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당진 부곡공단..선고 앞두고 ‘증거인멸’ 의혹 제기
위험천만 당진 부곡공단..선고 앞두고 ‘증거인멸’ 의혹 제기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01.22 17:00
  • 호수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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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일 2월 17일로 연기..“동아지질, 연기 후 현장에서 물건 치워”
수직구 공사 현장 인근 공장의 철제구조물이 기울어져 있는 모습. 
수직구 공사 현장 인근 공장의 철제구조물이 기울어져 있는 모습.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부곡공단 지반침하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과도한 지하수 유출 사태에 대해 ㈜동아지질에 벌금 5,000만 원과 소장에게는 500만 원의 벌금형이 구형됐다.

그러나 당초 1월 20일로 예정됐던 선고일은 18일 ㈜동아지질 측에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선고기일변경 신청을 하면서 2월 17일로 미뤄졌다. 

이를 두고 비대위 측은 “선고일 변경 이후 동아지질은 현장에서 물건을 치우고 있다. 이는 선고를 뒤바꾸기 위한 증거인멸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비대위의 탄원서는 피고인 측에서 열람했지만 비대위 측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선고일 변경을 했는지 열람도 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서산지원 홈페이지를 통해 18일 선고일 변경을 확인한 비대위는 피고인 측에서 어떠한 이유로 선고일 변경을 신청했는지에 대해 내용 열람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제는 선고일이 미뤄진 후부터 멈춰졌던 공사현장에 동아지질 관계자들이 들어가 물건을 치우고 있다는 점이다. 비대위에서 ㈜동아지질에서 증거인멸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송근상 비대위원장은 “우리 짐작으로는 선고를 미루고, 비대위의 탄원서 내용을 토대로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철거하려는 것이 아닌지, 그러고 최종 선고에서 뒤집으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면서 “그래서 19일 당진시에 증거 채집을 요청해 시청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지만, 사진을 찍으려면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는 서류를 작성하라고 하는 등 이들은 행정기관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제출한 탄원서의 목적은 이들을 구속하는 것이다. 피해를 끼친 것에 비해 벌금 5,000만 원은 너무 적다”면서 “그런데도 이들은 선고 기일마저 미루고 증거인멸을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벌금형? 해당 법령의 최고형 처벌해야”

지난 2017년 부곡공단 전력구 공사에서 수직구 굴착 공사를 맡은 ㈜동아지질은 1일 1,200톤의 지하수가 유출됐음에도 폐수배출시설은 187톤으로, 도달수직구에서는 1일 825톤의 지하수 유출에도 폐수배출시설은 42.5톤으로 축소 신고했다.

지난 2020년 12월 17일 지하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지반침하의 주된 원인은 과도한 지하수 유출이며, 전력구와 터널 주변의 파쇄대를 포함한 지반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 설계에 기인한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비대위 측은 물환경보전법으로 ㈜동아지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020년 9월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한 바 있다. 

이후 비대위는 “양수량을 조작했다는 증거가 충분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물환경보전법으로 서산지청에 항고했고, 지난해 5월 18일 한전비대위, 행정기관, 동아지질 관계자가 참석해 현장조사가 진행됐으며, 8월에 동아지질을 물환경보전법 위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러한 재판 과정을 거쳐 서산지청은 지난해 12월 ㈜동아지질에 벌금 5,000만 원과 소장에게는 500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벌금형이 아닌 해당 법령의 최고형으로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며 지난 10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를 통해 비대위는 “부곡공단에서의 지반침하 사고는 개발행위허가 승인도 없이 불법 공사를 하다가 발생된 사고로 사고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근로자들의 불안감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피탄원인들의 반성 없는 불법행위를 엄히 처벌해 이후라도 적극적으로 안전대책과 신속한 사고 수습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서 “공사중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하수를 국가기간산업의 전력망 구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외부인 출입을 원천차단하고 대부분의 폐수를 기록도 없이 몰래 버리는 명백한 불법행위를 했다”면서 “이로 인해 공사현장 인접지역에 있는 탄원인의 공장 부지가 최대 30~40cm 내려가 사무동과 공장건물이 비틀리고 기울어져 멀쩡한 곳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균열이 발생되었으며 심지어 건물 기둥이 휘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져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었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피해 발생한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삶의 터전으로 평생 일궈온 공장은 비가 오면 지붕이며 창문 그리고 벽체 여기저기에서 물이 새어 감전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일하고 있다”면서 “피탄원인의 고의성이 다분한 위법행위에 대해서 벌금형과 같은 가벼운 처벌은 너무도 공평하지 못하다. 피탄원인에 대해서 엄중한 처벌을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