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귀농귀촌] 목장 경영하던 부모님 돕다 낙농업에 관심
“제부터 가하는 우리나라, 낙농가들 어려움 겪어”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젊은 사람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빈집만 남은 농어촌은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사람은 도시로 향하는 게 대세인 지금 오히려 농어촌에 정착한 청년들이 있다. 농업, 어업, 창업에 이르기까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로 도전을 멈출 줄 모르는 청년의 좌충우돌 도전기. 그들을 만나보고 사연을 들어보기 위한 코너를 마련했다.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후 대전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188cm의 이용호 씨는 군 입대 전 서울에서 생활하며 모델을 준비 했었다.

“졸업 후 대전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전공이 제 적성에 잘 맞지 않았어요. 맞지도 않는 전공을 공부하는 것보다 전부터 하고 싶었던 모델에 도전해보고, 사회경험도 해보자는 생각에 서울로 상경했어요. 다만 부모님이 너무 완강하게 반대하셔서 편지 한 장만 남겨놓고 새벽에 몰래 집을 나와 서울로 향했죠”

서울에서 모델 아카데미에 다니며 오디션을 보는 등 조금씩 성과를 거둬가던 이씨는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입대했으나 말년휴가 직전 무릎을 다쳐 제대 후 치료를 위해 당진으로 내려왔다. 이후 목장을 경영하시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며 낙농업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제대 후 서울에서 모델일을 시작할 계획이었던 이씨는 몇 달간의 재활기간 동안 꾸준한 부모님의 설득에 목장을 이어받기로 결심했다. 부모님의 지원으로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해 3년 간 낙농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예전부터 부모님이 낙농업에 종사하시긴 했지만, 저는 목장을 운영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목장일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매일 새벽과 저녁에 소를 돌봐야하기 때문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여행을 가지도 못해요. 다른 사람에게 소들을 맡기고 자리를 비울 수도 없죠. 소들은 머리가 좋아서 주인이 바뀌면 금세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원래 마흔살 전까지는 목장을 이어받기로 했는데, 예정보다 일찍 목장 일을 시작하게 됐죠”

한국농수산대학에서 3년간 공부하며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이씨는 다른 농장에서의 실습경험과 해외현장실습은 목장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해외의 대규모 축사를 견학하고, 실습하며 소의 생육에 가장 효율적인 조건과 효율적인 작업 동선 등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했다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씨는 목장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낙농가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부터, 토지 등과 관련된 서류를 작성하러 다니고, 관련 법규를 알아보는 것 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젊은 농축산인을 위한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미국과 유럽 등 낙농 선진국은 효율적인 메뉴얼이 잘 정리돼있어요. 농축산업과 관련 된 비자도 잘나오고,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농축산업의 발달과 효율성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 지원보다는 규제부터 가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낙농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에요”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합덕읍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 씨는 올해 1994년생으로 28세의 젊은 낙농인이다.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이씨는 그럼에도 낙농업은 미래가 밝은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유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치즈 체험장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치즈 가공장을 설립하고 이곳에서 직접 생산한 우유를 가공한 수제 치즈, 수제 요거트 등을 생산하고 있어요. 100퍼센트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의 노인, 여성분들을 고용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죠. 예정보다 일찍 시작한 목장일이지만 기왕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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