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손사랑 봉사단 서종성 단장(73)

[당진신문=이혜진 수습기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주 소소한 일부터, 크게는 우리의 삶을 바꿔주는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리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는다. 이에 본지는 당진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손사랑 봉사단 서종성 단장(73)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손사랑 봉사단 서종성 단장(73)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린 듯 손사랑 봉사단이 요양센터에 들어가자 어르신들은 한걸음에 달려와 반갑게 인사 나누고 서로 안아주기 바쁘다. 이후 한 곳에 삥 둘러앉아 봉사단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 

봉사단과 어르신은 서로 손을 맞잡고 아픈 곳은 없는지 살피고, 수지침을 놓으면서 한 주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정답게 나누기 시작한다. 어르신들은 수지침의 따끔함도 잊은 채, 손사랑 봉사단의 손길에 아팠던 곳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기에 손사랑 봉사단의 서종성 단장과 봉사단은 화요일 오전마다 어르신들을 만나러 갈 채비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수지침은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누어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혀유. 우리가 만나는 어르신들은 기대감이 있어. 아픈 곳이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하는 그런 마음. 그러니 우리가 오는 날을 기다릴 수 밖에 없지이. 그리고 우리가 수지침을 놓으면서 손도 잡아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눠주니 그 시간이 즐거운 거야. 사람에 따라 수지침에 효과가 좋을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병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손사랑 봉사단 활동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우연한 계기로 수지침을 배우기 시작한 서종성 단장은 함께 수지침을 공부했던 사람들과 배운 것을 나누고자 뜻을 모아 만든 손사랑 봉사단에 2009년부터 함께 했다. 

2004년 9월 발대식 이후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손사랑 봉사단은 주로 지역의 요양센터, 경로당, 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50여명의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화요일마다 고정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장수봉사단으로 대부분의 회원이 60대 이상의 고령 원로봉사자다. 

“봉사단에서 60대는 아가야 아가. 우리 봉사단 최고령자이신 김응배 단원이 86세야. 봉사 단원들 대부분이 나이가 많아서 어르신들과 대화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고, 어디가 불편한지, 어떤 것이 궁금한지 대충은 알고 있지. 경로당 어르신들은 어디가 아파도 이동하기가 어려워서 병원에도 잘 못 가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우리가 가서 수지침을 놔주면 조금씩은 좋아지고 있는 것이 느껴지니까 뿌듯허지”

수지침은 인체와 비슷한 손가락, 손바닥, 손등에 있는 344개의 경혈에 짧은 침을 꽂아 치료하는 침술로 유태우 박사가 발명한 한국 고유의 의학이다. 

손사랑 봉사단 활동모습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수지침은 우리의 일생 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손 부위에 여러 자극기구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해서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의학 상식과 수지침을 놓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없기에 서종성 단장은 끊임없이 수지침 공부를 하고 있다. 

손사랑 봉사단원들도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지침 교육에 참여하여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늦은 나이에 수지침을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누군가를 치료해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쁘지. 그래서 더 꾸준히 뵈러 다니려고 허지.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보다는 아쉬운 점이 더 많아. 아픈 어르신들이 내가 놓는 수지침을 맞고 하루빨리 나았으면 좋겠는데... 늘 그럴 수는 없으니께 아쉽지 뭐”

손사랑 봉사단 회원들 ⓒ당진신문 이혜진 기자

수지침에 대한 지식과 봉사활동을 통해 만나는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서종성 단장은 오랜 시간 해온 수지침 봉사활동으로 오히려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는 듯 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매주 빠지지 않고 직접 운전해서 봉사를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그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어르신들의 아픔을 먼저 걱정하는 서종성 단장과 단원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어르신들을 만나지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활동을 시작했어. 함께 하는 단원들과 아침 일찍 만나 조를 나누고 각 센터로 봉사활동을 나가지. 지금은 사실 15명 정도가 주로 활동 하는데 앞으로 봉사단들도 더 많아지고 참여도 높아져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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