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경찰서 신평파출소 하용봉 순경

당진경찰서 신평파출소 하용봉 순경 ⓒ당진신문
당진경찰서 신평파출소 하용봉 순경 ⓒ당진신문

“딸인 줄 알았지…” 최근 피싱 범죄로 1,200만원을 잃은 어르신이 딸을 사칭한 범인이 보낸 SNS 메시지를 가리키며 한 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카OO톡 메신저 화면에는 어르신 딸의 실명과 함께 ‘임시용’이라는 단어가 추가로 달려있었습니다. 어르신은 ‘엄마’라는 친숙한 부름과 딸 이름 석자에 아무 경계 없이 자신의 모든 개인정보를 내어주었습니다.

메신저 피싱 범죄 수법은 위 사례처럼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지인을 사칭하던 얕은 수에서 실명까지 알아내 이용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가족 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범죄 피해자의 85.8%는 50~60대라고 합니다. 매체 활용에 익숙치 않은 연령대이기에 발전하는 범죄 수법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경각심을 갖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부모님은 낯선 존재의 ‘엄마’라는 부름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이러한 소통 환경에서는 경찰관이 ‘대환 대출 빙자’, ‘핀번호 요구’ 등의 단어로 가득한 수백 장의 홍보물을 배부하는 것보다 자녀들이 관심 어린 시선으로 몇 마디 대화를 주도하는 게 범죄 예방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당진경찰서는 그 어느 때보다 피싱 범죄 단속을 엄중히 여기고 관련 신고에 신속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종 목도하는 피해에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자 했던 그 마음을 다시금 헤아려봅니다. 낯선 존재보다 먼저 부모님께 다가가는 우리가 되길 청해보며 ‘딸인 줄 알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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