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하나 없어
성모병원은 200병상 미만 예상
당진시민의 건강 보장권은 언제?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결과보고서 ⓒ보건복지부 제공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결과보고서 ⓒ보건복지부 제공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어 중증 환자들의 치료가 어려운 당진시에 시립의료원 설립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5일 보건복지부는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당진의 보건의료기관 수는 2016년 256개소에서 2020년 269개소로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기관 가운데 당진에는 의원이 79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치과병원·의원 43개소 △한의원 32개소 △보건소·지소·진료소 등 31개소 △병원·요양병원 각 4개소 △종합병원 1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기관이 늘어남에 따라 당진의 의료기관에서 허가받아 운영되는 병상 수도 증가했다. 2016년 당진에 허가 병상은 1202병상이었던 반면에 2020년에는 2.6% 증가한 총 1334병상으로, 요양병원이 690병상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종합병원 288병상 △병원 235병상 △의원 121병상 순으로 집계됐다. 

허가 병상에 건강보험, 의료급여 환자 중 일반 환자를 중심으로 2020년 입원한 환자 수는 총 2만 315명이다. 병상에 입원하는 입원환자의 질병 난이도에 따르면 △일반 1만 2072명 △단순 7694명이며, 전문진료질병군의 입원은 549명으로 극히 적었다. 

중증도별 입원환자 수에서도 당진에서 경증 환자의 입원 수는 1만 3824명이지만, 중증·중등도 입원환자는 △2018년 1만 660명 △2019년 8926명 △2020년 6491명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이처럼 당진에 보건의료기관은 늘어나고 있지만, 중증·중등도 입원환자 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이유는 왜일까. 이를 두고 전국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증가하는 추세에서도 당진에는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없고, 응급의료를 비롯해 뇌졸중, 심근경색, 암 등의 필수 중증 의료 분야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당진에 중증 환자들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병원을 찾고 있으며, 위급 상황 시에는 생명의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인구가 비슷한 인근 지역인 서산시와 비교해보면 당진의 의료격차는 점차 발생하고 있다. 서산시 보건의료기관 수는 263개소로 당진보다 6개소 적다. 그러나 종합병원 수는 2개소에 허가 병상수도 당진시(288병상)보다 2배에 달하는 566병상이다. 의료기관에서 보유한 의료장비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수도 당진시 종합병원에서 2개를 보유했지만, 서산시는 3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진에 질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당진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성모병원의 확장 소식으로 당진 시민들은 의료 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당진시에 따르면 성모병원은 당진 수청1지구 이전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도시개발사업 구역지정 실시계획 승인을 받고, 현재 부지 매입과 건축설계를 진행하고 있어 병원 이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기존에 어린이 전문병동도 포함된다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르게 성모병원 이전 건립 계획에는 전문병동 포함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으며, 병상도 200병상 미만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당진시립의료원 설립 시민운동본부(상임대표 오동주, 이하 시민운동본부)는 당진에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없다는 것은 의료 취약지역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며, 민간이 아닌 공공에서 운영하는 시립의료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에서 시립의료원 설립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동주 상임대표는 “국가적 재난·재해·응급 상황과 당진 시민의 의료공백과 과잉·과소 진료 개선을 위해서는 당진에 공공의료시설 설립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내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며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문제 등을 해결하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를 위해서는 종합병원이 필요한데, 당진에는 인구 17만 명을 육박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고 시립의료원 설립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향후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시립의료원 설립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확약서에 서명하며 이행에 대한 약속도 다짐했다”면서 “하지만 오성환 시장이 당선되고 2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시립의료원 설립에 대한 언급은 없다. 대표적으로 호수공원에 대해서는 언론에서도 많이 거론됐지만, 시립의료원에 대한 의견은 어디서도 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시립의료원 설립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그동안 시민들과 시민운동본부에서 시립의료원 설립의 필요성을 알리고, 추진하기 위한 운동을 해왔다면, 이제는 행정에서 직접 업무를 맡아 의료원 설립에 나서야 할 때”라며 “앞으로 시민운동본부에서도 시민들에게 건강기본권 실현과 질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립의료원 설립의 필요성을 더욱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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