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강제추행 26건, 성착취물제작 2건, 성매수 2건
끊이지 않는 청소년 성 문제,.의식 향상시킬 성교육 필요
성 관심 높아진 청소년..“정작 성교육은 발 못 맞춰” 지적

당진경찰서의 2022년 피해자 연령 20세 이하 성범죄 피해 현황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이 26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성착취물제작 2건 △성매수 2건으로 집계됐다. ⓒ그래픽 함현주
당진경찰서의 2022년 피해자 연령 20세 이하 성범죄 피해 현황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이 26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성착취물제작 2건 △성매수 2건으로 집계됐다. ⓒ그래픽 함현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청소년들이 성적 위험 노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함께 실효성 있는 성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2021년 여성가족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및 추세 분석 용역보고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20년까지 지난 7년 동안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신상정보 등록처분을 받은 범죄자는 총 2만 1258명인 반면, 피해자는 2만 7277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해자와 피해자 기준으로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등의 성폭력 범죄가 각각 71.6%와 67.7%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외에 통신매체이용음란, 카메라 등 이용촬영, 성착취물제작 등은 가해자 기준 16.3%, 피해자 기준 24%를 차지했으며, 성매매 범죄는 12%, 8.4%를 각각 차지했다.

당진에서도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당진경찰서의 2022년 피해자 연령 20세 이하 성범죄 피해 현황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이 26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성착취물제작 2건 △성매수 2건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 2018년 2월경부터 2022년 1월까지 약 4년여간 휴대전화로 청소년 성 착취물 50여 건을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공유받은 성 착취물 1000여개를 소지하고 있던 남성이 지난해 10월 구속됐다. 당시 남성의 나이는 만 18세로 고등학생이었다. (관련기사:당진서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판매한 10대 구속,1431호)

그리고 지난 2월 초등학교 고학년인 여학생이 메시지를 통해 만난 20~30대 성인 남성과 조건 만남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관련기사:초등생 성매수 사건에 지역 발칵 “성 의식 위험수위”,1444호)

청소년 성 의식은 높아지는데..성교육은 그대로

청소년 관련 성범죄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암암리에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청소년들이 성적 위험과 문제에 노출된 이유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청소년에게 성문화를 숨기거나, 혹은 기성세대 방식으로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당진시의회에서 지역 청소년 성 문제 현황파악 및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최연숙 당진시의원 △송하종 당진교육지원청 체육인성건강과장 △윤여택 당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박재희 당진시 학부모회장협의회 부회장 △오동원 당진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안영순 당진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명은주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 센터장 △지나영 당진신문 기자 △한수미 당진시대 기자 △박우학 당진시 평생학습과장 △문현춘 당진시 여성가족과장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당진교육지원청은 성인지 및 성폭력 예방 계획을 수립하고, Wee센터 프로그램 지원을 비롯한 피해 학생의 일상 회복을 돕는 맞춤형 지원 강화 및 초·중등 학교 학부모 대상 성평등 교육 및 성인지감수성 향상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당진경찰서는 당진시와 협업해 범죄취약지를 분석하고 선정해 쏠라표지병·로고젝터를 설치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통합사례회의를 월 1회 실시 외에 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진시는 지난 2020년부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운영해 청소년 대상 성 상담 및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리고 폭력예방상담소를 운영해 폭력피해자를 일시보호하고, 피해자 지원 및 가해자 교정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재희 당진시학부모회장협의회 부회장은 “자녀가 세 명인데, 성교육을 기술가정시간에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성교육에서 구체적인 것을 잘 배우지 않는 것 같다”라며 “지금은 아이들의 발육 단계가 빠른데, 단계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 기술가정에 배우기 보다 체계적인 단계의 성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명은주 당진행복교육지원센터장은 “우리 세대에서보다 아이들이 더 알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한 정보를 습득하고, 즐기는 아이들이 많다”라며 “아이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성을 중요한 부분이 아닌 쾌락으로 보는 아이들도 있는 만큼 아이들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성적 결정권 교육이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영순 당진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성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성폭력 교육에는 많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우선적으로 성적 결정권이나 성에 대한 인식 함양의 시간을 갖고, 의견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시간을 학교에서 아이들은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데, 문제는 성적 결정권을 잘 아는 학생이 있는 반면에 잘 모르는 학생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성교육이 청소년 성 의식 수준에 맞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연숙 의원은 “당진시에서 여성·젠더 폭력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얼마 전에도 초등학생이 성매매에 가담한 일도 있었다. 청소년 성 의식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성교육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진 것인지, 그리고 초중고 단계가 달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청소년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어른들은 잘 모른다. 사회가 너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교육이 현실적인 부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음란 매체를 초등학교 저학년도 본다는데, 과연 현재의 성교육이 현실성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송하종 당진교육지원청 체육인성건강과장은 “미흡하다고 하니 마음이 불편한데, 교육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청소년 성교육을 하고 있고,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다만, 교육청에서 모르는 사건도 많다”라며 “시대 변화에 따라 맞춰서 성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학교 주변에서 성매매가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매체에 오랫동안 노출돼 있지만, 기관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윤여택 당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은 “학교 주변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황이 있어야 한다”라며 “어느 학교 주변에서 주로 언제 성매매가 이뤄지는지, 혹은 차량 번호를 알려주면 경찰에서 조사하겠다”며 미온적인 답변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최연숙 의원은 “부모들도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사회가 함께 협력 관계로 아이들을 보호해야 성 가치관 어떻게 사회적 시스템으로 지켜낼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성교육은 학교와 사회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성적 위주가 아닌 인권 위주 차원에서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태조사를 통한 사례로 각 기관의 협력적 관계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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