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꿈을 키워가는 문화공간

▲ 당진군 청소년 문화의 집 전경
당진군 청소년 문화의 집(이하 청소년 문화의 집)은 합덕 시장 내 구 합덕읍사무소 건물에 있었다.
1층은 합덕대건노인대학이 사용하고 있고, 청소년 문화의 집은 2층과 3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건물 외관은 깔끔했고, 내부 공간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꾸며져 있었다.


그런데 방과후 아카데미 교실이나 강당의 책·걸상이 낡아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권영석 원장께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원장실 겸 상담실로 쓰이는 곳에 들어가서 권 원장으로부터 청소년 문화의 집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성식 방과후 아카데미 PM(프로젝트 매니저), 김종만 청소년지도사가 배석을 하여 필요한 부분에 대해 보충 설명을 했다.

◇ 연혁, 이용 학생, 직원, 시설

청소년 문화의 집은 2002년 7월 당진군에서 직영 형태로 개관했다. 2003년 3월까지 당진군에서 운영하다가 2003년 4월 대건노인회에서 위탁운영을 시작했다.
대건노인회에서 위탁운영하면서 운영 방향이 바뀌었다.


“군에서 운영할 때는 시설위주 운영이었는데, 대건노인회에서 위탁운영하면서 프로그램 위주 운영으로 바뀌었습니다”


방과후 아카데미는 올 해 3월부터 시작했는데 아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법적 정원은 200명인데, 실제 활동공간은 100명 수준이다. 1일 평균 이용 아동은 80~90명인데 초등학생이 50%, 중학생이 30%, 고등학생이 20%이다.


직원은 권 원장, 청소년지도사, 사무원, 방과후아카데미 PM(프로젝트 매니저), SM(스케줄 매니저) 2명으로 총 6명이다.


내부시설로는 대강당, 공연연습실, 방과후 아카데미 교실 2곳, 열린독서실, 정보자료실&사무실, 동아리방 2곳, AV(오디오, 비디오) 감상실, 비디오실, 컴퓨터실(컴퓨터 10대 비치), 청소년 사랑방(상담실) 겸 원장실이 있다.

▲ 서야고 학생들이 클럽활동 시간에 당진군 청소년 문화의 집에 와서 체스를 두고 있다.
◇ 프로그램

청소년 문화의 집은 크게 나누어 문화 프로그램 운영과 방과후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을 한다.

먼저 문화 프로그램으로 올 해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운영한 프로그램들은 청소년 운영위원회 운영, 서야중?고등학교 CA(클럽활동)연계사업(영화 감상반, 수공예반, 마술반 운영), 태안기름제거 봉사활동, 스타크래프트 최강전, 그루터기동아리 봉사활동 실시(서림복지원, 소망의 집, 평안마을 등 봉사활동 실시), 당진청소년 문화축제 동아리참여, 청소년 운영위원회 MT, 서울특별시 강북구 자매결연지 교류캠프, 청소년 운영위원회 연합캠프, 청소년 애국심 고취 국토순례, 갯벌생태체험, 나눔의 캠프(장애인과 통합캠프)이다.


“올 해 1300만원을 가지고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올 여름에 한 여러 가지 행사는 기억에 많이 남고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지역 문화탐방으로 청소년 애국심 고취 국토순례로 초·중·고등학생 40명이 합덕에서부터 태안 청포리 해수욕장까지 103km를 덕산 남연군묘, 해미읍성, 신리성지 등의 주요 유적지들을 탐방하면서 걸어서 갔습니다.

아이들이 인내심도 기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도비도에서 이루어진 갯벌생태 체험에서 아이들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던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간척지 사업 전후의 생태변화를 비교 조사했고, 오물도 수거했습니다”


권 원장은 청소년 운영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자세하게 말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은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므로 아이들의 시각에서 나오는 의견을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학생 16명을 선발하여 청소년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매년 1기씩 운영하여 올 해 6기가 되었지요. 이 아이들이 책과 비디오 선정,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한 후의 의견, 건의사항 등에 대해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의견들이 청소년 문화의 집 운영에 반영됩니다. 지난 7월에는 서산시, 공주시, 서울특별시 관악구, 천안시의 청소년 운영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도비도에서 연합캠프를 가졌지요”


올 8월 16일~17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난지도에서 실시한 장애인과의 통합캠프인 나눔의 캠프는 아이들의 생각을 많이 바꿔 놓았다.


“장애인 1명과 청소년 1명이 2인 1조로 함께 생활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장애인을 도와야 하는 경우에는 도왔고, 장애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게 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장애인과 함께 해상 래프팅하기, 역할 바꿔 보기로 눈가리고 걷기, 다리 묶고 생활하기, 휠체어 타기 등을 통해 장애인도 동등하며 단지 어느 정도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방과후 아카데미는 초등학생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5학년과 6학년 학생 각 20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기본공통과정으로 국어, 기초영어, 기초수학, 과학, 사회를 배우고 전문체험활동과정으로 미술, 스포츠댄스, 칼라믹스, 서예, 사물놀이를 배운다.


“올 해부터 시작된 방과후 아카데미는 이제 체계가 잡혀져 가고 있으며,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간혹 말 안 듣는 아이들도 있지만 선생님들이 정성껏 지도하고 있습니다”

▲ 방과후 아카데미에서 한 학생이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장점, 운영하면서 느꼈던 일들

“무엇보다 PC방이나 만화방 같은 유해 환경을 접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아이들과 어울리고,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인성이 함양되고,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입니다”


권 원장에게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상처 있는 아이,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손을 잡으려고 하면 뿌리쳤지요. 체험활동을 했더니 함께 활동하며 동질감을 느꼈던 아이들은 그제야 마음을 열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을 대할 때는 항상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종종 봅니다. 그러면 아이들과 대화할 이야기거리도 생기고, 아이들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권 원장에게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된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공부는 잘하지만 자기밖에 모르고, 손톱만큼도 손해를 안보려했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던 아이들 중 대학에 진학한 후 여름방학 때 와서 캠프를 갈 때 자원봉사자로 봉사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정말 고맙웠습니다. 그리고 여기 옆에 있는 청소년 지도사를 보고 대학 진학시 청소년지도학과로 간 아이들도 있습니다”

◇바라는 점

다른 사회복지기관들처럼 가장 큰 애로사항은 예산부족이다. 일거리는 많은데 예산부족 때문에 항상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


실제로 물적지원이 충분치 않아 아이들 교재 구입비 지원이 미미하고, 강사료를 적게 지불할 수 밖에 없어 강사들은 자원봉사 개념으로 오고 있었다.


권 원장은 방과후 아카데미 운영을 위한 지역연계가 활성화되어, 물적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명환 기자




서야고 2학년 정 소 희(18) 학생


청소년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는 소희 학생은 반듯하고 성실해 보였다. 소희 학생은 약간 수줍어 하면서도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
“중학교 때 여기 다니던 친구의 권유로 고 1때부터 오게 됐어요. 많은 사람들 만나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평소에 못해 봤던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이 곳을 다니면서 느낀 좋은 점들이예요”
청소년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소희 학생은 몇 가지 의견과 배운 점을 이야기했다.
“더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활동 공간이 더 넓어지고,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대학탐방이나 직업현장 방문같은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중요하게 배운 점이 있어요. 예전에는 내 주관을 뚜렷하게 내세우지 못했는데, 청소년 운영위원회에서 최고학년이 되다 보니 스스로 나서야 할 때가 많아요. 그러면서 자기 주체성을 더 갖게 됐어요”
seagull1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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