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당진의 ‘여성청년살이’를 경험하다
[PD수첩] 당진의 ‘여성청년살이’를 경험하다
  • 당진신문
  • 승인 2021.11.05 18:29
  • 호수 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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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당진신문 미디어팀 PD

당진시 여성친화도시TF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청년 209명 가운데 타지역에서 이주한 비율이 57%로 가장 높았다. 태어날 때부터 당진에서 거주하고 있는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의 당진 거주가 장기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도 나왔다. 당진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답변자는 34.1%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전국에서 출산율이 높은 지역으로 당진시가 꼽히고 있지만, 20대와 30대 젊은 여성 인구가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이 결과는 나와 주변의 여성 청년들이 당진에서 살아가며 느꼈던 것들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내가 출산 후에 일을 시작하려 했을 때 아이에게는 엄마의 육아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했고, 나 역시 ‘돌봄’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한 시간에 맞추어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지만, 원하는 시간대에 일할 수 있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또 다른 당진 여성 청년들의 어려움도 있다. 예를 들어 FX아티스트와 혹은 모델링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있다. 이 두 직업은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직업일 수 있지만, 모델링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나 모아나처럼 손으로 그린 것이 아닌 입체도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나 배경 등을 만들어 내는 일이며 FX는 그 위에 특수효과를 입히는 일이다.

바로 내 두 동생이 FX아티스트와 모델링 아티스트다. 만약 동생이 당진에 다시 오게 된다면 각각의 아티스트로서의 직업은 포기해야 한다. 결국 당진에서는 현실에 맞춰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고, 다양한 전공을 살려 취직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당진 여성 청년들이 ‘당진에서 꿈을 펼치겠다’ 혹은 ‘꿈을 위해 준비하기에는 당진이 제일이야’라고 생각하며 직업을 찾는다기보다는 경제활동을 위한 취직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진에는 나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거나, 내 동생들처럼 전공을 살린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여성 청년으로서 두 가지 방안을 얘기해보려고 한다. 당진시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등의 강점을 가진 다양한 기업들을 유치하고, 이들을 하나의 건물에 입점을 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청년들이 굳이 서울과 수도권을 가지 않더라도 기업들과 연계를 통해 원거리 업무를 할 수 있는 모형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주택 보급도 중요하다. 일자리를 얻고 장기적으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주택문제 해결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청년을 위한 1인 가구 단지 조성 및 저렴한 임대 가격 제공으로 당진에서의 일자리 터전을 갖기 위한 기본적인 기반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15년 전 당진에 처음 왔을 때 기억 속의 당진은 정말 아무것도 없던 시골이었다. 당진에서 나고 자란 남편 역시 당진의 발전을 놀라워하고 있을 만큼 지금은 빠른 발전을 거듭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산업 도시로 성장을 거듭해온 당진시 여성청년들에게 필요한 경제활동, 문화, 거주 등이 마련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