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룟값 올라 죽을 맛인데”..당진축협은 초지에 불법 농작 허용
“사룟값 올라 죽을 맛인데”..당진축협은 초지에 불법 농작 허용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11.26 19:00
  • 호수 14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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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 “축산농가 어려움은 외면..사익만 추구” 비판
당진축협 “대체작물 경작 불법인지 몰랐다..원상회복”
10월 당진시, 대규모 무 경작 적발..원상회복 처분 내려
당진시 “초지법 따라 원상회복 명령..과태료 조항은 없어”
ⓒ함현주
ⓒ함현주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축협이 농작물 재배가 금지된 초지를 민간인에게 임대해 불법으로 대규모 경작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지는 다년생개량목초 재배에 이용되는 토지 및 사료작물재배지와 목장도로·진입도로·축사 및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부대시설을 위한 토지로, 초지법에 의해 초지 조성 허가를 받아 조성된다. 

주로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조성되며, 허가를 받아 조성된 초지는 토지의 형질변경 및 공작물의 설치, 분묘의 설치, 토석의 채취 및 반출 또는 그 밖에 초지의 이용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지자체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초지법에 따라 당진축협도 지난 2006년경 대호지면 마중리 232-4에 초지를 조성했다. 당초 초지 조성 목적은 축사였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료작물 재배 목적으로 변경해 그동안 옥수수를 재배해왔다. 

하지만 지난 10월 당진시의 초지 관리 현장조사를 통해 당진축협에서 초지를 제3자에게 임대하고, 임차인은 초지에 사료작물이 아닌 무를 대규모로 경작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엄연한 초지법 위반이다.

이에 당진시는 초지법 제27조에 따라 11월 15일까지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초지법 제27조에 따르면 초지조성허가 취소처분을 받거나, 초지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초지를 전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일정 기간 내에 원상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임차인은 정해진 기한에 원상회복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에 당진시는 원상회복 기한을 11월 25일까지 연장했다.

이를 두고 축산농가 관계자는 “사룟값이 올라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에 축협은 초지에서 대체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임대했다”라며 “축협이라면 대체작물을 심어서 축산농가에 일조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외면한 사익 추구라고 볼 수 있는 만큼 과태료를 부과하는게 맞다”라며 “임차인과 축협에서는 정해진 기한 내에 원상회복을 하지 않았다면, 당진시에서 다른 처분을 내렸어야 한다. 그냥 넘어갔다면, 그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체작물 재배 불법 ‘몰랐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진축협은 임대를 통한 대체작물 경작이 불법인지 몰랐다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진축협 관계자는 “부서 업무를 담당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초지에 대체작물을 경작하면 안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시에서 강하게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지만, 날씨가 맞지 않아서 원상회복이 늦어졌다”라며 “24일 기준 원상회복은 모두 했으며, 현재 동계작물을 심으려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호지면 마중리에 위치한 당진축협 소유의 초지. 지난 23일 찾은 초지에는 심어져있던 무가 모두 없어지고 원상회복됐다. 당진축협 관계자는 “동계작물을 심으려 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나영
대호지면 마중리에 위치한 당진축협 소유의 초지. 지난 23일 찾은 초지에는 심어져있던 무가 모두 없어지고 원상회복됐다. 당진축협 관계자는 “동계작물을 심으려 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나영

당진시 역시 초지법에 따른 적합한 처분을 했다는 입장이다. 당진시에 따르면 원상회복을 위한 기간은 초지법에 따라 관계 부서장 협의에 따라 결정됐으며, 원상회복을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는 경우 초지법에는 다른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조항이 없다.

또한, 불법 임대를 통해 임대 수입을 얻은 당진축협에 대한 처분을 전혀 하지 않은 이유는 초지가 당진축협에서 소유한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당진시 축산지원과 관계자는 “원상회복을 위한 기간은 부서장을 거쳐 당진시장의 결재를 득한 것으로, 시에서는 초지법에 따라 농작물을 심은 것을 두고 원상회복 명령을 한 것”이라며 “기간 내에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아서 강력하게 다시 이행하라고 명령했으며, 이 외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초지는 당진축협이 소유한 사유지이고, 거기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시에서 제재를 할 수 없다”라면서 “축협에서 초지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은 만큼 나중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