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쓰러진 어르신 생명 구한
당진노인복지관 ‘윤미자’ 응급관리요원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우리의 삶을 바꿔주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는다. 이에 본지는 당진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지난 9월 26일 불길한 벨소리가 울렸다. 전화를 받으니 한 어르신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식은땀에 괴로워하다가 호흡을 못하고 계신다는 연락이었다. 어르신은 불행 중 다행히도 두 달 전에 설치한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설치해준 응급벨을 눌렀고,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은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가 큰 사고를 막았다. 어르신이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이 평소에 일을 허투루하지 않고 꼼꼼히 처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응급벨을 많은 가구에 놔도 90%정도는 다행스럽게도 잘못 누른 신고에요. 근데 이번에는 기계 놓은지 두달정도 된 어르신이 갑자기 숨을 못 쉬셔서 신고가 들어온 거에요. 다행히도 어르신이 버튼을 눌러서 대처를 빨리할 수 있었어요. 사실 제가 한 건 얼마 없고, 어르신이 버튼을 눌러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었는데 여기저기서 칭찬해주시니 그냥 민망할 따름이에요”

응급관리요원이란 어르신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어르신을 보살피고, 2차 사고가 벌어지지 않도록 막는 중요한 역할이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아직은 아득하게 느껴지는 노년일 수 있지만 언젠가 오는 노년을 피할 수 없기에 노년을 공부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서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은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고, 노년에 대하여 공부하고 대비하기 시작했다. 

어르신의 집에 응급벨을 달아주고 설명하고 있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의 모습. ⓒ윤미자 씨 제공
어르신의 집에 응급벨을 달아주고 설명하고 있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의 모습. ⓒ윤미자 씨 제공
어르신의 집에 달력을 달아주고 있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의 모습 ⓒ윤미자 씨 제공
어르신의 집에 달력을 달아주고 있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의 모습 ⓒ윤미자 씨 제공

“원래는 회계쪽 일을 하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노년은 어떨까? 나도 우리 부모님처럼 그렇게 늙어갈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됐어요. 응급관리요원은 기계를 만지면서도 사회복지의 전반적인 부분을 관리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은 거의 24시간이에요. 어르신들이 근무시간에만 사고가 나시거나 아픈 건 아니여서 저희는 항상 근무폰을 손에 쥐고 놓지를 못해요”

늦은 시간에 오는 연락도 귀찮아하지 않고 달려가 원인을 해결하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윤미자 응급관리요원. 내가 언젠가 될 노년을 나처럼 누군가가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사회복지과를 석사까지 마친 윤미자 응급관리요원은 앞으로 사회복지전문시설을 운영하고 싶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일을 하면서 퇴근이라는 것이 없다는 게 힘들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그리고 한 사람이 200명정도 되는 어르신을 관리 하면서 가구 방문도 하고, 전화도 계속 드려야 하니 업무량도 상당해요. 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니까 계속 하게 돼요.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하면서 사회복지전문시설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있어요. 꿈이 바뀔 수도 있지만 어쨌든 꿈이 있고, 계속 고민하고 나아간다는 사실이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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