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마운 사람들] 미용봉사로 행복 건네는 노은주 봉사자

노은주(51) 이미용 봉사자. ⓒ허미르
노은주(51) 이미용 봉사자. ⓒ허미르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사람들은 보통 나를 더 생각하는 편이다. 나를 위한 시간과 나를 위한 선물. 요즘은 나를 생각하지 않고 남을 생각하는 착한 사람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까지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단체보다는 개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에서 남을 돕겠다는 생각을 하기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삭막한 사회에서도 남을 위해 내 시간을 쪼개고, 나누어 생활하는 사람이 있다. 이미용 봉사를 하는 노은주(51)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용 공부를 하면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키워나갔다. 

“고등학교때 미용을 공부하면서 내가 이 일에 익숙해지고 능력이 된다면 봉사를 다니겠다고 결심했어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일과 봉사를 병행하기에 여유도 없고, 능력도 없어서 못 하다가 미용실에 온 손님 중에 요양복지센터를 다니시는 간호사분이 봉사를 요청했었던 것을 시작으로 지금 15년째 하고 있어요. 개인 사정으로 5년 전에 미용실을 닫았는데, 그 덕에 더욱 봉사에만 전념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노은주씨는 평소에도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생활했다. 여러 가지 봉사 중 내가 내 능력을 살려 할 수 있는 봉사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가 아니기에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노은주씨와 이미용 봉사자들의 봉사모습. ⓒ허미르
노은주씨와 이미용 봉사자들의 봉사모습. ⓒ허미르

“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은 다양해요. 복지관에서 하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집을 찾아가서 하기도 했어요. 복지관을 가게 되면 10명에서 많으면 20명 정도 머리를 해드려요. 전에 가정 봉사를 갔을 때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있는 집을 갔었어요. 1년 가까이 봉사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더 이상 갈 수 없었어요. 그 집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머리를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준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봉사에서 보람 있는 순간은 큰 것이 아니에요. 그 말 한마디가 봉사를 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것 같아요.”

봉사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있지만 힘든 순간도 분명히 있다. 노은주 씨는 가끔 봉사를 하면서 홀로 모든 사람들의 머리를 다 만져줘야 한다는 것에 부담이 생길 때도 있다고 말했다. 

노은주씨와 이미용 봉사자들의 봉사모습. ⓒ허미르
노은주씨와 이미용 봉사자들의 봉사모습. ⓒ허미르

“이미용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없어서 요청은 많이 들어오는데, 그걸 저 혼자 해야 될 때가 있었어요. 개인 봉사를 갔을 때는 괜찮지만 복지관으로 봉사를 갔을 때 많으면 20명의 머리를 혼자 해야 하는 데 사실 그럴 때는 조금 버거워요. 그래서 최근 두달 정도는 다른 분들과 함께 봉사를 하게 됐어요. 이미용 경험이 적은 분들이라 저는 그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그 분들은 저와 같이 봉사를 하면서 서로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맺고 있어요.”

노력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고, 불편한 것을 보안하면서 더욱 좋은 봉사를 행하려고 하는 노은주 봉사자는 앞으로 더 어려운 사람을 찾아 봉사를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남편이 요양센터나 복지관 위주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정이 더욱 좋지않은 사람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했어요.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어르신들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을 위해서 봉사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미용으로 봉사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을 교육해서 함께 봉사를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남들에게 보여주는 봉사가 아닌 진심으로 사람의 머리를 만져주는 사람들과 함께 봉사하면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남은 인생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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