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대 당진향교 이재실 전교

제36대 당진향교 이재실 전교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제36대 당진향교 이재실 전교 ⓒ당진신문 이석준 기자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지난 9월 28일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한 당진향교 맹영섭 전교를 대신해 직무대행을 수행해온 이재석 전교가 제 36대 당진향교 전교에 취임했다.

송산면 명산리에서 태어나 농사를 생업으로 삼아온 이재실 전교는 송산라이온스클럽회장, 바르게살기위원회 송산면 위원장, 한국자유총연맹 당진시총회장 등으로 활동해왔으며 1980년대 후반 향교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실 전교는 “전임 맹영섭 전교님께서 워낙 성품이 온화하시고 인망이 두터워 향교를 잘 이끌어주셨다”며 “건강상의 이유만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당진향교를 잘 이끌어주셨을 분을 대신해 전교직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을 느끼지만, 향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립교육기관인 서원은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대부분 사라져 대부분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국립교육기관인 향교는 지금도 대부분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때 소학교, 중학교, 대학교로 교육제도를 개편했음에도 지방에서는 향교를 통한 교육이 이뤄졌고 민중들 사이에서 향교는 여전히 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했다.

당진향교는 1400년대 개교한 지방의 국립교육기관으로 지금의 지방국립대학에 해당한다. 지방의 교육과 더불어 매년 2월과 8월 옛 성인들 위패를 봉안하고 성인들의 학식과 덕망을 기리는 제사인 석전을 지낸다. 

이재실 전교는 “과거에는 학문을 독학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역사 속에 등장하는 당진 출신 관료 대부분은 향교를 거쳐 정계에 진출했다”며 “향교에서 학문이 뛰어난 분들은 추천을 받아 성균관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학문을 정진 후 과거에 응시해 정계에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향교에서 활동하는 유림들은 그 수가 많이 줄어 500~600명이지만, 교육 분야에 종사했던 교사, 교수 등이 많은 만큼 교육기관과 연계해 향후 청소년 교육, 서예, 한자, 예절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는 이재실 전교.

이재실 전교는 “현재 당진향교가 집중해야 할 것은 인성교육 측면이다”며 “성리학의 인의예지는 고전에 나오는 옛 이야기가 아닌, 어질고 지식과 정의를 겸비하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한다는 현재에도 통용되는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순히 젊은 유림을 영입하는 등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600년을 이어온 전통문화, 교육기관인 향교의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교 활동이 점차 줄어들며 오랜 기간 향교를 통해 전수되던 지역의 지식과 지혜들이 소실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이재실 전교. 옛 성인들의 서책을 보존하거나 새로운 책자를 만들고,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전통과 지혜를 전수하고, 지켜나갈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실 전교는 “향토역사와 지역학을 연구하는 기관과 연구자의 경우 문화와 역사 연구를 위해 문중과 향교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 당진향교를 과거와 현재의 문화가 공존하는 전통문화공간이자 후세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