 체벌하면서 할아버지도 많이 울었단다.
왠지 아느냐? 너희들이 맞아서 아팠던 것보다 때리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더 아팠기 때문이었느니라.


회초리를 맞아 시퍼렇게 울퉁불퉁 부어 오른 종아리에 약을 발라 주면서 어린아이들은 서로 싸우기도 하면서 크고 어른들 말씀 한두 번 어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할 일이거늘 저 어린 것들 어디 때릴 데가 있다고 이렇게 때렸단 말인가!

정말 너무했다는 생각에 몇 번이고 후회를 하면서도 그러나 이 할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엄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고 예쁜 놈에게 매 한 대 더 때리라’는 말씀을 교훈으로 삼고 살아왔기에 너희들을 잘 교육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취했던 조치이었음을 잘 알아주기 바란다.


착하고 사랑스런 내 손자들아!


너희들이 건강하고 착하고 바르게 잘 자라 주어서 정말로 고맙구나! 코흘리개였던 너희들이 어느새 훌쩍 자라 벌써 6학년 5학년 3학년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디 그뿐이랴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선생님들께서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너희들 칭찬을 많이 해 주셔서 할아버지는 이보다 더 기쁠 수가 없단다.

부디 ‘위하여 살자’는 가훈대로 훌륭하게 잘 자라서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이 되어라.
너희들은 우리 가정의 자랑이요 기둥이요 희망이며 장차 이 나라의 보배들이니 훌륭하게 잘 자라서 사회의 어두움을 밝히는 한줄기 밝은 등불이 되어라.

자랑스러운 나의 손자들아!


너희들은 다른 아이들이 다 다니는 학원 한번을 가본 적이 없지만 열심히 공부를 잘해서 막내 찬우는 학력상을 몇 번씩 타고 아현이는 특히 그림을 잘 그려서 모든 그리기 대회에 나갈 때마다 금상 은상 동상에 입상하였고 찬일이는 특히 물 로켓 충청남도 대회에서 금상을 받아 학교와 가문의 명예를 빛내주는 공을 세워주어서 정말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만 하구나!


할아버지는 너희들을 믿는다. 너희들은 절대로 이 할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올린다. 항상 너희들의 건강과 지혜와 총명과 행복을 위하여! 정말로 정말로 사랑한다 손자들아! 우리 손자들 파이팅!
너희들을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이 글은 조종형 지부장이 네 살, 세 살, 생후 2개월이었던 손자들을 5년간 키우며, 그 때의 가슴아프고 안타까웠던 마음을 표현한 편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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