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서 유일하게 남았던 작은영화관 ‘조이앤시네마’
코로나19와 경영난에 결국 2021년 12월 31일자로 폐업

1986년 12월  청소년 풍기순화 가두 캠페인의 모습. 뒷편으로 지금은 사라진 당진소극장(당진시네마)가 보인다. ⓒ독자제공
1986년 12월 청소년 풍기순화 가두 캠페인의 모습. 뒷편으로 지금은 사라진 당진소극장(당진시네마)가 보인다. ⓒ독자제공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마을 주민들의 문화공간을 책임졌던 작은 영화관들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당진에 유일하게 남아 있었던 ‘조이앤시네마’는 코로나19 이후 실상 2020년 하반기부터 영업 정지 상태였고, 결국 2021년 12월 31일자로 문을 닫으면서 당진 내에 작은 영화관은 소멸됐다. 

당진에서는 작은 영화관은 그저 영화를 보는 장소가 아닌 추억의 장소로 자리 잡고 있었다. 초등학교때 단합활동을 할때면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고, 영화관 안에서 동네친구·주민을 만나 어우러져 영화를 보는 추억이 가득하다. 

당진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정모 씨(46)는 “CGV나 롯데시네마가 없던 어린 시절에는 당진극장(당진시네마)에 갔었고, 나중에 커서는 키노키노(현 조이앤시네마)에서 영화를 보곤했다. 물론 지금 있는 대형 영화관이 시설은 더 좋지만, 옛날의 감성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 외 다른 시민들도 “부모님과 추억이 많았던 곳인데 아쉽다”, “영화관 안에 테이블이 있어 물건 놓기 좋았는데 아쉽다” 등 작은 영화관이 없어진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1971년 면천면 극장.
1971년 면천면 극장. ⓒ독자제공

시민들의 아쉬움이 막연해도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허리는 점점 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점 줄어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기재되어 있는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전인 2019년 전국 영화 관객 수는 2억 2667만 8777명이고, 코로나19가 기승부리던 2020년 관객 수는 5952만 3967명으로 73% 감소했다. 하루 관객 수가1000명대인 날도 있어 영화 예매율은 바닥을 쳤다. 

이때 CGV, 롯데시네마 등 대형 영화관들도 수익이 나지 않아 지점 수를 줄이기 시작했고, 당진에 있는 조이앤시네마가 영업을 정지한 것도 이때쯤이다. 

하지만 작은 영화관이 없어진 이유가 코로나19때문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그 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뚝뚝 끊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1970년 당진극장 앞.
1970년 당진극장 앞. ⓒ독자제공

당진 안에 대형 영화관이 들어오면서 영화 수도 적고, 대형 영화관에 비해 시설도 좋지 않은 작은 영화관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당진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작은 영화관이 사라지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도 있지만 당진이 개발되어 대형 영화관이 들어왔기 때문도 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확산된 뒤 우리의 문화도 바뀌었다”며 “특히 OTT 플랫폼이 많이 발달됐고, 집에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에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가 아니라면 굳이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이앤시네마가 폐업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의 20%정도 수입이 들어와 영화관을 도저히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외곽 지역민을 위해서는 작은 영화관이 다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당진은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발이 된 지역과 아직 되지 않은 지역의 차이가 생긴다. 그 중에 하나가 문화차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골에만 살던 어르신들이 대형 영화관을 이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접근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작은 영화관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장님들이 큰 결심을 하거나, 큰 포부가 있지 않은 한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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