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시서 통학 학생들 대다수 버스, 택시, 학부모 차량 이용
중·고등 하교 시간 겹치고, 비 오면 학교 앞은 학생·차량으로 북새통

지난 15일 송악중·고등학교 하교 시간대 학교 앞에는 차량과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학부모 정모 씨는 “이날은 비가 오지 않고, 시간대가 고등학교 하교 시간대와 겹치지 않아서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평소에는 위험한 순간이 있을 만큼 학교 앞은 난리다”라고 토로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지난 15일 송악중·고등학교 하교 시간대 학교 앞에는 차량과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학부모 정모 씨는 “이날은 비가 오지 않고, 시간대가 고등학교 하교 시간대와 겹치지 않아서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평소에는 위험한 순간이 있을 만큼 학교 앞은 난리다”라고 토로했다. ⓒ당진신문 지나영 기자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송악중학교 학부모들이 ‘교통 편의시설 부족으로 학생들이 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당진교육지원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송악중학교 학생 수는 약 780여 명으로, 기지시리에서 통학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이 학생들은 버스와 부모님 차량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혹은 일부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택시비를 함께 내고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일부 도보 통학을 하는 학생도 있지만, 기지시리와 송악중학교 간에 인도는 끊겨 있고, 차도와 연결되는 구간이 있어,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등·하교 시간이 되면 송악중학교 앞 도로는 학생들과 학부모 차량 그리고 버스로 북새통을 이루고, 차량 정체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하교 시간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송악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하교 시간이 겹치는 날이면 도로에는 수백 명의 학생과 학부모의 차량 그리고 버스로 뒤엉키는데,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면 도보 통학을 하는 학생들도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학교 앞 도로의 교통 혼잡은 심해진다. 아이들의 교통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학교 하교 시간인 오후 15시 5분부터 17시 30분까지(7월 기준) 10대의 버스가 배차돼 있다. 그러나 다른 시민들도 버스를 이용하는 만큼 수백 명의 학생이 탑승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평일 하교 시간에 배차된 버스는 ‘콩나물시루 버스’로 운행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만원 버스에 탑승하지 못한 학생들은 다음 버스를 기다리느라 도로에서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을 기다리거나, 송악중학교 정류장의 두 정거장 전으로 걸어가 먼저 버스를 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학부모 정모 씨는 “학생들 하교 시간은 비슷한데 이용할 수 있는 버스는 한정돼 있으니까, 몇몇 아이들은 일부러 학교 이전 정거장으로 걸어가 버스를 탑승하고 있다”면서 “버스 문제도 문제이지만 등·하교 시간이면 학부모들의 차량과 버스 그리고 아이들이 뒤섞이며 도로 정체도 발생하고, 아이들 안전도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송악중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통학버스 운영 혹은 등·하교 시간에 시내버스 증차를 요구하며, 당진교육지원청에 통학 차량 지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당진교육지원청은 조례와 지침에 따라 통학 차량 지원이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학부모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학부모 노모 씨는 “처음에 버스 증차를 요청했더니 어렵다고 했고, 통학 차량을 해달라고 하니 교육지원청은 규정상 어렵다는 답변만 내놨다. 이는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요구에 검토만 했을 뿐 새로운 대안은 전혀 찾아보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규정상 20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 중심으로 통학 차량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송악중 학생들은 열악하고 위험한 교통 체계에서 학교를 다니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당진교육지원청 “조례·지침 변경 어렵다”

당진교육지원청은 자체적으로 조례와 지침을 바꿀 수 없는 만큼 차량 지원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송악중학교 통학 환경개선을 위한 학생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진시에 시내버스 증차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학버스 지원대상 중학교는 충청남도교육청 학생 통학 지원 조례에 의거해 면 지역 소재 200명 이하의 학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서 “교육지원청은 정해진 조례와 지침에 따라 업무를 하게 되어 있는데, 자체적으로 바꿀 권한은 없다. 불합리한 제도일 경우 조례나 지침을 변경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 지원청에서 버스 지원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원청에서는 송악중 통학 환경개선을 위한 학생 설문조사를 학교 측에 요청했으며,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내버스 증차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당진시청을 비롯한 연계기관과 협조할 예정”이라며 “학부모님의 답답함과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지만, 충남도청의 지침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는 송악중학교를 비롯한 당진지역 일부 학교의 버스노선 및 배차 개편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노선개편용역 결과에 따라 버스노선 및 배차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진시 교통과 관계자는 “송악중의 불편 사항에 대해 파악하고, 현장에 나가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고 도보 통학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 확인도 했다”면서 “버스회사에 증차를 꾸준히 요청하고 있지만, 회사 측에서는 이미 하교 시간대 버스를 증차한 만큼 더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시에서는 노선개편용역을 실시하고 있는데, 용역 결과를 토대로 향후 버스 운영체계나 노선 배차 시간을 다시 협의해볼 예정”이라며 “그렇다고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손을 놓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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