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침출수 2만 7천여 처리..앞으로 30만톤 더 처리해야
당진시 “시비로 감당하기 어려워..환경부, 지원 요청에 묵묵부답”

지난 2012년 원광인바이로텍의 부도로 지난 2012년 당진시는 매립장 부지를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사후관리를 맡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산출한 침출수 예상량은 약 30만톤 수준이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은 532억원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곡지구 폐기물매립장 입구. ⓒ지나영
지난 2012년 원광인바이로텍의 부도로 지난 2012년 당진시는 매립장 부지를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사후관리를 맡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산출한 침출수 예상량은 약 30만톤 수준이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은 532억원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곡지구 폐기물매립장 입구.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가 지난 2012년 잘못된 결정으로 혈세만 낭비하게 됐다. 당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관리를 맡게 된 고대·부곡지구 폐기물매립장에서 고농도 침출수 30만톤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처리 비용만 532억원에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광인바이로텍은 고대·부곡지구 두 곳에 폐기물매립장을 운영했었으며, 매립종류는 지정폐기물(60%)과 일반폐기물(40%) 이었다. 
부곡지구는 송악읍 복운리 1669-1,2 일원이며, 매립면적 6만 5543㎡, 매립고 27m로 매립량은 126만 8424㎡ 수준으로 지난 2008년 5월 31일 매립을 완료했다. 고대지구는 송악읍 고대리 336 일원이며, 매립면적 3만 2564㎡, 매립고 38m에 매립량은 73만 5354㎡, 매립 완료일은 2022년 6월 17일이다.

이렇듯 ㈜원광인바이로텍은 폐기물매립사업으로 이익을 창출한 후 2008년과 2011년 각각 매립을 완료했다. 그리고 당시 법 기준에 따라 사후관리를 20년 동안 맡았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원광인바이로텍의 김모 회장이 부도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결국 당진시는 지난 2012년 매립장 부지를 기부체납 받는 조건으로 사후관리를 맡게 됐다. (관련기사:폐기물매립장 떠 안은 당진시, 혈세 ‘줄줄’, 1305호)

이후 당진시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매립장 관리를 위해 총 32억 5990만원을 투입했으며, 2023년 매립장 관리 예산으로 △침출수 위탁 처리비 6억 1635만원 △주변환경 영향조사 1억 6969만 6000원 △기타 1억 7285만 4000원 등 9억 5890만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고대·부곡지구 폐기물 매립장의 사후관리 기간이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났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농도가 높은 침출수가 발생해, 침출수 처리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당진시에서 산출한 고농도 침출수 발생 예상량은 고대지구 10만 6492톤과 19만 5298톤 등 총 30만 1790톤이다. 현재 톤당 처리비용이 17만 6100원으로 침출수 처리에만 약 532억 투입해야 한다.

당진시에 따르면 고대·부곡지구 폐기물매립장의 성분 가운데 염소는 바닷물 염소 농도(3.5%)의 약 3배 수준인 10%로 나타났으며, 모든 질소성분이 포함된 총질소 역시 약 4300PPM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침출수 처리 위탁업무를 맡았던 인바이오텍은 침출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매립장에 처리 기계를 설치했었지만, 고농도의 침출수의 영향으로 스테인레스(써스)에 구멍(핀홀)이 계속 발생해 결국 자체 공장으로 침출수를 이송해 염도가 낮은 다른 침출수와 섞어 3년간 1만 9564톤을 처리했었다.

이후 2021년부터 신대한정유산업에서 3년간 1만톤 침출수 처리 업무를 맡았지만, 고농도의 침출수인 탓에 지난 2년간 20% 수준인 2258톤의 침출수만 처리된 상태다.

결국,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고농도의 침출수 발생으로 적정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당진시는 지난 2월 14일 환경부에 방문해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당진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원광의 부도 이후 매립장을 그냥 방치했다면, 환경적 측면에서 환경부와 당진시는 누가 관리할 것이냐를 두고 싸웠을 것”이라며 “민간 사기업에서 운영하던 매립장은 국가에서 지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당진시에서 책임을 졌던 것이다. 당진시 입장에서는 10여년간 당진시에서 시비로 관리를 했으니까, 환경부에서도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관리 기간도 길어지고, 고농도 침출수가 발생하는 만큼 시비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시장님은 직접 환경부를 만나 예산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한 환경부의 답변은 아직 없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고농도 침출수 원인 ‘오리무중’

고대·부곡지구 매립시설은 사용 종료 후 매 5년마다 주변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사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조사 자료를 토대로 침출수 및 배출가스의 성상을 확인하고, 매립장의 안정도 확인 등을 통해 주변지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당진시는 올해 고대·부곡지구 사용종료 매립장 주변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24일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당진시는 고대·부곡지구 사용종료 매립장 주변환경영향조사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매립된 폐기물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나영
지난 24일 당진시는 고대·부곡지구 사용종료 매립장 주변환경영향조사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매립된 폐기물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나영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과업 기간 3월 20일부터 12월 10일까지 용역사는 침출수를 비롯한 △지하수질 △지표수질 △토양 △매립가스 등을 채취 및 조사하고, 그리고 △매립장 제방 및 비탈면 현황 △우수배제 시설 현황 △적정 사후관리 현황 △민원발생 현황 △관계기관 현장점검 현황 등 현장점검을 실시해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용역 보고를 청취한 참석자들은 매립장에서 발생되는 고농도 침출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영신 한서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건축을 했는지에 대한 기초자료가 필요해 보이며, 동시에 균열과 외부에 침출수가 생기고 있는지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며 “어떤 폐기물이 매립됐는지 리스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진호 자원순환과장은 “기록에 대한 자료는 사실 없다”라고 답했고, 이에 이영신 교수는 “고농도 침출수의 원인을 규명하기에는 제한적이다. 농도가 왜 높은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소순 송악읍이장협의회장도 “어떤 폐기물이 매립돼서 (처리하는데)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용역 결과를 나중에 주민들에게 공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으며, 최연숙 시의원은 “고대·부곡 매립장에 대한 위화감이 많은데, 차수막이 언제까지 안전할지도 모르는 상태다. 그 만큼 무엇을 매립했길래 농도가 높은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조한영 기후환경과장은 “용역사에서는 법적 한계로 어려울 수 있는 것인데, 향후 관련 부서와 협의가 된다면 성분을 분석해 그에 맞는 대응책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진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고대·부곡지구와 비슷하게 고농도 침출수가 발생하는 매립장은 포항 단 한곳이다. 포항에는 인근 제철소에서 나온 폐기물이 주로 매립됐는데, 이를 통해 우리도 고대·부곡지구에 제철에서 발생된 폐기물이 매립된 것으로 추청하고 있다”며 “그러나 무엇이 매립됐는지 안다고 처리 방안이 따로 마련되는 것은 없다. 물론 성분을 알면 궁금증은 풀리겠지만, 해답은 아닌 만큼 성분 분석은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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