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어르신 위해
안전바 설치 봉사하는 김상백 씨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우리의 삶을 바꿔주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는다. 이에 본지는 당진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거동 불편한 어르신 위해 안전바 설치 봉사하는 김상백 씨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거동 불편한 어르신 위해 안전바 설치 봉사하는 김상백 씨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어르신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집에 혼자 계시는 어르신은 안전바를 설치하러 오는 것도 고맙지만 찾아와서 어디 불편한 건 없는지, 요즘 무엇을 하면서 지내는지 그저 안부 물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하세요. 설치가 끝나면 본인이 아껴뒀던 간식도 나눠주시고, 또 오라며 갈 때까지 인사해주시죠. 이런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혼자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안 좋기도 해요”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을 위해 안전바 설치 봉사를 하는 김상백 씨는 그동안 만난 어르신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큰 덩치에서 느껴지는 강함이 부드러움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아마 어르신들도 이런 김상백 씨의 든든함 속에 숨겨진 따스함을 보았기에 더 친근하게 그를 대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주임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본업을 살려,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김상백 씨는 한 달에 한 번 공구를 들고, 자원봉사센터 직원과 함께 당진지역 곳곳에 있는 어르신들을 찾아간다. 하루에 6가구 이상 방문해 화장실, 출입구 등 어르신들이 요청하는 곳에 안전바를 설치하고,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율방범대에 안전바를 설치해달라고 요청이 왔어요. 대원들과 함께 하려고 했는데, 다들 생업이 있어 시간내기가 어려워 지금은 제가 주로 맡아서 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이랑 관련도 있고, 어르신들 만나는 게 즐거워 이제는 그 시간이 기다려져요. 설치가 끝나면 어르신들이 항상 고맙다고 하면서 환하게 웃어주시는데 그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줘요”

거동 불편한 어르신 위해 안전바 설치 봉사하는 김상백 씨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김상백 씨는 사회경험을 해보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23살 어린 나이에 자율방범대 활동을 시작했다. 24년간 당진 2동에서 자율방범대로 활동하며, 봉사하는 삶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됐다. 그렇기에 교대근무를 하는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야간 순찰과 청소년 선도 등의 자율방범대 활동과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하는 안전바 설치를 꾸준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어르신들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화장실 타일이 깨질까봐 설치할 때 걱정했는데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서 어렵지 않게 작업하고 있어요. 눈이 잘 안 보이시는 어르신에게는 점자가 있는 안전바를 설치해드리고 싶은데, 아직 그런 안전바는 없어서 아쉬워요. 그리고 화장실이 밖에 있는 집에는 안전바를 길게 해드리고 싶은데 안전바 규격이랑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그렇게 해드리지 못해 죄송할 때가 많죠”

거동 불편한 어르신 위해 안전바 설치 봉사하는 김상백 씨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집에 방문해 안전바를 설치하는 김상백 씨는 어르신들에 대한 걱정으로 근심이 가득하다. 그래도 밝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멈추지 않고 봉사를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어르신들을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아마 죽을 때까지 봉사하면서 살 거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서 안전바 설치 외에 다른 봉사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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