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요양보호사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한다. 참 좋은 말이지만, 이를 실천하기에 사회적 제약이 참 많다. 특히 노년의 할아버지, 할머님들은 기회의 박탈로 주저앉아 집에 머무르기 일쑤다.
그러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명수씨는 이러한 선입관과 사회적 제약을 박차고 앞으로 걷고 있다. 요양보호사로써 자신의 아내를 돌보고 있는 김명수씨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올해 나이 84세, 팔순을 넘겨 90세를 바라보고 있는 노년의 김명수씨는 최근 엄청난 일을 해냈다. 정식 교육과정 이수 후 자격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단 두 달 만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신체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요양보호사는 이론과 실기, 실습을 이수해야 하며 총 240시간의 교육시간을 할애해야하는 전문 자격증이다.
특히 자격시험의 필기과목인 요양보호론에는 요양보호개론, 요양보호관련기초지식, 기본요양보호각론, 특수요양보호각론 등 많은 공부를 동반해야 하기 때문에 젊은 이들도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취득하기 쉽지 않은 자격증이다.
그러나 김명수씨는 작년 8월부터 9월까지 단 두 달 만에 모든 이수교육 및 시험을 합격해 12월 1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김명수씨는 자격증을 받아들던 날을 회상하며 “마냥 좋았습니다.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던 지난날이 보상받는 느낌이였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명수씨의 요양보호사 자격증 도전의 가장 큰 이유는 아내의 치매질환이였다. 전문적인 관리가 매우 필요했기 때문.
그때 만난 이가 ‘행복한 요양센터’ 편종만 센터장이였다. 김명수씨의 사정을 알고 있던 그는 “요양보호사에 도전해보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건넸다. 이후 김명수씨는 당진요양보호교육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김명수씨는 교육원에서 화제인물이었다. 노년의 나이에 가장 먼저 등교했고, 열성적인 자세로 수업에 참여했으며, 자질구레한 청소 등 모범적인 학생이었던 것.
김명수씨는 “일과 배움, 이러한 욕구가 매우 컸었습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물러서 앉아있기만 하는 건 스스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특히 요양보호사를 공부해가며 노인환자들에 대해 많은 면을 알 수 있었고, 제가 아는 바와 해줄 수 있는 일들을 제 아내와 이웃들에게 해주고 싶었습니다”고 담담히 답변했다.
결국 진심어린 배움의 의지는 그 꽃을 이쁘게 피울 수 있었다. 요양보호사를 취득한 이후 김명수씨는 아내를 열심히 돌보며 체계적인 관리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치매질환을 앓고 있는 아내에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전해야할지, 어떻게하면 즐겁게 해줄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된 것.
또 체계적인 식단을 꾸려 야채와 채소 등을 직접 마트에서 사와, 요리를 해줄 수 있었고, 어두컴컴했던 아내의 안색이 밝아지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명수씨는 “요양보호사를 취득한 이후 아내의 건강이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공부를 통해 알 수 있었고, 이를 실천하면서 호전되는 아내의 모습이 참 감동스럽더군요. 다만 자꾸 감퇴하는 기억력은 어쩔 수 없어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자신과 아내, 그리고 이웃을 꾸준히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힌 김명수씨는 끝으로 말문을 열었다. “사람이 길을 찾아가면 안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은 저를 걱정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일과 배움을 게을리 하고 싶지 않습니다”며 “제 아내를 돌보는 것이 여유가 생긴다면 더욱 활발한 요양보호사 활동을 겸하고 싶습니다. 또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구요. 늘그막에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일을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고 전했다.
시종일관 청명한 음색과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던 김명수씨. 그의 용기와 위풍당당한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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