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했던 졸업식 날… “안녕! 3학년 6반”
호서고등학교 성경옥 선생님

편집자주:2월의 가장 큰 행사인 졸업식,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호서고등학교 성경옥 선생님과 3학년 6반 아이들은 참 행복해했고, 참 아쉬워했다.
졸업장을 모두 건네주고 마지막으로 반장에게 인사를 시키자 왈칵 터져 나오는 눈물을 겨우 참아내던 성경옥 선생님. 3학년 6반의 아름다웠던 졸업식 날의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한다.


지난 13일 호서고등학교 제41회 졸업식이 진행됐다. 총 37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호서고등학교는 참교육의 전당으로써 1967년 명휘학원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들뜬 마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졸업식 행사가 끝난 뒤, 3학년 6반 교실에는 성경옥 담임교사와 제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마지막 이별을 앞두고 있었다.
각종 상장과 졸업앨범, 그리고 3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준 졸업장까지. 모두 담임의 손에서 제자들의 손으로 옮겨가자 성경옥 담임교사는 차분히 말을 전했다.
“……………”
모든 졸업식 행사가 끝난 뒤 만난 성경옥 선생님의 얼굴에는 후련함, 아쉬움, 행복감 등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여있어 보였다.
이제 사회의 첫발을 내딛게 된 학생들을 1년간 잘 이끌어온 그녀에게 소감을 묻자 “1학년 때 풋풋했던 입학식부터 3학년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하나하나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어요. 그래서인지 더욱 만감이 교차하네요. 가장 가까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철이 없고 미숙했던 아이들이 이제 당당한 성인으로 학교를 졸업했다는게 참 신기하고 기특해요”
2002년도부터 호서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써 참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성경옥 선생님은 ‘미소’와 제자를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는 교사라는 평이 가득하다. 그만큼 제자를 아끼는 마음이 통했는지, 졸업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긴시간동안 반장 역활을 잘 해준 학생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경례를 시키니까 왈칵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아이들에게 ‘우리는 울지 말자’고 말했는데, 저도 갑자기 눈물이 찔끔 나오려고 해서 바쁘게 손을 흔들었어요. 겨우겨우 참고 잘 마무리했는데, 지금도 가슴이 짠하네요”
3학년 6반의 담임으로써 1년간 다사다난했음은 당연할 터. 성경옥 선생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그녀의 대답은 참 의외였다. “대학 진학 이후에 아이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시작했어요. 추운 날씨에 고된 일을 묵묵히 해내 번 돈으로 이것저것 선물을 사와서 건네줬는데, 그게 참 고맙고 감동스러웠어요”라고 전하며 “사실 고3이라고 하면 공부에만 목맨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거든요. 그런데도 저희 반 아이들은 자기들이 맡은 일을 참 1년간 묵묵히 잘해줬고 졸업식날까지 참 이쁘게 잘해줬어요. 정신없었을 졸업식날 아침에도 청소를 싹하고 정갈하게 책상을 정리하고 앉아있는 모습에서 마무리를 정말 잘해내는 우리 아이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성공하고 잘해낼 것이라고 믿어요”라고 전했다.
끝으로 성경옥 선생님에게 이제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학생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는지 묻자 담담히 웃으며 현명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동안 부모님과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인생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해줬어요. 좋았던 일들은 인생의 도약으로 발판 삼아 날아오르고, 상처받고 힘든 일들은 하나의 경험으로 생각하자고요. 진부할 수 있지만, 이러한 마음을 먹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이 닥쳐도 우리 아이들은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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