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해
ⓒ전미해

[전국지역신문협회=전미해 기자 ] 3월 30일 오후 7시. 당진 성모병원 앞 버스정류장 앞에 어르신들이 버스가 오는 방향을 쳐다보고 한참을 서 계십니다. 타려는 차가 오려면 10분이나 남았으니 앉아 기다려도 되지 않느냐 여쭈니 “모르는 소리 마라” 하십니다.

“이 차가 막차여서 놓치면 큰일 나유. 수 천원을 주고 택시를 타야 돼. 우덜 같이 행동이 빠르지 못 헌 사람은 앉아 있다가 타려면 늦어. 기다려주질 않어. 가버리면 그만이유”

이보다 꼭 일주일 앞선 3월 24일 같은 시간에 허리가 굽은 한 어르신이 짐 실은 접이식 카트를 끌고 겨우 정류장에 도착함과 동시에 버스도 도착했는데 어르신이 서 계신 구 정류장을 지나쳐 나란히 신설된 정류장(스마트정류장)에 정차한 버스를 타기 위해 또 부랴부랴 짐을 챙겨 버스를 타려고 이동하고 있는 중에 어르신을 남겨두고 떠나려는 듯 서서히 버스가 진행합니다.

자꾸 앞으로 가는 버스를 부지런히 쫓아 걸어 겨우 멈춘 버스에 오르기는 했지만 지친 어르신이 통로에 널부러져 앉아 미처 의자에 착석하기도 전에 문을 닫고 출발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대하게 된 이 상황을 지켜보고 “힘겨웁게 시간 맞춰 도착한 어르신을 살펴서 태우고 가셔야지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가시려고 하면 어떡하냐”고 어르신을 대신하여 항의하자, “못 봤으니까 그랬죠!”하며 신경질적인 답을 남기고는 쌩하니 버스는 시야에서 사라져갔습니다.

과연 통로에 앉아계신 상태에서 출발한 버스 안에서 어르신은 안전했을까요! 그러나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어르신 몇몇 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일은 매우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충남도와 지자체에서 농어촌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니 서비스와 관련하여 감시 혹은 관리감독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라 여기고 확인해 보았습니다.

당진시청 교통과 관계자는 “보조금 지출에 관련하여서만 감사를 할 뿐이고 서비스평가는 충남도에서 관할한다. 다만, 민원이 들어올 때에는 버스회사에 알려주고 개선되어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청은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충남도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만족도 조사를 별도로 하지는 않고 이를 포함해서 용역업체에 의뢰하고 있다. 행정처분 여부, 사고여부 등 평가 순위에 따라 업체지원을 달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감시하거나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변했습니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지자체에서도, 충남도에서도 버스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어보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눈감지 않고 민원을 제기해야 그것을 빌미로 버스회사에서 당사자를 징계하거나 상기시킬 수 있는 문자를 발송하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사건 발생 당일 당진여객 측에 제보하며 놓치고 나면 짧게는 30분부터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버스와, 특히 막차에 대하여는 다만 몇 초라도 좋으니 한분이라도 타려는 분은 더 없는지 살펴보고 출발하면 좋겠다는 것과, 승객이 의자에 안전하게 착석했는지 확인한 후 출발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당부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는데 정확히 일주일 후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살펴보았을 때 확연하게 승객을 기다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이행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겠습니다.

1년에 한 번 어찌 보면 형식적인 교육이 전부고, 관리감독이 전무하니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이용자가, 혹은 목격한 시민이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자꾸 민원을 제기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친절한 버스, 내 살아생전 기대해 봐도 될까?” 한 어르신의 바람이 이뤄지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친절을 베푸는 분에 대하여서도,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을 거라 여기며 불친절을 일삼는 분에 대하여서도 의식 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보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칭찬받아 마땅한 분들에 대하여는 격려 받고 위로받을 수 있게, 타성에 젖어 배려 없음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분에 대하여는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