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소들섬송전탑반대시민대책위, 철탑 반대 기자회견

지난 15일 당진시청 앞에서 진행된 소들섬철탑반대 당진시민대책위 기자회견 현장. ⓒ김제노비아
지난 15일 당진시청 앞에서 진행된 소들섬철탑반대 당진시민대책위 기자회견 현장. ⓒ김제노비아

[당진신문=김제노비아 기자] 천혜의 자연환경 소들섬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종 1급 흰꼬리수리가 발견되면서 소들섬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진시소들섬송전탑반대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2월 주용기 전북대학교 연구원과 김상섭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지회장이 삽교호 소들섬 일대를 조사한 결과,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동식물종 1급으로 지정하고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243-4호로 지정한 흰꼬리수리 9마리를 발견했다.

이외에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식물종 1급이자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 15마리를 비롯해 법정보호종 17종, 세계자연보전연명(IUCN)이 지정한 총 19종 3만 526마리의 조류가 소들섬 일대에 겨울을 나거나 서식하고 있다.

지난 2월 소들섬 철탑옆 나무에서 발견된 흰꼬리수리(원 안). ⓒ당진시소들섬송전탑반대시민대책위 제공
지난 2월 소들섬 철탑옆 나무에서 발견된 흰꼬리수리(원 안). ⓒ당진시소들섬송전탑반대시민대책위 제공

이에 지난 15일 시민대책위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발견에 따라 소들섬 송전탑 지중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한국전력이 당진시에 제출한 ‘삽교호 유역 야생생물 보호구역 보전 관리 방안’에 따라 공사 구간 내 법정 보호종 주요 서식지를 확인할 시 즉각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말했다 주장하며, 한국전력에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지상훈 하천연구소 소장은 “많은 야생조류들이 고압송전탑에 감전사·충돌사하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개체 수가 줄어들면 결국 생태의 균형은 깨지고 만다. 생물 다양성의 훼손은 생명 그물의 훼손으로 직결되며, 결국 언젠가는 사람의 살 공간마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시민의 목소리만으로는 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에 당진시가 책임 있게 송전탑 철거에 나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시민대책위 배정화 내기후 회장. ⓒ김제노비아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시민대책위 배정화 내기후 회장. ⓒ김제노비아

이어서 내기후 배정화 회장은 “이미 당진시는 지난해 삽교호 소들섬 일대를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소들섬 일대가 철새를 비롯해 다양한 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이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당진시가 야생생물보호구역과 야생생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호할 것인가에 주력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야생조류는 조금이라도 위협적인 요소를 발견하면 바로 날아올라 위험을 피하려는 습성이 있기에 송전철탑과 송전선로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거나 죽을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이렇게 죽은 야생조류가 올겨울에도 수를 헤어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렇듯 당진시는 소들섬 일대를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만 했을 뿐,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미흡하다. 어떤 피감업체로부터 접대 받을까 고민할 게 아니라 야생생물보호구역을 관리하고 보호할 종합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당진시는 시민대책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송전철탑 즉각 철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기후환경과 관계자는 “소들섬이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나 그 범위가 무척 넓은 편으로, 공사 구간 내에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을 시 중지 등 대책을 수립하겠지만, 단순 보호구역에서 보호종이 발견·서식 중이라고 이를 중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11월부터 3월까지는 동절기로 한전에서 철탑 공사를 중지하기로 협의 의견이 나온 상태이며, 그 외 기간에는 주의를 기울여 공사를 진행하기로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