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개나무
헛개나무
  • 당진신문
  • 승인 2013.10.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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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이야기

헛개나무
생약명 : 지구(枳俱), 지구자(枳俱子)

술 중독, 지방간, 간염, 온갖 간질환에는 헛개나무
후한 시대의 명의 화타는 간은 補하는 법이 없고 瀉하는 것이 곧 보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간은 영양분을 저장하는 곳이므로 간이 병들면 영양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하므로 매일 영양을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 환자는 날마다 쇠고기를 반 근 가량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양의 전통의학에서는 간이 나빠지면 제 기능을 할 수 없으므로 간에 부담이 되는 영양물질을 먼저 없애야 한다고 본다. 간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몸에 허열이 생기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아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해지며 대변이 잘 나가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기운이 쭉 빠진다. 이럴 때 설사를 하게 해 주면 곧 기운을 차리게 된다.

술독 푸는데 불가사의한 약효
술은 백가지 약 가운데 으뜸인 동시에 백 가지 독 가운데 으뜸이기도 하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는 데는 좋으나 통증을 일으키며 오장을 상하게 하는 데는 이보다 더 나쁜 것이 없다.
무릇 술은 예부터 중요한 예식에만 써 왔다. 제사를 지낼 때, 손님과 친척이 모일 때. 약을 만들 때에만 쓰였다. 술은 쓸 때가 있고 먹는데는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함부로 마시고 함부로 취한다. 술을 함부로 마시는 까닭에 간장과 신장, 위장과 대장이 나빠진다. 또한 머리가 혼탁해지며 심하면 알코올 중독이 되어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이나 술을 많이 마셔 간장, 위장, 대장 등이 나빠진 것을 치료하는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로부터 칡꽃, 팥꽃, 쥐눈이콩, 뽕잎, 오디, 팥, 녹두, 창포 등이 술독을 푸는 약재로 알려져 있으나 그 효과는 신통치 않다.
술을 많이 마셔서 간장과 대장이 망가진 것을 치료하고 술독을 푸는 데는 헛개나무가 불가사의하다고 할 만큼 효력을 발휘한다. 알코올 중독과 숙취를 없애는 데에 최고의 명약이라고 할 만하다. 이 나무의 열매나 잎, 줄기를 차로 달여 마시면 술을 웬만큼 마셔도 잘 취하지 않고 이미 술에 취한 사람도 금방 술이 깨버린다. 알코올 중독으로 폐인처럼 된 사람, 또는 숭을 많이 마셔서 간이 망가져서 지방간이나 황달이 온 사람, 대장이나 뇌에 이상이 온 사람도 이 나무를 차로 달여 마시면 오래 지나지 않아 거짓말같이 회복된다. 술로 인해서 생긴 모든 병을 고치는 데에는 헛개나무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에서 이 나무의 약성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동의보감>, <향약집성방>같은 옛 의학책에도 적혀 있지 않고 민간에서도 약으로 쓴 일은 거의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의 여러 의학책에는 헛개나무가 술독을 풀 뿐만 아니라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치질을 낫게 하며 관절염에도 효험이 있는 약재로 썩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꿀처럼 단맛 나는 헛개나무 열매
헛개나무는 갈매나무과에 딸린 낙엽 관목이다.
헛개나무는 붉은 과경(열매자루)의 생김새가 특이하여 사람의 눈길을 끈다. 가지 끝에 붙은 꽃꼭지가 씨앗이 익을 무렵에 살이 쪄서 울퉁불퉁한 열매 자루가 되는데, 그 모양이 마치 산호 닮았으며 따서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약간 떫은 맛이 난다. 옛 사람들은 과경의 맛이 꿀처럼 달다고 하여 나무꿀, 곧 木蜜이라고 하였다. 또 중국의 곤륜산 꼭대기에 있는 신선의 정원에 열리는 배라는 뜻으로 현포리라고 했다.
열매는 과경 끝에 동그랗게 달리는데 지름이 8mm쯤 되고 갈색으로 익으며 세 개의 방에 씨앗이 각각 한 개씩 들어 있다. 씨앗은 갈색으로 겉껍질이 단단하고 윤이 나며 약간 납작하여 묏대추씨를 닮았다.
헛개나무는 개울가 물기 있는 땅에서 잘 자란다. 줄기는 뿌리 부분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 가족환을 이룬 것이 많으며 줄기가 곧고 매끈하며 키가 높게 자라서 밑에서는 잎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줄기에 상처를 내면 달콤한 향기가 사방에 진동하며 신선한 잎이나 열매를 끓일 때에도 구수하고 달콤한 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게 된다. 열매는 겨울철까지 가지 끝에 붙어 있다가 바람이 불면 흔들려서 떨어진다. 씨앗은 겉껍질이 단단하여 그대로 땅에 심으면 여간해서는 싹이 나오지 않으므로 헛개나무 묘목을 키우려면 10%쯤 되는 염산용액에 다섯 시간쯤 담가 두어서 겉껍질을 녹여낸 다음에 밭에 뿌리고 1~2cm 두께로 흙을 덮어 준다. 아니면 물로 적신 솜에 씨앗을 넣고 따뜻한 곳에 두어 싹을 틔운 다음에 땅에 심어도 된다. 가꾸기도 쉬워서 메마르고 가문 땅이 아니라면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 그러나 물이 흐르는 개울가나 물기가 많은 땅에 심은 것이 더 잘자란다. 본디 야생 상태에서 잘 자라는 것이므로 화학비료나 농약 같은 것을 뿌릴 필요가 없다. 헛개나무는 자람이 왕성하여 한 해에 1m 넘게까지 자란다.

술을 물이 되게 하는 나무
중국의 여러 옛 의학책에는 헛개나무가 술독을 푸는 효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몇 가지 적혀 있다. 중국의 맹선이라는 사람이 쓴<식료본초>에 “옛날 어떤 남쪽지방에 사는 사람이 이 나무로 집을 수리하다가 잘못하여 토막 하나를 술독에 빠뜨렸더니 곧 술이 모두 물이 되었다.”고 했다.
또 소송이라는 사람이 지은<도경본초>에도 헛개나무를 기둥이나 서까래로 써서 집을 지으면 그 집안에 있는 술이 모두 물이 되고 만다고 하였다. 또 주진형이 지은<본초보유>라는 책에도 “한 남자가 30년 동안 술을 계속해서 마시고 또 여색을 몹시 밝혀서 열이 심하게 나고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그래서 먼저 기혈을 보하는 약을 먹인 다음에 술독을 풀기 위해 칡 뿌리를 먹였으나 땀만 약간 날 뿐 별로 효험이 없었다. 이는 기혈이 쇠약해진 데에 칡 뿌리를 썼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셔 기력이 약해진 데에는 헛개나무 열매를 넣는 것이 가장 좋다. 마침내 그 사람한테 헛개나무 열매를 달여 먹였더니 병이 곧 깨끗하게 나았다.”고 적혀 있다.
이와 같은 옛 의학책의 기록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라고 할 만큼 실제로 헛개나무 열매나 잎, 줄기는 술독을 푸는 데 신통한 효력을 발휘한다. 이 나무를 넣고 달인 차를 한 잔 마시고 나서 술을 마시면 평소 주량의 3~4배를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나서 숙취로 인하여 구토가 나고 목이 마르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때 헛개나무를 넣고 달인 차를 한 잔 마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깨고 숙취도 없어진다. 특히 소양체질인 사람은 효과가 눈부시게 빨라서 헛개나무를 달인 차가 목에 넘어가는 그 순간 머리가 시원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헛개나무 열매나 잎은 약간 단맛이 있어 마시기가 좋고 마시고 나면 입안에 향기로운 단맛이 한 시간쯤 남아 있어서 그 뒤에 어떤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이 한결 좋아지므로 건강음료로도 일품이다. 음식을 먹고 나서 커피나 녹차 대신 마시면 몸에도 이롭고 맛도 즐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헛개나무 열매에는 과당, 설탕, 포도당, 카탈라제, 페록시다제 등의 당분이 13%쯤 들어 있고 칼슘을 비롯하여 칼륨, 철 등 미량 원소도 많이 들어 있다. 줄기에는 트리테르페노이드인, 호베니산이 들어 있고 잎에는 루틴이 들어 있어 고혈압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헛개나무는 열매, 잎, 줄기, 뿌리, 껍질 등 어느 부분이나 모두 약으로 쓸 수 있다. 옛 의학책에 열매는 오장의 기능을 순조롭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술독을 풀고 풍습으로 인한 마비를 풀며 술과 여색을 심하게 밝혀 몸이 몹시 허약해진 것을 치료하는 데 쓴다고 하였다. 잎은 진하게 고약처럼 달여서 구토를 멎게 하거나 술독을 푸는데 쓴다. 줄기는 몸이 몹시 쇠약하여 피를 토하거나 풍습으로 인해 뼈와 근육이 아픈 데에 쓰면 좋다고 하였다. 또 껍질은 음식이나 술을 먹고 체한 데나 쇠나 창에 다쳐서 생긴 독을 풀고 치질을 치료하는 데에 좋다. 이른 봄철 잎이 나기 전인 곡우 무렵 헛개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면 달콤한 맛이 나는 수액이 흘러나오는데 이 수액은 겨드랑이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을 치료한다. 헛개나무 수액은 고로쇠나무 수액이나 거제수나무 수액보다 맛과 향이 훨씬 좋다.

몸 안에 쌓인 독을 풀어준다.
헛개나무는 간을 비롯하여 몸 안에 쌓인 온갖 독을 풀고 간이나 위, 대장의 기능을 높여 주는 작용도 뛰어나다.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황달이나 지방간, 간경화, 간염 등 갖가지 간질환에는 헛개나무 한 가지만을 써도 좋지만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 율무, 팥, 띠뿌리, 다슬기, 머루덩굴 등을 더해서 달여 먹으면 그 효과가 훨씬 더 빠르다.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를 구하기 어려우면 집오리를 대신 써도 된다. 이 방법은 약이라기보다는 온갖 간질환에 효험이 있는 음식으로 널리 권할만하다. 어떤 질병이든지 약보다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이다.
술독을 푸는 데에는 헛개나무의 줄기나 잔가지, 열매, 잎 40-50g에 물1.8L를 붓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은은한 불로 달여서 차마시듯 수시로 마시면 된다. 헛개나무열매가 가장 효과가 좋으나 열매가 높은 가지 끝에 달리므로 따기가 쉽지 않다.
줄기나 잎을 대신 써도 거의 같은 효험을 볼 수 있다. 열매나 잔가지, 잎에 물을 붓고 엿처럼 될 때까지 오래 달여서 그것을 수시로 한 숟가락씩 떠서 먹는 것도 오래 두고 먹기에 좋은 방법이다.
헛개나무는 상당히 센 이뇨작용이 있어서 오줌이 잘 안 나오는 증상이나 고혈압, 동맥경화증에도 일정한 효력이 있다. 손발이 마비되거나 근육과 뼈가 아픈 데, 소화가 잘 안 되는 데, 헛배가 부른 데, 복수가 차는 데에도 썩 좋다. 복수가 찰 때에는 헛개나무와 어성초, 까마중, 겨우살이를 함께 푹 달여서 먹으면 웬만한 증상에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