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협의회..논란된 순환 적용 방식, 자율선택으로 변경
“현 위원회 구성 광장히 편파적”..운영협의회 위원 추가 구성 두고 갈등 첨예
관계 공무원, 지역 업체에 회의 내용 유출..“업체에 발설 인정, 저의 불찰”

지난 12일 당진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협의회가 열렸지만, 김치 업체 선정 방식은 끝내 논의조차 못하고 파행됐다. 특히 운영협의회 추가 위원 비율을 두고 논쟁을 벌이던 김희봉 농민회장, 강사용 당진시친환경공선출하회 이사, 임종설 당진시품목별연구협의회 회장은 자리를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지나영
지난 12일 당진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협의회가 열렸지만, 김치 업체 선정 방식은 끝내 논의조차 못하고 파행됐다.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김치 선택권 제한으로 시민의 원성이 높아지자 당진시가 기존의 자율선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그러나 운영협의회 위원 구성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봉합하지 못해 논의는 결국 파행을 겪었다.

2019년 3월부터 당진시는 학교급식법에 따라 학교급식 납품업체를 선정해 각 학교에서 품목을 발주하는 방식으로 직접 운영해왔다. 그러나 학교 급식 식재료 품목들 가운데 2022년 김치 공급 점유율은 △아산업체 87.8% △천안업체 9.9% △지역 A업체 1.4% △지역 B업체 0.9%로 외지업체 발주량이 97%를 차지했다.

이를 두고 지역업체 홀대 논란으로 불거지자 당진시는 김치 품목만 권역별 학교 순환 적용 방식으로 변경해 김치 선택권을 제한하면서 학부모들과 영양교사들의 반발을 샀다. (관련기사:지역업체 홀대 논란에..당진시, 아이들 ‘먹거리’ 선택권 제한, 1440호)

결국,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자 당진시는 한발 물러섰고, 지난 12일 열린 2023년 제1차 당진시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협의회에서 김치 공급방식을 기존의 학교 자율선택 안건을 상정했다.

다만, 기존에 김치 공급업체 지역 2개소와 지역 외 업체 2개소 등 4개소에서 지역 2개소와 지역 외 1개소 등 총 3개소로 업체 수를 축소했다.

하지만 이날 운영협의회는 위원장을 맡은 김기창 과장의 지역업체 옹호성 발언에 따라 시작부터 잡음이 터져 나왔다.

김기창 과장은 “행정에서 개입해 적게나마 당진 농산물을 사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지역 급식에 대규모 공급업체가 참여하면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스스로 판로 개척하는데 어려울 것”이라며 “당진 지역 업체에서 2.3%를 공급받고 있다. 지역 농산물을 쓸 수 있고, 지역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면... 제가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업체에 대한 신뢰가 없어진 학부모와 영양교사들은 업체 수 감축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이영숙 영양교사는 “당진에서 제공하는 농산물이 있으면 충분히 쓸 의향도 있고, 당진 생산물은 우선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업체를 선정할 때 어떤 식으로 선정하는지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당진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오동원 회장도 “지역에 김치 업체는 단 2곳인데, 김치를 공급하는 업체에 선정되는 지역업체는 2곳으로 한다고 계획했다. 말로는 자율선택이지만 학부모와 영양 교사가 문제를 제기한 업체를 다시 이용하게 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기창 농식품유통과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고문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았더니, 권역별 순환 방식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권역별로 하더라도 학교 영양 교사들이 지역업체의 김치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협조를 요청한 것인데, 그러면 전혀 의미가 하나도 없지 않겠나. 그래서 자율로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갈등에 갈등..결국 협의회 파행 

운영협의회 추가 위원 비율을 두고 논쟁을 벌이던 김희봉 농민회장, 강사용 당진시친환경공선출하회 이사, 임종설 당진시품목별연구협의회 회장은 자리를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지나영
운영협의회 추가 위원 비율을 두고 논쟁을 벌이던 김희봉 농민회장, 강사용 당진시친환경공선출하회 이사, 임종설 당진시품목별연구협의회 회장은 자리를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지나영

결국, 이날 운영협의회는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진시에서 아이들 먹거리 안전에 대해 운영협의회 위원들 간에 논의한 내용을 지역업체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권오정 영양교사는 “지난 12월 28일 수요일 운영협의회에 참석한 이틀 뒤인 금요일 특정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라며 “그들은 ‘회의에서 이런 발언을 했냐. 이미 공무원들 다 왔다 갔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특정 이해관계자인 업체를 찾아가 시청 관계 공무원들이 위원들의 발언을 옮기는 것이 맞는가”라며 지적했다.

또한 “제가 그 업체로 두 번 점검을 나갔었고, 위원들과 차 안에서 나눈 대화를 (업체에서) 알고 있었다”며 “비밀 각서 다 쓰고 업무에 참여했음에도 어떤 루트로 유출이 된 것인지 이의제기를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기창 과장은 “업체에서 6개월간 수·발주를 올리지 않았고, 무엇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업체를 찾아가서 이야기하던 중에 회의 내용을 발설한 것은 사실이다. 저의 불찰”이라고 인정하는 한편, “차량에서 나온 이야기가 업체에 어떻게 전달된 것인지는 저도 모른다. 누가 그랬는지 나도 알고 싶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김기창 과장(운영협의회 위원장)이 운영협의회 회의 내용을 유출했다는 점에서 운영협의회 일부 위원들은 위원장 해임과 위원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협의회는 –위원장 김기창(농식품유통과장) △관련 부서 관계자 김석광(당진시 채소화훼팀장), 한현숙(당진교육지원청 학교보건급식팀장) △권오정·이영숙 영양교사 △생산자 대표-김희봉(당진시농민회장), 강사용(당진시친환경공선출하회 이사), 임종설(당진시품목별연구협의회장) △학부모 대표-오동원(당진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이 외에 안영수(당진축협 하나로마트 점장), 박성현(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당진사무소 팀장)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권오정 영양 교사는 “학생의 기본권까지 내놓으면서 학교 급식에 대한 방향을 동의할 수 없다. 그리고 김치를 지역산 농산물이라고 하는데, 가공품에 대해서 지역산 농산물이라고 규정할 수 있나”며 “위원장을 신뢰할 수 없다. 저는 안건에 들어가기 전에 위원회부터 재정비하고, 다시 열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오동원 회장은 “공무원은 비밀 유지를 비롯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공사를 분별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며 “과장님은 공사를 구분했나, 저는 이 사항으로 인해 위원장 해임안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 구성을 두고 위원들 간에 언성은 더욱 높아졌다. 오동원 회장은 “현재 운영협의회에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저 하나다. 비율이 맞지 않다”며 “학부모 단체장 네 사람을 위원으로 추가하는 (회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권오정 영양교사 역시 “먹거리를 먹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인데, 어떻게 위원회에 학부모가 한 분이냐. 생산자가 최소 3명이면, 학부모도 이에 맞춰야 한다”며 “현재 위원회 구성은 굉장히 편파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희봉 회장은 “자꾸 편가르려는 늬앙스가 있는데, 저는 학교급식운동본부가 농민을 대표한다고 한 적이 없다. 오히려 학생을 위해서 운동본부를 출범해 활동해 왔다”라고 반박하며, “생산자 1명과 학부모 3명을 증원하자”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기창 과장은 “생산자 2명, 학부모 2명으로 구성하겠다”고 발언하며, 내부는 더욱 시끄러워졌고, 4명의 추가 위원의 비율을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다 김희봉 농민회장, 강사용 당진시친환경공선출하회 이사, 임종설 당진시품목별연구협의회 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결국, 운영협의회는 파행됐다.

한편, 운영협의회 파행 이후 김기창 과장은 “운영협의회에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파행을 겪은 만큼 김치 업체 선정 방안에 대해서는 시장님 방침을 받아서 가야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오동원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운영협의회가 재개돼서, 위원 구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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