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섬풍어당굿보존회, 풍어당굿대제 성황리에 진행

안섬마을 주민들이 손수 제작한 칼 든 장승. ⓒ김제노비아
안섬마을 주민들이 손수 제작한 칼 든 장승. ⓒ김제노비아

[당진신문=김제노비아 기자]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제5호로 지정된 안섬 풍어당굿대제가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안섬포구 일원에서 열린 풍어당굿대제는 첫날 당주(안 굿)와 장승 세우기, 봉죽기 및 뱃기 세우기, 부정풀이 및 당제를 열었으며, 둘째 날에는 농악대의 초청 공연을 비롯해 방문객들과 마을 주민들이 굿, 봉죽기 및 뱃기 올리기를 관람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셋째 날에는 봉죽기 및 뱃기 내리기와 재물내리기, 발신지 띄우기, 지신 밟기 등을 비롯해 사살메기 오방굿, 명도굿, 뱃고사, 용왕제, 장승제, 거리굿 등 다양한 행사를 이어갔다.

안섬 풍어당굿대제 모습. ⓒ최영근 제공
안섬 풍어당굿대제 모습. ⓒ최영근 제공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에 띄워 보내는 띠배. ⓒ김제노비아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에 띄워 보내는 띠배. ⓒ김제노비아

풍어제를 관람하던 시민 조지연(27,당진1동) 씨는 “포장마차단지가 운영을 쉬는 것을 모르고 무작정 놀러왔다가 마을에 행사가 있는 걸 알게 됐다”며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아 눈이 무척 즐거웠다. 뒤늦게 알게 됐으면 아쉬웠을 것 같은데 다음에는 더 널리 홍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안수민(24,당진1동) 씨는 “안섬포구에 이런 무형문화재가 있다는 것만 알았을 뿐, 와볼 생각을 하진 못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칼을 든 장승은 여기서 처음 보는데, 풍어제 중 장승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감상을 전했다.

과거 어업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우리나라 어촌 지역에서는 만선(滿船)과 무사항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성행했다. 충남무형문화제 35호로 지정된 안섬 풍어당굿은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굿으로, 그중에서도 이번에 진행되는 대제는 5년 만에 열리는 큰 제사에 속한다.

안섬마을 주민들은 음력 12월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부터 풍어제 준비를 시작한다. 당집에 조라술을 담그고 용과 상극에 속하는 돼지의 섭취를 지양하는 등, 온 주민이 다 함께 정성을 다해 마음을 청결히 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는 건 한 달 전부터로, 마을 주민들이 함께 행사에 필요한 장승과 봉죽기, 띠배 등을 손수 제작한다. 봉죽기는 어사화의 형태를 한 뱃기의 일종으로 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 만선의 기쁨을 알리는 깃발이며, 띠배는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에 띄워 보내는, 짚으로 만든 작은 배를 뜻한다.

안섬마을의 풍어굿은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절차를 간소화한 타 제에 비해 그 명맥을 올곧게 이어오고 있기에, 타지에는 없는 고유의 문화가 잘 남아 있는 편이다. 그 예시로 마을에 서 있는 칼 든 장승과, 안섬만의 소리로 통하는 배치기 가락 등이 있다.

이렇듯 손 모아 풍어제 준비에 힘쓴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정체됐던 행사에 대한 회포를 풀 듯 열과 성을 다해 제사를 이어갔다. 특히, 굿이 진행된 11일 토요일 오전 내내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우비를 쓰거나 우산 없는 맨몸으로 제를 지내는 등 바쁜 일정을 진행하는 중에도 안섬 풍어제를 찾은 손님들과 함께 떡국을 나눠 먹었다.

안섬풍어당굿보존회 김종문 회장. ⓒ김제노비아
안섬풍어당굿보존회 김종문 회장. ⓒ김제노비아

안섬 풍어당굿 김종문 보존회장은 “옛 모습 그대로의 명맥을 이어가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항상 노력 중”이라며 “그동안 우리 전통이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 함께 힘써준 주민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앞으로도 우리 전통을 더욱 연구해 온전히 전승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당진의 손님들뿐 아니라 타지에서 와준 손님들도 안섬풍어제의 기운을 받아 풍족하게 살 수 있기를 기원했다”며 “와주신 모든 분들이 이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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