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동 도로확장 과정에서 금암지구 용수로 사라져
뒤늦게 파악한 농어촌공사 “시와 협의해 방안 마련”

잡초들이 어른 허리 높이만큼 무성하게 자란 원당3동 원당로 주변 용수로의 모습.
잡초들이 어른 허리 높이만큼 무성하게 자란 원당3동 원당로 주변 용수로의 모습. ⓒ당진신문 김정훈 팀장

“용·배수로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물이 부족하면 물을 빼 쓰거나, 물이 넘치면 배수를 시키는 매우 필요한 것인데 모든 것의 관리가 너무 엉망이다”

[당진신문=김정훈 미디어팀장] 원당동 도로 확장으로 인해 기존 용·배수로가 사라져 인근 농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본지 확인에 따르면 원당로 일대는 삽교호 용수가 당진 간선을 통해 농업기술센터 근방의 원당 양수장에 유입, 농업기술센터 앞쪽을 지나 현 당진 3동 주민센터의 뒤편의 민원 제보지역까지 설치된 용수로를 통해 논에 용수를 공급하게 돼 있다. 하지만 원당동 도로확장 과정에서 원당2통 진입로 인근에서 배수로가 끊겨 있었다.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 씨는 “과거 이 도로가 왕복 2차선 일 때는 도로 옆에 용수로가 있어서 그 물로 농사를 지었었지만, 6차선 도로가 생기며 그 이후부터 용수로가 사라져 농사를 짓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그동안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농어촌공사에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민원을 제기했으나 서류 검토만 해보겠다며 진척되는 일이 하나 없고 지금껏 기다려 왔다”고 성토했다.

그렇다면 배수로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안에 대해 당진시청 도로과에서는 애초 “용수로는 없었고 배수로만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지역 용수로는 농어촌 공사의 자산으로 명칭은 ‘금암지구 용수로’다.

특히 금암지구 용수로는 당진시의 도로 확장 과정에서 사라졌지만 농어촌공사측은 이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 농민들로부터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취재에 들어가자 농어촌공사 당진시자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배수로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용수로가 확실히 맞다”며 “없어진 부분에 대해 용수로를 새로 만들어 내던가, 아니면 그쪽 지역 농민들이 용수로를 사용 할 수 있게 대체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당진시청 도로과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속에 인근 농민들은 당장 올해 농사를 짓기 위해 시곡천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날이 가물다보니 농사를 짓기에는 턱도 없다. 여기에 농업기술센터 뒤쪽의 마을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로 인해 오히려 논의 물을 빼놔야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당장 급하게 끌어 쓰는 시곡천의 물마저 마을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로 인해 쓸 수 없어 물을 빼놓은 논의 모습. ⓒ당진신문 김정훈 팀장
당장 급하게 끌어 쓰는 시곡천의 물마저 마을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로 인해 쓸 수 없어 물을 빼놓은 논의 모습. ⓒ당진신문 김정훈 팀장

문제는 또 있다. 당진3동 주민센터 뒷쪽 원당로 주변 용수로의 경우 어른 허리 높이의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 주변 상가들의 불법 시설물 등이 설치되어 있어 용수로인지 배수로인지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

또한, 용수로에서 각각의 논에 물을 갈라 보내는 수문인 분수문(分水門) 역시도 언제 사용했는지 조차 알 수 없이 녹이 슬어 용수를 공급할 때나 집중 호우시 물을 배출할 때에 역할을 제대로 할지도 의문이다.

용수로에서 각각의 논에 물을 갈라 보내는 수문인 분수문(分水門) 역시도 언제 사용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녹이 슬어있다.
용수로에서 각각의 논에 물을 갈라 보내는 수문인 분수문(分水門) 역시도 언제 사용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녹이 슬어있다. ⓒ당진신문 김정훈 팀장

농민 신모 씨는 “이 지역은 생산 녹지 지역으로 농업적 생산이나 생육을 위해 개발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지만, 관리 부실로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지하수를 파 농사를 짓게 해주든가, 아니면 용·배수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농어촌공사 당진지사 관계자는 “용수로 주변 환경에 대해서는 시설물 관리 담당 직원 혼자 약 4000에서 5000개의 수문을 관리하고 담당하다 보니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고 시인하며 “장마 기간이 끝나는 즉시 해당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착수하고, 불법 시설물의 경우 시설물 철거와 해당 지역에 대한 정화 등을 조속하게 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곡천 물 사용과 관련된 내용의 경우 용·배수로를 새로 만들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고, 당진3동에 문의한 결과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해 주는 수리 시설이 있어 지하수 개발 역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