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다양한 종류의 안전사고 왜 발생했는가?

[당진신문=김정훈 미디어팀장] 2022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법’이 시행되며 크고 작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각별히 높아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 경우 실제 관련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시행하는 법으로 특히 오는 2024년부터는 5명 이상의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특히, 당진시의 경우 현대제철, 당진화력 등 크고 작은 회사들이 많으며 이들 회사에서 발생하는 사고 규모는 작아도 결국에는 대형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기사는 현 시대에 맞는 안전에 대한 아이템으로 준비해야 사회가 더 안정적이고, 활성화 될 수 있다고 판단, 안전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과 안전컨설팅 등을 통해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당진이 안전한 지역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알아보고자 기획했다.  

*이 기사는 2022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 같은 질병들도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지만, 다양한 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 역시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올해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며 책임자 처벌 기준을 기업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에서 5인 이상의 근로자로 확대했다. 이번에는 과거의 사례들을 통해 이러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와 원인을 짚어본다.

2021년 12월 13일 - 여수산단 폭발사고

여수산단 폭발사고 현장. ⓒ연합뉴스 제공
여수산단 폭발사고 현장. ⓒ연합뉴스 제공

지난 해 12월 13일에는 유독성 화학 물질이 밀집한 여수 산단 한 복판에서 시뻘건 불길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당시 상황은 화학물질 저장탱크 상부에서 배관교체작업을 하던 중 원인미상의 폭발사고가 나면서 발생했다. 다행히 화재 4시간여 만에 불길은 잡을 수 있었지만, 당시 배관교체를 작업하던 노동자 3명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게 됐다.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작업자들의 부주의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시설 노후화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수산단은 1967년에 조성돼 교체와 정비가 꾸준히 이뤄졌으나, 40년이 넘는 시설들이 수두룩하다.

산단 연혁별 중대사고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6년간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관리중인 64개의 산단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는 모두 126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조성된 지 20년 이상이 된 산단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만 123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전체 사상자 230명 중 20년 이상 노후 산단에서 발생한 중대사고 사상자 수는 226명으로 98.3%를 차지했다.

40년 이상 산단의 범위에서는 사상자 165명으로 전체 중대사고 사상자의 71.7%를 차지했고, 사망자도 66명으로 전체 중대사고 사망자의 64.7%에 달했다. 

그리고 여수산단은 노후설비를 비롯해 재하도급을 거듭하는 저가낙찰, 과도한 규제 완화 등 제도적인 문제와 함께 작업자의 부주의, 안전 수칙 미준수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2022년 1월 11일-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현장. ⓒYTN 제공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현장. ⓒYTN 제공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경우 붕괴된 구간은 1개동, 23층부터 38층까지 총 16개 층으로 면적은 7만 8000㎡다. 사고 당시 작업하던 인부 6명이 잔해에 깔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국토부 건설사고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무단공법 변경, 물탄 콘크리트, 품질관리 엉망이 붕괴 원인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옥상 층인 39층의 바닥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난 뒤 PIT 바닥이 무너지면서 연쇄적으로 16개 층의 외벽과 기둥이 무너져 내렸다, 사실상 PIT층 바닥이 모든 무게를 견뎌야했고, 설계보다 하중이 2배 넘게 증가하며 중앙부로 쏠려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벽과 바닥을 이루는 콘크리트 품질도 부실했다. 위원회는 붕괴아파트의 콘크리트 벽에서 원형 시험체를 채취해 강도를 조사한 결과, 시험체가 설계 강도의 8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대비 60% 내외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불합격 수준이었다.


“점검·중단없는 생산시스템..아직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야 한다”
한기운 안전관리사협회 이사

한기운 안전관리사협회 이사. ⓒ김정훈
한기운 안전관리사협회 이사. ⓒ김정훈

한기운 안전관리사협회 이사는 “여수 산단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설비, 시설, 콘크리트, 철골 등 이런 모든 장비들이 50년 이상 된 노후 장비들”이라며 “특히 이 노후 장비들을 지탱하고 있는 볼트와 너트 같은 사소한 부품들 역시 그 수명을 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수명을 다 한 부품들을 찾아내어 재발방지를 위해 점검하고, 수리하고, 대책을 세워 가동을 해야 하지만, 중단 없는 생산이 기업의 모토이고, 중단 없는 생산을 이어나가기 위해 아직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야 한다”며 “부디 이러한 사고들을 계기로 전반적인 재점검을 통하여 새롭게 시작하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리는 삼풍백화점 사고를 언젠가부터 잊고 살고 있다. 이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은 무단 구조 변경”이라며 “이 무단 구조 변경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고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시스템을 개선하고,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 및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에 열거한 사고들을 사전에 완벽하게 예상해서 막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평소에 안전에 대비를 하고 있다면,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면밀히 검토를 하고 또 이상 징후가 포착됐을 때는 주변을 잘 살펴보셔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안전사고는 우리 모두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모두의 관심이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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