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기 촬영의 르네상스 구현..“지방 방송 전문인 육성에 도움 되고 파”

내포보부상촌 입구 매표소 우측 안내 전각에 김종길 전 직접 쓴 시 ‘보부상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다. ⓒ김정아
내포보부상촌 입구 매표소 우측 안내 전각에 김종길 전 직접 쓴 시 ‘보부상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다. ⓒ김정아

 

[당진신문=김정아 시민기자] 국내 헬기 촬영의 대부 MBC 김종길 전 국장을 아시나요? 헬기로 촬영한 국내 최초의 드라마 ‘왕초’를 비롯해, 전원일기, 수사반장, 사랑과 야망, 우리들의 천국, 일요일일요일 밤에 등등 수많은 작품들을 촬영하고 보도한, 헬기 촬영의 르네상스 시대를 구현한 인물입니다.

2014년 퇴직후 현재는 예산에 거주하면서 수덕사에서 ‘성일산채’라는 요식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예산의 명소 ‘내포보부상촌’에 걸려 있는 ‘보부상 이야기’라는 시를 쓴 등단 시인이기도 합니다. 특히 2022년 9월부터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KBS 외주제작사 비전TV방송뉴스의 총괄 본부장으로 영입돼, 예산군 덕산면 소재 스튜디오에서 야외촬영 및 스튜디오 녹화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의 미디어 인재발굴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Q.국장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14년 12월 정년퇴직 후 MBC아카데미 국비과정(PD, 카메라)의 교수로 예비방송인을 양성하는 일을 7년간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심각해면서 대면 수업이 전면 금지돼 강의를 접어야만 했습니다. 현재는 퇴직 1년 전부터 준비해온 방송 전문 서적 가칭 ‘TV카메라와 영상제작기법’ 집필이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전문분야인 방송카메라 실무 전문 서적을 쉽게 풀어서 초보자부터 프로 촬영 감독까지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지침서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Q.카메라 감독을 꿈꾸게 된 계기는?
원래 문학인이 꿈이었는데요. 창작, 활자매체와 영상매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 연출을 대학에서 전공했습니다. 영화는 긴 호흡이 필요한 매체라 접고, 호흡이 짧은 방송으로 진로를 정한 뒤,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부여와 자신의 시각으로 피사체를 가공하는 예술적인 매력 때문에 카메라 감독을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됐습니다.        

Q. 수많은 작품들을 항공 촬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있었나요?
헬기 촬영의 시작은 드라마 ‘왕초’였습니다. 이후 그대 그리고 나, 자이언트, 에덴의 동쪽, 스포트라이트, 영웅시대, 주몽, 대장금 등이 있습니다. 또한, 정주영 회장의 소 떼 방북, 금강산 유람선 출항, 2002 월드컵 붉은 악마들, 독도 세계 요트대회, 천안함 사고, 고 노무현, 고 김영삼 대통령 안장식 등도 항공 촬영이 이뤄졌습니다. 

Q. 항공 촬영이 위험하지는 않았나요?
통상 ‘헬기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차량 교통사고에 견주면 사고 비율이 훨씬 낮습니다. 특히 헬기 촬영은 기장, 부기장, 정비사 카메라, 엔지니어가 한 팀이 되어 이루어지므로 한 명의 과욕도 용납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헬기에 탑승한 순간부터 모든 안전은 기장과 정비사의 몫으로 돌리고 조종사에게 절대 무리한 요구를 않고 오직 카메라 조작과 영상 제작에만 몰두했습니다. MBC 헬기 도입 이전에는 민간 헬기와 군용헬기를 이용해 방송했고, 퇴직 이후에도 1년 더 MBC 헬기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MBC 근무 당시 헬기에 탑승한 김종길 전국장 ⓒ김종길 전 국장 제공
MBC 근무 당시 헬기에 탑승한 김종길 전국장 ⓒ김종길 전 국장 제공
MBC 근무 당시 헬기 앞에서 김종길 전국장. ⓒ김종길 전 국장 제공
MBC 근무 당시 헬기 앞에서 김종길 전국장. ⓒ김종길 전 국장 제공

 

Q. 세계 유일의 헬기촬영 전문서적인 ‘헬기촬영의 실제-방송문지원총서 106’을 저술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는 1996년 캐나다와 미국에서 헬기카메라 관련 교육과 현장 견학을 했었는데요. 이 기간에 매일 일지를 쓰듯이 빼곡하게 교육 과정과, 느낀점, 촬영 장비 특성 등을 메모해 두었습니다. 그 메모를 바탕으로 장비 운용 매뉴얼과 함께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이때는 드론이 나오기 훨씬 전이기도 하고 국내의 항공촬영 환경은 열악함 그 자체여서 이런 환경을 극복하고자 방송문화진흥회의 학술지원에 응모했고, “헬기 촬영은 주제가 신선하고 그 시기 국내에 꼭 필요한 서적”이라며 심사과정에서 1번으로 선정되면서 책을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Q. 2011년에는 시인으로도 등단하셨다구요?
방송국 재직기간이라 평일 수업에 휴가나 대휴를 이용하여 수업에 참관하고 이론과 습작을 통해 시 창작 기초를 다지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학창 시절 늘 백일장에 참가해서 수상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2011년 가을 호 스토리문학에 3편을 응모해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게 됐고 시 창작반 동료들과 함께 2권의 엔솔로지를 발간하였습니다. 그간 틈틈이 쓴 시가 120편을 넘겼는데 2023년 5~6월쯤 첫 시집을 세상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Q. 내포보부상촌에 국장님께서 직접 쓴 시 ‘보부상 이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업무차 있던 내게 둘째 딸이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사진을 보니 내포보부상촌 입구 매표소 우측 안내 전각에 17년 전쯤 예산문학 카페에 올렸던 자작시 ‘보부상이야기’가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정년을 10년도 더 남겨두고 수덕사 인근에 요식업을 오픈했었는데, 이때 이 시골에서 자생적으로 전승되는 ‘보부상 난전놀이’에 관심을 두었고 작성했던 시입니다. 

Q.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2023년에는 첫 시집 작품도 발간하고 각종 문학 공모전에 도전하고, 다양한 사진 공모전과 웹드라마 제작도 해보려고 합니다. 또한 지방에서도 방송 전문인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방송에 활용되는 카메라와 촬영의 이론과 실습 교육을 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보다 후배들의 성장 모습을 지켜보는 만족감과 성취도는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기 때문에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함께 종합편성이 가능한 방송 채널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주 콘텐츠는 중년과 실버 세대를 위한 아이템으로 구성하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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