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해피해 대책 회의 열려..민·관 합동 피해 지역 현장 조사

염해 피해 증상이 발생한 어린 모의 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염해 피해 증상이 발생한 어린 모의 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신문=이혜진 기자] 지난달 발생한 염해 피해가 고대면 당진포리 외에 석문면, 대호지면, 정미면 등의 육지의 논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피해 농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행정기관이 합동하여 염해 피해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줄 것을 당진시에 요구했다.

지난 4일 당진시농민회, 당진시농업기술센터,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피해 농민들이 함께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일원을 현장 조사한 결과, 어린 모의 겉잎이 붉게 마르고 생육이 정지되는 등의 염해 피해 증상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6월 14일 전후로 대호호 농업용수를 공급받은 지역에서만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해 농민들은 피해 원인을 대호호 농업용수로 추정한 바 있다. (관련기사: 고대면 당진포리 농민들 염해 피해 호소, 1416호)

이에 당진시농민회는 대호호 농업용수 염해 조사 및 피해 대책협의 회의를 열어 염해에 관련한 피해 조사를 요구하며, 이에 따른 향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고, 이 후 고대면을 비롯한 석문면, 대호지면, 정미면 등의 육지의 논에서도 염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농민들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와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염해 피해 증상이 발생한 어린 모의 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그리고 지난 11일 당진시가 당진시청 아미홀에서 대호호 농업용수 염해피해 대책 회의를 열어 민·관이 합동하여 염해가 발생한 지역의 피해 규모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농민들은 염해가 발생한 지역 모두 대호호 농업용수를 공급받은 지역이며, 비슷한 시기에 피해 증상이 발견됐다고 진술했다. 

또한 이번 염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태이며 피해 시점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피해 원인 파악이 어렵다며 최대한 빨리 현장을 확인해 피해 상황에 대해 공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가 공급하는 공업용수에 비해 농업용수의 수질이 좋지 않으며, 가뭄으로 힘든 시기에 농민들에게 농업용수는 제한 공급하면서 대산 산단에는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문면 피해 농민 최국용 씨는 “장맛비가 내리기 전부터 논에 있는 모가 다 녹아 내렸다”면서 “간척지 논의 경우 조금씩 조금씩 타죽는데 이렇게 하루 아침에 녹아내린 것으로 보았을 때 물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염해 피해에 침수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농사 짓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라며 괴로운 심정을 하소연했다. 

다른 염해 피해 농민 또한 “피해 입은 벼의 회복을 위해서 비료나 영양분을 주는 등 2~3배로 노력해야 하지만 실제로 수확하는 양은 반도 안 될 것”이라며 “현재 모가 다 녹고, 벼가 자라지 않아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대·소농 모두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11일 당진시가 당진시청 아미홀에서 대호호 농업용수 염해피해 대책 회의를 열어 민·관이 합동하여 염해가 발생한 지역의 피해 규모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당진시 이·통장협의회 김한조 회장은 “도비도 개발부터 용·배수로 관리, 농로 포장 등의 문제로 농어촌공사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이번 염해 피해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여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염해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도 2년 전부터 불가능해졌다”며 “농민들은 보상을 기다리고 있으니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김재선 당진지사장은 “공업용수 공급은 정부 정책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기에 당장 해결이 어렵다”며 “공급하는 농업용수의 수질에는 문제가 없으며, 가뭄으로 힘든 시기에도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당진지사는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번 염해 피해와 관련해서는 “염도 측정 결과 염해 피해로 보기 어려우며, 대호호 경우 약간의 염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가뭄으로 인해 물이 증발하면서 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성환 당진시장은 “매년 발생하는 농업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어촌공사 본사에 삽교호 준설을 요구해야 하며,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아산호의 물을 끌어와 최대한 가득 채워둬야 한다”면서 “물이 넘치는 석문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벼가 번식하지 못하는 명확한 이유와 염해 피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민·관이 합동해서 빠른 시일 내에 현장 조사를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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