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마을 전세가율 99% 기록..신축 60~70%
당진 경매 79건, 보증사고 3억 4500만원 발생
“향후 전셋값 제때 되돌려 받지 못할 수도” 우려

당진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81.2%를 기록했는데, 이는 충남도에서 보령시(85%)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전세가율로, 인근 지역인 서산시(78.1%)와 예산군(74.4%)보다 높다. ⓒ그래픽 함현주
당진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81.2%를 기록했는데, 이는 충남도에서 보령시(85%)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전세가율로, 인근 지역인 서산시(78.1%)와 예산군(74.4%)보다 높다. ⓒ그래픽 함현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의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집값의 80%를 웃돌면서 이른바 깡통전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신축 아파트는 매매 수요가 많아 70%는 넘지 않는 것 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임대차 실거래 자료 기반 대전의 전세가율은 100.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충남 89.4% △충북 89.5% 순으로 나타났다.

당진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81.2%를 기록했는데, 이는 충남도에서 보령시(85%)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전세가율로, 인근 지역인 서산시(78.1%)와 예산군(74.4%)보다 높다.

이는 지난해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매매 투자심리가 한풀 꺾여 집값이 하락했으나, 반면에 금리 부담이 적은 ‘전세의 월세화’에 수요가 늘며 전셋값이 집값을 따라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진은 지리적인 위치와 도시적 특성에 따라 구축과 신축으로 전세가율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4개월 사이에 남산공원휴먼빌 99.96㎡ 중층 매매가격은 2억 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전셋값은 2억원으로 83.3%의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소형평수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다른 평형에 비해 높은 편이다. 원당마을주공1단지 51.74㎡ 매매가격은 1억 4500만원에 형성돼 있지만, 전셋값은 1억 2000만원부터 1억 4000만원까지 최고 99%를 상회해 자칫 전셋값이 집값을 넘어설 가능성을 남겼다.

그러나 신축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잡혔다. 중흥S클래스 아파트 84.93㎡ 매매가격은 2억 5000부터 3억원까지 거래되고 있지만, 전셋값은 1억 8000부터 2억 2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은 73% 수준이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수청2지구 호반써밋1차 84.49㎡ 매매가격은 2억 9000만원부터 3억원 초반대인 반면, 전셋값은 1억 7000만원부터 2억원까지 60%대의 전세가율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부동산 투자 전문 유튜버 최모 씨는 “당진은 어느 데이터에서든 전세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당진의 지리적 특성과 도시적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당진에 거주하고는 있지만, 정작 집은 정주 여건이 마련된 대도시에 마련한 임차인이 많고, 실제로도 당진에서는 전월세로 거주하고, 매매는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보통 구축 아파트나 소형평수 아파트를 선호하고,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거주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신축보다는 비교적 구축과 그리고 소형평수의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예전부터 높은 비율을 차지해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축 아파트는 그나마 ‘매매해서 살아볼까’라는 생각으로 매입하는 수요자가 있다. 그래서 전세보다 매매를 선호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세가율은 구축보다 비교적 낮게 책정되고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임대인 가운데 갭투자자도 있는데, 집값이 하락한 시점에 높은 가격에 입주한 임차인들이 향후 전셋값을 제때 되돌려 받지 못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계속 좋지 않으면,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세 사기, 당진서는 드물어

자본 없이 세입자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의 갭투자로 전국에서 전세사기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당진에서도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해 발생한 보증사고와 경매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전세 포비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충청남도에서 발생한 경매 건수는 673건이며, 이 가운데 낙찰건수는 202건으로 낙찰률 30%로 집계됐다. 당진시는 총 79건의 경매건수가 있었으며, 이는 △천안시 270건 △아산시 99건보다 적고, 인근 지역인 △서산시 35건 △예산군 51건보다 많았다.

보증사고는 최근 3개월 사이 2건으로 사고금액은 3억 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 충청남도에서는 △천안시 6건(12억 1200만원) △서산시 5건(9억 7800만원) △아산시 2건(3억 4400만원) △예산군 1건(1억 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투자 전문가 최모 씨는 “깡통전세는 빌라·다세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데, 당진에서는 드물다. 실거주자들은 대부분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고, 빌라나 다세대는 단기 근로자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파트 갭투자는 부동산 시장이 좋았을 때 많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없다. 갭투자자들은 몇 천만원의 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당진에서는 몇 백만원 밖에 얻지 못하고, 금리도 높으니 갭투자는 잘 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참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띄었을 때, 높은 고지에서 매매한 투자자들은 그에 맞는 높은 전셋값으로 전세를 내놨을 것인데, 조만간 임차인이 나가야 하는 시점이 오게 된다”며 “그때 그 물량에 맞춰 입주할 인구가 없으면,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주지 못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부동산은 인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임차인들은 시세보다 낮은 전세 물량은 피하고, 전세권 설정 등의 법적 보호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소식과 오랫동안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도 차츰 녹아내리며,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당진의 집값이 사상 최고가를 찍고, 일부 아파트는 안정된 가격으로 형성된 만큼 실소유자 중심으로 거래가 우선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끝으로 최모 씨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혜택과 미국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전해지며, 기존에 전세와 월세 세입자들 사이에 소비 심리가 풀리며 아파트 거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거래는 실소유자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투자자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매물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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