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장인들의 자부심을 꾹꾹 담은
신평막걸리, 면천두견주, 순성 브루어리

술 장인들의 자부심을 꾹꾹 담은 신평막걸리, 면천두견주, 순성 브루어리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술 장인들의 자부심을 꾹꾹 담은 신평막걸리, 면천두견주, 순성 브루어리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당진신문=허미르 기자] 당진에 있는 주류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로컬 문화를 널리 알릴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문화를 지키는 것은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 것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주류를 만드는 것은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당진의 문화를 지킬 수 있는 힘은 과거를 기억하며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고 미래를 향해 뛰어가는 것이다. 면천두견주와 신평막걸리, 순성 브루어리까지 오면서 당진의 주류는 점점 발전해나간다. 당진의 쌀과 물로 만들어진 술은 우리의 자부심도 가득 채운다. 


면천두견주 유재석 회장
나에게 술이란 자연이 만들어준, 자연의 섭리가 들어있는 물질이다.

면천두견주 유재석 회장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면천에 있는 두견주는 국가문화재지정전통민속주이며 국가무형문화재 제 86-2호로 4.27 남북정상회담 공식만찬주이고, 프란치스코 교황 솔뫼성지 방문 사제단과 기자 만찬주로도 돋보였다. 면천두견주 보존회 유재석 회장은 올해로 11년째 두견주를 지키고 있으며, 회장에 오른 지는 2년째다. 

면천 두견주는 100% 당진 쌀로, 100% 당진의 진달래로, 100% 당진의 물로 만드는 전통주며, △두견화 채취 △고두밥 안치기 △시루본 성형 △고두밥 찌기 △고두밥 냉각 △덧술 안치기 순으로 만들어진다. 두견주를 만드는 찹쌀은 백세장말이라고 해서 백번을 씻어 단맛이 더 잘 우러나게 만든다. 그러고 밑술을 만든 뒤 3일 발효를 시켜 두 번 담아 술을 만든다. 술을 만드는 데 15도로 80일에서 90일간 발효를 시켜, 약 100일 뒤에 술을 담아 마실 수 있다. 

면천 두견주는 담황색의 빛깔로 쌀과 누룩과 진달래의 색이 합쳐져 나온다. 첫맛은 찹쌀의 단맛이 돌고, 중간에 진달래의 향이 풍기며, 마지막에는 약주 특유의 감칠맛이 입안을 감싸고 뒤끝이 없다.

면천두견주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특히, 면천 두견주에는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복지겸의 딸 영랑이 백일 기도 끝에 아버지의 병환을 낫게 할 수 있는 약주를 구했다. 산신령이 복지겸의 딸에게 나타나 “아미산의 진달래꽃과 안샘물로 빚은 두견주를 담아 100일 후 먹이고 앞뜰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고 정성을 드리면 낫는다”고 알려줬다. 

영랑은 바로 그 술을 만들어 복지겸의 병을 고쳤다는 효와 관련된 전설이 내려오고, 복지겸 은행나무와 아미산 등 설화에 나오는 장소가 당진 곳곳에 남아있다. 

면천 두견주를 지켜오는 유재석 회장은 “나에게 술이란 자연이 만들어준, 자연의 섭리가 들어있는 물질이다”며 “술을 우습게 보면 안되고, 그 안에 있는 의미를 조금 더 생각해야 한다. 술은 물과 불이 합쳐져 수불이라고 발음 되다가 지금의 술이 되었고, 물과 불이라는 조화할 수 없는 것들이 조화된 만큼 술은 책임을 가지고 다뤄야한다.”고 말했다.


신평양조장 김동교 대표이사
나에게 술이란 놀이다.

신평양조장 김동교 대표이사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신평 백련 막걸리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일 만찬에 만찬주로 선정됐었다. 그리고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됐다. 신평양조장 김동교 대표이사는 올해로 13년째 신평양조장을 운영하는 3대 대표다. 

김동교 대표이사는 원래 술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가벼운 술을 많이 찾는 요즘과 잘 맞는 툴이라고 생각해 신평 양조장의 대를 이었다. 현대적으로 술을 다시 되살리는 일이 이 업계의 주요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중적인 방향으로 막걸리를 널리 보내는 것이 목표다.

신평 백련 막걸리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백련막걸리는 총 4가지 종류로 이루어져 있다. △백련 살균 미스티 △백련 맑은 술 △백련 미스티 △백련 스노우 이렇게 이루어져 있으며, 신평 양조장에서 나오는 술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목 넘김이 좋고 꿉꿉한 향이 없어 거부감이 덜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교 대표 이사는 “나에게 술이란 놀이”라며 “술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요즘은 어떤 술을 좋아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살피면서 술을 만드려면 즐기면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즐기면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놀면서 일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것처럼 놀면서 술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순성브루어리 백윤기 공동대표
나에게 술이란 내 스스로가 만드는 문화다.

순성브루어리 백윤기 공동대표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당진 최초의 맥주와 소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순성 브루어리는 백윤기 공동대표가 약 1년 반째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백윤기 공동대표는 당진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했을 때 다른 지역에서는 판매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진을 알리기 위해 술 이름에도 당진에 있는 지역명을 붙여 홍보했다. 그러면서 당진 문화에 대한 오점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했다. 

백윤기 공동대표는 “일본같은 경우는 로컬 제품에 대한 주민과 지자체의 지원이 많다. 그래서 로컬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며 “우리나라는 로컬 음식이나 문화에 대해 많이 홍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내가 지역의 색상이 들어있는 로컬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성브루어리에 있는 당진 수제 맥주 4종류 ⓒ당진신문 허미르 기자

순성브루어리에 있는 당진 수제 맥주 4종류는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당진 수제 맥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라거 종류가 아닌 에일 종류로 만들었다. 우선, 백석마을 바이젠은 술이 가벼운 편이라 에일 맥주가 어색한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이다. 밀맥아와 보리맥아를 반반씩 섞어 담근 밀맥주로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로 아이페일에일과 솔뫼인디안페일에일은 홉이 많이 들어가 아로마향이 기분 좋게 퍼진다. 홉이 많이 들어가 쓴 맛은 조금 강하긴 하지만 입안에 남는 향이 좋아서 계속 끌리는 술이다. 마지막으로 검은들 스타우트는 흑맥주로 보리를 조금 더 볶아서 사용해 향에서 약간 탄향이 난다. 그리고 크림처럼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돋보이는 술이다. 

백윤기 공동대표는 “나에게 술이란 내 스스로가 만드는 문화”라며 “술은 어떤 원료와 아이덴티티를 담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브랜딩 마케팅을 하며 로컬에 맞는 술로 자리 매김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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