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김정훈 미디어팀장] 당진신문은 ‘당진시, 문화도시를 넘어 지식산업의 메카가 가능한가?’ 라는 기획취재를 통해 이번호부터 5회에 걸쳐 보도한다. 당진시의 경우 3차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 왔지만 결국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에 본지는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과연 문화도시는 무엇이고 문화도시로의 지정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먼저 선정된 문화도시들의 준비과정과 현재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알아봤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1부 문화와 문화도시?
▶2부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문화 서귀포
▶3부 철이 묻고 문화가 답하다 문화도시 포항
▶4부 시민이 낭만 이웃으로 전환 문화도시 춘천
▶5부 당진은 왜 문화도시를 꿈 꾸는가? 

당진이 문화도시를 꿈꾸어온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처음으로 문화도시 신청 공고를 발표했던 2018년부터다. 그때부터 시민, 행정, 예술인, 민간단체, 공공기관, 예술인들이 함께 모여 민관협력기관협의체를 구성해 문화도시 조성에 대해 공유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문화도시 당진을 만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특히, 문화도시 당진을 준비하기 위한 행정협의체와 당진지역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발족됐으며, 당진문화재단에 문화도시 사업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나갈 시민기획단 '문화잇슈(issue)'가 구성됐다.

이와 함께 당진시는 문화도시를 위한 지원조례도 제정했다. 타 지자체와는 달리 예비도시 지정이 된 후에 설립이 되는 문화도시지원센터를 조례를 통해 당진문화재단 산하에 설립하는 등 발 빠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는 시민을 위한 문화향유지원, 문화활동지원, 예술활동지원, 문화예술진흥지원, 정책개발 등의 사업들을 추진하며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여러 모습을 보였다. 

문화도시사업은 사업 선정이 우선 일차 과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문화도시 사업이 종료되는 몇 년 이후의 당진과 그 다음 세대들을 위한 도시환경을 마련하고 계속해서 시민의 일상에 문화예술을 스며들게 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8월 제4차 법정 문화도시 지정 사업 서면심사에서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당진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차 관문인 서면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당진시가 탈락하며 많은 아쉬움과 새로운 과제를 안겼다. 

당진신문이 그동안 앞서 선정된 문화도시를 취재하며 언급한 포항, 서귀포, 춘천 등 1차와 2차로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지역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핵심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이 된다. 

첫째, 우리 도시가 문화도시가 돼야 된다는 그 핵심 이유들에 대해서 당진 시민들과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두 번째, 문화도시의 사업기간이 5년이지만 도시 계획 20년 차의 장기계획을 갖고 비용도 당초의 비용보다는 10배정도 더 투입을 해야 한다는 것.

세 번째, 추진위원회의 구성이 매우 중요한데 소수의 예술가나 소수의 기획자, 혹은 용역사에 의존하고 공무원이 결정하기 보다는 문화도시 컨설턴트나, 문화도시의 맥락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인력을 결정해 밸런스를 맞춰 추진위원회를 구성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진문화재단 문화도시지원센터는 당진의 문화도시 미선정이 확정 된 지난 9월.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강당에서 포럼을 주최하고 타 지자체에서 법정문화도시 승인을 끌어낸 문화도시 전문가를 초청하여 그 도시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당진시가 문화도시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여러 시민 활동과 문화적 자산이 충분히 갖춰져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당진 지역만이 선보일 수 있는 모델과 시민 거버넌스가 나름 잘 꾸려져 있다며, 앞으로 당진만의 독창적인 모델을 찾기 위한 고민의 시간과 당진의 문화예술적 잠재력과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당진문화재단은 다가올 5차 문화도시 선정에 당진시 문화도시지원센터를 더 강화하고, 관련 사업들을 꾸준히 확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 한다고 한다. 한 번의 시도에 예비 문화도시 선정부터 최종 법정문화도시 지정에 성공한 지자체는 드물다. 

당진은 이번 문화도시 신청 경험을 토대로 다시금 모든 준비사항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문화도시는 궁극적으로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이 아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민 주도로 밑에서 위로 만들어져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재를 마치며

연재를 시작하며 당진은 왜 그토록 문화도시에 도전을 할까? 문화도시는 과연 당진에 어떤 혜택이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1차와 2차에 선정된 지역에 대한 심도 있는 취재를 통해 문화도시를 꿈꾸는 이유에 대해 알게 됐다. 

바로 문화도시는 지금 보다는 5년 후를 넘어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는 사업이라는 점과 문화도시는 ‘문화’가 몇몇 지역의 예술가들이 주장하는 예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단순한 측면이 아닌 당진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한 방향성’, 어찌 보면 ‘미래의 먹거리 산업’과도 직결이 되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문화도시의 선정으로 인한 국비 보조금은 선정이 되면 어떤 단체를 혹은 어떤 기관을 통해 지금 당장 사용을 해야 되는 비용이 아닌 ‘당진의 미래 청사진’을 만들기 위한 준비자금 인 것이다. 

당진의 미 선정에 대해 타 지자체 센터장들이 언급한 조언처럼 재도전을 위한 그 시작점은 그동안 당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외지의 용역업체와 기존에 관여했던 추진위원회나 단체보다는 당진의 젊은 기획자들의 합류와 지속적인 양성, 그리고 일반 시민들과의 대화 자리들을 많이 만들어 당진이 문화도시가 되려는 핵심 이유들에 대해서 일반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통한 새로운 추진위원회의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법정 문화도시가 되기에는 거쳐야할 관문이 너무 많고 어렵다. 현재 ‘당진시 문화도시 추진위원회의 구성이 잘못 됐다’ 보다는 재도전을 위해 새롭게 구성한 튼튼하고 건강한 추진위원회를 만드는 게 어떻게 보면 당진의 문화도시를 향한 가장 핵심이자 출발점이지 않을까?  

[Q&A]문화도시지원센터 곽노선 센터장

●당진이 문화도시에 도전하는 이유는? 

당진 시민들은 개발 주도 성장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잃으셨습니다. 70킬로미터 갯벌을 사실상 잃었고, 화력, 제철, 산업 폐기물 이런 것들에 너무 노출이 되시면서 아픔이 너무 많으십니다. 경제적으로는 삶의 질은 높아졌는데 마음에 질은 떨어졌다, 그래서 사실은 이 마음 삶의 질과 마음의 질을 맞추기 위해 문화도시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당진이 탈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은 문화도시가 처음에 시도해서 된 도시가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은 시민들의 힘과 마음을 모으는 준비를 했다면, 앞으로는 시민분과 뭘 할 수 있는지 사업을 좀 구체성을 띄어야 될 거 같습니다. 

문화도시사업은 지원 센터의 구조나 구성을 위한 국책사업이 아니라 당진시민 전체 사업이기 때문에 당진 시민들이 마음을 담아서 함께 하고 있는 그런 협의체들과의 구성과 한목소리를 내서 소통하는 것도 전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신시민들과 이런 협의체들과의 마음을 모으셔서 같이 함께 가야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저희가 작년에 만든 슬로건이 ‘당진 지속 가능한 문화 도시를 꿈꾸다’ 였습니다. 근데 꿈을 지금 실현해 나가고 있고요. 그 꿈이 내년에는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화도시 당진을 위한 조언

서귀포 문화도시센터 이광준센터장

지역의 리더들이나 열심히 하는 추진 주체분들이 우리 도시가 문화도시가 돼야 된다는 그 핵심 이유들에 대해서 공감을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새로운 시각에서 많은 얘기를 하고, 도시 변화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게 되는, 건강한 추진위원회를 만드는 게 가장 핵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춘천 문화도시센터 강승진센터장

아무래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이 일을 누가 주도적으로 할 거냐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 일 거 같아요. 늘 그 지역에서 어떤 역할들을 하셨던 분들이 가장 먼저 뭉치잖아요. 근데 문화도시사업은 그런 분들이 조금 뒤로 빠지고, 정말 일 할 사람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 문화도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진정성에 대한 부분일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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