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중·서야고 출신 천정훈 뮤지컬 음악감독

천정훈 뮤지컬 음악감독. ⓒ천정훈 제공
천정훈 뮤지컬 음악감독. ⓒ천정훈 제공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뮤지컬은 화려한 무대 아래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가 어우러진 공연예술의 최정점으로 꼽힌다. 특히, 뮤지컬에서 음악은 캐릭터의 감정, 스토리 전개, 배경 설정 표현은 물론, 관객들에게 감정적인 영향도 미친다. 다른 의미에서 음악을 통해 뮤지컬 공연의 분위기 그리고 주제와 메시지를 알 수 있다.

당진 출신 천정훈 음악감독 역시 관객이 작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작품에 음악을 입혀내고 있다. 

천정훈 감독은 1980년 경기도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당진으로 이주해 계성초를 거쳐 당진중학교와 서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는 대한민국 최고 음악감독 김문정 감독과 함께 더피트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뮤지컬 ‘영웅’, ‘명성왕후’, ‘베토벤’, ‘팬텀’, ‘엘리자벳’ 등 여러 작품에 참여해 왔다. 또한, 지난 3월 14일에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99회에서 김문정 음악감독의 협업 감독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천정훈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트럼펫을 전공했고, 부전공은 지휘였다. 20대 중반 유학을 준비하던 중에 친구의 조언으로 김문정 음악감독의 부지휘자 공고에 지원했고, 그때를 시작으로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서의 인생을 살고 있다”며 “제 전공이 클래식과 더욱 가깝긴 했지만, 클래식 외적인 장르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뮤지컬 음악도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의 음악 세계는 클래식 장르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난 2006년 김문정 음악감독의 부지휘자로 뽑히며, 뮤지컬 음악을 새롭게 시작했다. 학생 때부터 음악을 했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한 천정훈 감독은 가장 먼저 노래를 배우고, 많은 현장을 다니며 뮤지컬 무대 경험을 쌓았다.

천정훈 감독은 “피트에서 저는 공연을 하는 동안 관객과 등을 지고 있지만, 공연이 끝나면 관객을 향해 인사할 때 가장 보람되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천정훈 제공
천정훈 감독은 “피트에서 저는 공연을 하는 동안 관객과 등을 지고 있지만, 공연이 끝나면 관객을 향해 인사할 때 가장 보람되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천정훈 제공

천정훈 감독은 “뮤지컬 장르에 입문하고, 가장 먼저 보컬 트레이너에게 노래를 배웠다. 그 이유는 뮤지컬 배우들에게 음악 뿐만 아니라 노래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인데, 지금은 실력을 쌓게 돼 한세대 뮤지컬과에서 보컬을 가르치고 있다”며 “그러나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경험이다. 그래서 김문정 감독님을 많이 따라다니며 배웠다”고 말했다.

천정훈 감독은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작품의 대본을 읽는다. 대본에 있는 대사가 입혀진 음악에 대해 관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함인데, 수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다.

또한, 오랜 시간 많은 작품에 참여하며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배우와 연출과의 소통이다. 이 때문에 연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음악화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간다.

천정훈 감독은 “공연 준비에 들어가면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다”며 “뮤지컬은 연기, 음악, 무대가 어우러진 협업 작품인데, 특히, 연출이 원하는 것을 음악화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출진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잃지 않게 하는 사람”

뮤지컬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적게는 두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연출과의 소통은 물론 배우에게 어떻게 노래를 시켜야 할지, 그리고 연주자를 어떻게 투입해 합주해야 할지 등을 정하며, 음악감독과 배우 그리고 연출진은 매일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나의 작품이 끝나면 누구든 후련하면서도, 아쉬움이 늘 남을 수밖에 없다. 

천정훈 감독은 “첫 상견례 이후 공연을 올리기까지 적어도 8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시간동안 우리는 매일 얼굴을 마주한다. 그러니 공연을 마치고 나면 후련하기도 하지만, 참 섭섭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천정훈 감독은 “피트에서 저는 공연을 하는 동안 관객과 등을 지고 있지만, 공연이 끝나면 관객을 향해 인사할 때 가장 보람되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천정훈 제공
천정훈 감독은 “피트에서 저는 공연을 하는 동안 관객과 등을 지고 있지만, 공연이 끝나면 관객을 향해 인사할 때 가장 보람되고,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천정훈 제공

천정훈 감독은 무대의 숨겨진 피트에서 좋은 연주를 위해 수없이 연습에 몰입했을 오케스트라 단원에 대한 애정도 크다. 이에 뮤지컬 음악감독은 오케스트라에게 ‘오케스트라 단원의 에너지를 잃지 않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천정훈 감독은 “피트라는 공간에서 오케스트라는 2시간 넘게 연주를 한다. 연주하는 동안 관객들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볼 수 없으며, 우리는 완벽한 공연을 위해 연주하고 있지만, 100번의 공연 중에 단 1번이라도 실수하면, 관객에게 우리는 ‘틀린 사람’이 되버린다”며 “그만큼 단원들이 에너지를 잃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저는 그 에너지를 갖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좋은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피트에서 얼굴을 비추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그래서 이들이 직접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빛을 내게 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천정훈 감독은 뮤지컬의 가치를 높이는 음악으로 많은 관객과 더욱 소통하며, 만나고 싶다고 희망했다.

천정훈 감독은 “제가 당진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도 당진에 친구들이 있지만, 정작 당진에서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당진에는 음악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도 많을 텐데, 제가 좋은 영향력을 전하고 싶은데, 자리와 시간이 마련된다면 당진에 시민들을 만나 뮤지컬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음악감독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뮤지컬이 갖고 있는 화려하고 다양한 음악 장르를 비롯한 무대, 조명, 영상, 배우들의 에너지 그리고 규칙을 온전히 알고,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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