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월병을 먹고, 강에 등을 띄워 보낸다고? 세계의 추석, 어디까지 알고 있니?
[NIE] 월병을 먹고, 강에 등을 띄워 보낸다고? 세계의 추석, 어디까지 알고 있니?
  • 최효진 기자
  • 승인 2013.09.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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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월병을 먹고, 강에 등을 띄워 보낸다고? 세계의 추석, 어디까지 알고 있니?

19일이면 추석이 다가온다. 우리 고유의 3대 명절인 추석은 순우리말로는 한가위, 한문으로는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부른다. 한가위의 ‘한’이란 말은 ‘크다’의 의미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의 옛말이다. 즉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또한 추석이라는 말은《예기》의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나왔다. 중추절(仲秋節)이라 하는 것은 가을을 초추·중추·종추 3달로 나누어 음력 8월이 그 중간이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요즘에는 추석의 기쁨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설날, 단오와 함께 우리 민족의 큰 명절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다른 문화에도 추석과 비슷한 것들이 있을까? 우리 추석의 유래를 확인 해 보고, 추석과 유사한 세계의 명절을 알아보자.

우리나라 추석의 유래
고대부터 계속되어 온 달에 대한 신앙과 농사의의 밀접한 관련에서 그 시작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인,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三國史記)》유리이사금 조에 따르면, 한가위 한 달 전에 유리왕이 길쌈 장려를 위해 6부의 부녀자들에게 길쌈 내기를 시켰다. 부녀자들을 궁궐에 모아 두 편으로 나누어서 한 달 동안 베를 짜게 했다. 한 달 뒤인 한가윗날 그동안 베를 짠 양으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게 했다. 맛있는 송편, 기름에 지진 고기, 전 등 갖가지 별식과 밤, 대추, 머루, 다래, 배 등이 푸짐하게 마련되면 양편은 모두 둥그런 원을 그리며 둘러앉아 함께 먹으며 노래와 춤을 즐겼다. 가윗날이 신라 이래 국가의 풍속으로 지속되었음은 중국에서 나온 《수서(隋書)》 동이전 신라 조에 임금이 이 날 음악을 베풀고 신하들로 하여금 활을 쏘게 하여 상으로 말과 천을 내렸다고 하였으며, 《구당서(舊唐書)》 동이전에도 신라국에서는 8월 15일을 중히 여겨 음악을 베풀고 잔치를 열었으며 신하들이 활쏘기 대회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감사의 의식, 추석을 지내는 그들의 모습.
북한의 추석
같은 민족인 북한에게도 추석이 가지는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70년대 이전까지는 추석이 사회주의 양식에 어긋난다고 하여 지내지 않았다. 하지만 88년부터는 추석 당일만을 휴식일로 정했다. 아무래도 김일성생일과 노동절 등이 더 큰 명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송편을 빚고 있는 것 등은 유사하지만, 그 크기는 우리 송편의 2~3배는 된다고 한다.

중국의 중치우지에(仲秋節)

중국에서는 우리와 같은 음력 8월 15일에 명절을 보내는데, ‘중치우지에(仲秋節)’라고 부른다. 이때도 중국의 하늘이 맑고 높아서 달을 가장 크게 볼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추석처럼 온가족이 모여 함께 달을 구경하고 제사를 지내며, 달을 보고 절하면서 가족의 안녕을 비는 풍습이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추석에 벌초나 성묘는 하지 않고 차례도 지내지 않으며 따라서 고향을 찾는 귀성행렬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중치우지에날이 공식 공휴일이 아니지만, 대부분 일을 하지 않고 쉰다. 이 때 주로 먹는 음식은 월병이라는 떡을 먹는데 원나라말 주원장이 원나라 폭정에 반대하는 봉기를 일으켰던 당시 월병을 서로 선물로 주고받으면서 월병 안에 쪽지를 넣어서 이 날을 한족 봉기의 거사일로 정해 성공했다고 하며, 이때부터 월병을 주고받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은 단합과 화합의 의미로 가족 간에 월병을 먹는다.

 

베트남의 추석 쭝투(Trung thu)

베트남의 추석은 쭝투(Trung thu)라고 불리며 역시 음력 8월 15일이다. 하지만 이날은 어린이들을 위한 날로 우리나라의 어린이날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 날은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더 많다. 이 시기에 어른들은 자녀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더 표현하고, 전통 문화를 알리기 위해 보름달맞이, 연등 행사, 가면 만들기 같은 갖가지 민속놀이 행사를 열어서 어린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다. 추석선물로는 베트남식 월병인 반쭝투(Banh Trung thu)를 만들어 친지나 이웃, 친구들과 주고받는다. 반쭝투는 달걀이나 돼지고기로 채운 카스텔라와 비슷한 빵이다. 모양은 꽃, 잉어가 대부분인데 잉어가 용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자녀에게 공부 열심히 해서 큰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이 우리와 비슷하다. 이날도 우리처럼 차례를 지내게 되는데 차례가 끝나고 나면 음식을 나누고 서로에게 덕담을 하며 북을 치고 사자춤을 추면서 집집마다 돌고 집주인은 사례비를 내어 주기도 한다고.

 

 

필리핀의 만성절(All Saints Day)
일찍부터 서구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 아시아에서는 독특하게 필리핀은 카톨릭 국가이다. 필리핀에서는 11월 1일이 카톨릭에서 행하는 ‘모든 성인들을 위한 날’로써 우리의 추석과 비슷하다. 하지만 서양 문물의 영향인지 할로윈과 더욱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성경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 계승돼 온 것이 특징이며, 관습에 따라 몇 명의 가족구성원이 만성절 며칠 전에 찾아가 그 가족들의 묘비와 관을 덮은 돌들을 깨끗이 청소하고 당일에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음식과 음료, 꽃을 가져가 묘지에서 자정이 될 때까지 머무른다.

 

일본의 추석 오본(Obon)축제

일본 오본은 우리와 다르게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것으로 조상의 영을 기리는 명절이다. 처음 시작은 불교행사였던 ‘우라본’ 혹은 ‘우라본에’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범어의 ‘울람바나(ullambana:거꾸로 매달림)’의 한역이며 ‘우라분경’이라는 불경이 그 근거가 된다. ‘우라분경’에 따르면 죄를 지어 지옥에 떨어져 고통 받고 있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석가의 제자인 목련이 7월 15일에 백 가지 음식을 그릇에 담아 차리고, 많은 승려들을 모아 공양을 드리자, 어머니는 지옥에서 구원을 받고 성불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며, ‘울람바다’의 뜻이 ‘거꾸로 매달림’인 이유는 목련의 어머니가 지옥에서 거꾸로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이날에 전통의상을 입고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가서 각종 음식과 과일을 조상께 바치며 또한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이기 때문에 이때 고향에 내려가기 위한 일본인들로 교통체증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날은 특히 조상을 맞이하고 배웅하기 위해 강가에 불을 피워 수천 개에 이르는 등을 띄워 보내는데 이것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프랑스 투생(toussaint)
프랑스에는 11월 1일에 ‘투생’이라 불리는 가을 명절이 있는데 카톨릭의 축일인 ‘만성절’로 알려져 있다. 학교는 투생을 전후해 약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가고, 박물관을 제외한 공공기관은 문을 닫으며, 일반 직장인들은 당일 하루를 쉬게 된다. 이때 빼놓지 않는 행사가 고인의 무덤에 꽃을 바치는 일인데, 꽃가게가 대목이라고 한다. 이 날 파리의 대형 공동묘지는 꽃다발이 수북히 쌓여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날이 미국으로 건너가 ‘할로윈’이 되었다고 하는데, 만성절의 이브 격인 10월 31일이 할로윈데이이다.

러시아 성드미트리 토요일
러시아의 ‘성 드미트리 토요일’은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로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며 조상에게 성묘를 하고 조상의 공적을 회상하는 날이다. 주로 친척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한 잔씩 돌리고 음식을 나눠주며, 새들에게는 햇곡식을 모이로 던져주는 풍습이 있다. 이 날의 기원은 1380년 몽골군을 대파한 ‘드미트리 돈스크’가 11월 8일 전사자를 추모하는 모임을 가진데서 유래했으며 러시아 정교회가 이날을 ‘성 드미트리 날’로 정해 전사자와 죽은 조상을 추모하기 시작했다. 이 후에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더해지면서 러시아의 명절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미국의 '추수감사절'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1년 동안의 농사를 마무리 하며 농작물을 무사히 수확할 수 있도록 도와준 '신'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것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이 신세계를 찾아서 영국을 떠난 사람들이 미대륙을 발견하고 해안가에서 벌인 '플리머스축제'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이 '플리머스 축제' 역시 1621년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위치한 플리머스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수확의 풍요에 대해 감사하며 근처 '인디언'들을 초대해 초기 개척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 기원이다. 플리머스 축제의 근원 역시 감사의 의미가 강하다. 우리의 추석이 풍요로운 음식을 베풀어 준 자연에 감사하는 것이라면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신에게 감사한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독일 등지에서는 농산물을 수확하는 시기에 지역별로 축제를 벌이고, 이슬람지역은 매년 30일 가량을 라마단기간으로 보낸다. 이슬람달력으로 9번째 달인 이 때 이슬람교도들은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지낸다.

농경 사회로 접어들고부터 수확의 계절은 옛부터 굉장히 기쁘고 감사한 시기였을 것이다. 농사란 것이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었으니, 그 고마움과 경이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으리라.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는 이런 감사의 마음들을 각자의 방식과 형식으로 표현해왔다. 세상사는 것은 역시 비슷한가보다. 세계의 문화는 이질적이면서 또한 유사하니 말이다.
이번 추석은 주말연휴까지 붙어 있어서 휴일이 길다. 현대 직장인들에게 추석은 연휴여서 감사하고, 올해처럼 주말까지 이어져있어 연휴가 길어지는 해라면 ‘더욱’ 감사하는 날일 것이다. 이미 우린 5일의 꿀 같은 연휴를 확보했다. 모두들 기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