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에서 또다시 사망사고 발생
안전진단 하다 60m 높이 지붕서 추락
올해만 4번째 사망사고…8명 숨져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주일 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올해 들어서만 4번째 사망사고(8명사망)다.
지난 2일 오후 3시50분께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공장 A지구 철강공장에서 60m 높이 지붕에 올라가 안전진단 작업을 하던 현대종합설계 소속 노아무개(38) 과장이 20m 아래로 추락해 지상 40m 구조물에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장 노동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가 난 철강공장 안전진단 책임자였던 노씨는 땅에서 60m 높이 공장 지붕에 올라가 작업하던 중 플라스틱 재질의 채광판인 ‘선라이트’를 밟았다가 채광판이 부서지면서 그대로 추락했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가 난 철강공장은 현대제철에 인수되기 전 한보철강 시절부터 가동돼온 공장으로, 지붕 양철판이 삭아 떨어지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한 이날은 지난달 26일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일어난 가스 유출 사망사고 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당진공장 3고로에 대해 2주일 예정으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첫날이었다. 사고 당시 현대제철 당진공장에는 근로감독관 4명과 안전보건공단 직원 8명 등 모두 12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남지역본부는 성명서를 내고“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이미 ‘죽음의 공장’으로 변해버렸다. 이윤 추구를 위해 노동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경영진의 철저한 비윤리성이 공장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매번 종합대책을 운운하던 공장과 철저한 관리감독을 약속했던 현대제철은 양심이 있다면 대국민 사과와 함께 누군가는 반드시 법률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공장 가동을 중단해서라도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제철 잇따른 사고 “안전보건 관리계획 수립”
현대제철이 최근 잇따른 안전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경영총괄대책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제철을 중대재해 관련 안전관리 위기사업장으로 특별 관리하기로 한 고용노동부의 방침을 겸허히 수용하고, 협력·유관업체를 망라한 획기적인 안전보건 관리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 현대제철소 내에 관계사까지 포함하는 '안전경영총괄대책위'를 신설해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안전관련 투자예산 1,200억원을 확보해 우선 집행하고, 안전관리 전담 인력도 충원한다. 현재 현대제철 74명, 관계사 26명 등 총 100명 수준에서 현대제철 자체적으로 50명을 증원하고, 관계사 인력도 추가해 총 150명 인상의 안전관리 인력이 제철소를 전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깊이 책임을 통감하고 고인이 되신 분들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철저한 반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네 가지 방향의 개선대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근본적인 쇄신을 이뤄내고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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