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눈물의 60초
[의정칼럼] 눈물의 60초
  • 당진신문
  • 승인 2021.12.10 18:56
  • 호수 13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

탑동초 앞에서 사망사고가 난 그날 이후 나는 교통지도에 가는 것이 괴로운 일이 되었다. 50분간 맞은편의 국화꽃과 간혹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며 추모의 메시지를 읽는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내  가슴이 미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은 아니다. 

사과를 하는 5분 발언에서도 언급했듯 나 자신이 초등학생이던 아들을 사고로 잃은 아비이기 때문이다. 운명의 2005년 그날 나는 바닷가에서 아들 곁을 잠시 비웠고 그사이 아이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그 후 나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누가 뭐래도 아이 곁을 비웠던 사람은 나였으니까. 그곳에 경고판이라도, 안전요원이 있었더라면, 응급처치를 할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하는 생각도 사실은 내 죄책감을 덜자는 핑계꺼리다. 주책없이 탑동초 사고 난 날 부모님에게 문상을 가서는 내가 눈물을 흘린 것은 사실 먼저 간 내 아들이 생각나서일 수도 있다.

지난 12월 6일 월요일 아침 8시 나는 늘 그렇듯 탑동초 앞 사거리 교통섬에 있었다. 나는 보행등이 들어오면 깃발을 내리고 습관적으로 뒤를 본다. 짧은 신호주기 때문에 못 건너는 아이들을 재촉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보행등 잔여시간이 50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잘못 봤나? 잔여시간은 10초가 지난 후 표시되기 때문에 보행신호가 60초로 늘어난 것이다. 순간 나는 또 주책없이 눈물이 났다. 또 아들 생각이 났다. ‘이렇게 바꿀 수 있었는데’ 라는 한탄이 절로 나왔다. 

그나마 바꾼 게 다행이다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11월 26일날 당진신문 기사의 당진시 교통과 관계자의 인터뷰를 보며 들었던 분노는 사그라지질 않는다. 그는 “탑동사거리에는 이미 설치해야 할 시설은 충분히 설치했다고 생각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만큼 경찰서와 현장을 가서 보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구역 외에 모든 도로에서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어떻게 늘 안전불감증은 피해자의 몫인가? 주된 책임은 오롯이 피해자들에게 있단 말인가.  

올 5월 석문 kbs전파관리소의 전파로 인해 국도를 달리는 일부 덤프트럭의 제동이 안걸린다는 보도가 나고 나는 6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였다. 최소한 당진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라고 하면서 방어 운전하라는 경고현수막이라도 부착하라고 했는데, 실제로 부착된 것은 11월 25일이였다. 이번 시정질문에서는 11대인 해당 모델의 트럭 운전자에게 이런 위험을 통지하라고 하였다. 

또 지난 5월 당진 구터미널 농협에서 구 군청까지 인도 배수구에 10cm틈이 여러군데 생겨서 보행자가 위험함을 지적하였다. 아직도 교체가 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지난 10월경 시장과 담당과장과 함께 점검을 하였는데도 그 모양이다. 

공공시설물의 관리는 행정의 책임이다. 그런데 국가배상제와 영조물 보험을 들어놓았으니 사고가 나면 세금으로 배상하면 그만인가? 교통사고 나면 방어운전을 게을리 한 운전자와 발밑을 세심히 살피지 않고 걸은 보행자의 안전불감증 때문인가? 

안전불감증은 행정 공무원에게 있다. 사고지점에서 만난 잡지사 기자가 그랬다. ‘다른 도시에서는 이런 큰 사고가 나면 한 일주일 간은 경찰이 하루종일 나와 있는데 여기는 없네요? 여기는 경찰이 여론의 눈치를 안보나 봐요?’ 그날 아침 일찍 교차로에 경찰차를 대놓고도 학부모의 내린 깃발을 무시하면서 지나가던 차량을 보면서도 50분간 차안에만 있었던 두 경찰이 생각나면서 나는 깨달았다. 당진시의 어떤 공무원들은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