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 편] 절반의 종소리
[詩 한 편] 절반의 종소리
  • 당진신문
  • 승인 2021.12.24 20:29
  • 호수 13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회

아버지는 평생 종교를 모르셨다
벼가 누렇게 익어 수확을 앞 둔 계절
억센 비바람 예고 없이 들이쳤다
베어놓은 볏단 폭우에 떠내려가듯
당신의 흔적 휩쓸려 사라지기 직전
아버지는 처음으로 기도했다
사십칠 년 동안 걸어온 생을 종양과 교환한 후
요한이라는 세례명을 품고 가셨다
절반의 삶을 살고 먼 길 발 닿은 그곳  

희미한 불빛
산과 나무가 잠든 밤에도
시간은 태풍의 속도처럼 달려
남겨놓은 절반의 심장이 
어느덧 당신 떠날 때의 나이를 넘었다
밝은 빛만 비추어 달라고 기도한다
절반의 심장이 남아 당신의 꿈
요한이 이루고자 했던 
구도의 길을 멋지게 걸을 수 있도록

말없이 사랑하라
누구의 소망 올라가는가 
성당의 종소리는 
하늘에 떠 있는 저 별처럼 포근히 감싼다

말없이 사랑하라
누구의 소망 올라가는가 
성당의 종소리는 
하늘에 떠 있는 저 별처럼 포근히 감싼다


당진 출생
‘07년 '문학시대'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부장 역임
당진시의회 의원
당진문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