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가족상담센터 내부
(사)당진가족상담센터(이하 가족상담센터)는 당진읍 내 신성아파트 앞 건강보험공단 건물 5층에 있었다. 오래된 건물이어서 그런지 건물 바깥은 약간 칙칙해 보였지만, 센터 내로 들어서니 나름대로 잘 꾸며져 있었다. 특히 센터장실 겸 상담실은 편안함을 주는 목조 분위기를 내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그러나 아동치료실 내부의 기물 등이 좀 낡아보였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협소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상담실에 있던 신순옥 소장이 친절한 미소로 인사하며, 자리를 권했다.
신 소장은 확신어린 어조로 말을 시작했다.


“가족 상담이란 한 가족의 세부적인 문제를 모두 다루는 것으로 전문성을 요합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그냥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하면 되지만 가족문제 해결은 그런 게 아닙니다. 속에 있는 내면의 문제들을 끄집어내어 다루어야 하지요”


신 소장의 말은 이어졌다.
“요즈음 이혼을 앞두고 이혼숙려기간에 오는 부부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혼 전 상담소에 와서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현재 이혼을 앞두고 있는 3쌍의 부부들을 상담중입니다. 부부 문제를 다루다 보면 여러 가지 갈등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어릴 때 상처, 자라면서 부모한테 받은 상처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지요. 심리적인 문제를 굉장히 전문적이고 예민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연혁, 이용 현황, 시설, 직원

가족상담센터는 2004년 9월 22일 ‘당진가정폭력상담소’라는 이름으로 개소했다. 2006년에는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으로부터 ‘이혼숙려기간 상담제도’ 상담기관과 ‘가정보호사건 행위자 상담’ 수탁기관으로 위촉됐으며, 여성부로부터는 ‘가정폭력행위자 교정치료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2007년에는 ‘(사)당진미래가족센터’와 ‘해피아동상담연구소’를 부설기관으로 설립했다. 그리고 올 1월에 현재의 이름인 ‘당진가족상담센터’로 명칭을 바꾸었다.
가족상담센터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상담하러 찾아온다. 1년에 상담건수가 500건 정도 된다. 상담 대상은 가족, 부부, 자녀, 노인, 다문화가정이다.


내부시설로는 38평의 공간에 센터장실 겸 상담실, 교육실, 아동치료실, 사무실이 있다.
직원은 신 소장 외에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상담원이 1명 있는데 인건비가 큰 문제이다.
“직원을 쓰고 싶어도 인건비 때문에 제약이 많습니다. 현재 근무하는 상담원이 석사출신인데 인건비를 한 달에 50만원밖에 줄 수 없어서 파트타임으로밖에 쓸 수가 없습니다”

▲ 당진가족상담센터 신순옥 소장
◇프로그램, 협력단체, 특징

“가족상담센터에서 하는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좋은 아버지 모임, 1년에 한번 운영하는 미술치료·상담사 양성과정, 부부캠프, 자녀교육강좌가 있습니다. 협력단체로는 후원회와 자원봉사자 모임이 있는데, 후원회에서 컴퓨터, 프로젝터 등 물품 후원을 하고, 자원봉사자 모임에서는 11명의 회원들이 이 곳 일을 돕고 있지요”
신 소장은 이어 가족상담센터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시대적 흐름의 변화에 따라 과거에는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도였지만, 요즈음에는 심리 치료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신경정신과에서 하던 일 중의 일부를 상담소에서 하는 것이지요. 그만큼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우리 상담센터의 경우에는 입소문을 통해 잘 알려져 많이 찾아오십니다”

◇주로 하는 일

“우선 가족상담을 합니다. 가족 문제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구성원 모두의 문제이지요.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족 전체를 치료해야 합니다. 실제 치료할 때도 한 사람만 치료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가족 전체를 치료하면 치료 기간이 짧아집니다.

요즈음에는 내담자들도 가족 전체가 찾아와 상담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핵가족 시대에 맞벌이 하는 부부가 많다보니 가족 간에 정서적으로 메말랐고, 대화가 부족해졌습니다. 우리 상담센터에는 이런 부분들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신 소장은 이어 부부상담에 대해서 말했다.


“요즈음에는 부부들이 맞벌이를 하므로, 서로 경제적으로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 입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면 ‘나도 능력 있는데, 내가 왜 너에게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가 존중하는 자세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대 ‘그냥 살면 된다’가 아닙니다. 부부 문제의 경우에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배우자가 한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안 보이지요. 따라서 중재자가 제3자로서 개입하여 갈등을 중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 상담도 가족상담센터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일이라고 했다.


“핵가족에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니 친밀감이 떨어져 정서적으로 불안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 중에서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를 앓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친구관계를 잘 형성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상담센터에서는 이런 아이들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어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 소장은 노인 부부 갈등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언론매체에서 황혼 이혼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데, 정말 심각합니다. 과거에는 남편으로부터 억압, 폭력, 부당한 대우에 시달렸어도, ‘한 번 시집왔으니 이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전통적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개인의 행복 추구를 중요시하다보니 ‘이제는 아이들도 모두 출가시켰는데, 굳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살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상담센터에 찾아오십니다. 이분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는데 큰 효과가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다문화가정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선 서로의 문화차이로부터 오는 문제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외국 여성들이 우리나라 남성과 결혼할 때는 남성들이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옵니다. 그런데 농촌의 경우 농업의 특성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갈등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외국 여성들이 남편만 바라보고 왔는데,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부부갈등 외에도 고부갈등 등 다른 문제들도 많이 경험합니다. 이런 문제들이 외국 여성들을 힘들게 합니다. 남편들이 이런 외국인 아내를 잘 이해해 주고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

신 소장은 문제 있는 가족들이 이 곳을 적극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가족은 사회의 기초를 이루므로 너무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상처와 문제로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망설이지 말고 가족상담센터에 와서 상담을 받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이 곳을 통해 회복된 가족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적극 돕겠습니다”
유명환 기자 seagull1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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