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 무색한 공원 술판...쓰레기만 남았다
집합금지 무색한 공원 술판...쓰레기만 남았다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1.09.18 18:00
  • 호수 137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우는 데만 쓰레기 봉투 50ℓ450매...코로나19에도 무방비
공원 내 음주 법적 제재 근거 없어 난감...계도에 흉기 들이밀기도
지난 14일 저녁 10시 40분경. 우두동 한마음공원 곳곳에 술과 음식을 먹는 일행들로 시끌벅적한 모습. 사진속 일행 외에도 공원 곳곳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 14일 저녁 10시 40분경. 우두동 한마음공원 곳곳에 술과 음식을 먹는 일행들로 시끌벅적한 모습. 사진속 일행 외에도 공원 곳곳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최근 저녁 10시 이후 식당 영업 제한 방침에 공원에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밤새 술을 마시며 고성방가는 물론 쓰레기마저 무단 투기를 하다보니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오후 10시 30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영업을 종료한 당진시 우두동 일대 음식점들의 불은 하나 둘씩 꺼졌고, 인근 골목길도 한적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우두동 한마음공원(푸르지오2차 아파트 뒤편)의 분위기는 달랐다. 코로나19 때문에 음식점에서 문을 일찍 닫자 아쉬운 마음으로 한마음공원에서 술판을 벌인 일행들로 시끌벅적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원뿐만 아니라 읍내동 동문주차장 무대와 같은 곳에서도 야외 음주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소음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읍내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늦은 저녁 학생들로 보이는 일행이 동문 주차장 무대에서 모여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술을 마시고 있었고, 다음날 그들이 먹고 남긴 쓰레기는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며 “거리두기 강화로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음식점이 없으니까, 바깥에서 먹고 노는 것까지 이해하지만, 술까지 먹고...먹었으면 제대로 치우고 갔어야 하지 않나”라고 성토했다.

우두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강 모씨는 “10시 이후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사람들이 공원에서 슬을 마시고, 쓰레기를 공공 곳곳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날씨가 더운 날에는 바닥이나 벤치에 떨어진 음식물 찌꺼기 때문에 냄새가 지독하다. 아이들이 이용하는 놀이터에서 음식을 먹었으면 치우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진시 산림녹지과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14일까지 공원 야외 음주에 대한 민원 접수 건수는 4건이다. 다만, 시와 보건소 그리고 경찰서 등 다른 부서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민원이 빗발치자 당진시는 지난 8월 음식점이 밀집한 우두동 한마음공원 내 정자에 CCTV를 설치하는 한편, 당직 공무원을 교대로 지정해 야간 민원에 따라 현장에 나가 투기 된 쓰레기를 수시로 청소하고 있다. 
공원 청소를 위해 소비되는 쓰레기봉투 수량도 지난해 동기보다 늘어났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사용된 쓰레기봉투는 50ℓ 30묶음(300매)이지만, 올해 동기간에는 15묶음 늘어난 45묶음(450매)이 사용됐다.

당진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공원에서 야외 음주를 즐기기 시작한 것은 최근인 것 같다.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되고 장기화됨에 따라서 시민들 역시 방역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니까 나오시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시민들이 야외 음주를 즐기면서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가거나,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이 썩어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에서 당진 지역에 관리하는 공원 관리대상은 총 150여개인데, 청소하는 관리원은 단 7명뿐이다. 이분들은 이른 아침부터 전체 지역을 돌며 시설물을 청소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서 힘들어하고 있다”며 “공원관리담당 공무원도 3명이고, 야간에 공원 민원이 발생하면 교대로 현장에 출동을 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동문주차장 무대에 버려진 쓰레기. 곳곳에는 음식물도 떨어져 있어 무덥지 않았음에도 음식물에서 나오는 냄새는 독했다. 시민 A씨는 “음식점이 일찍 문을 닫으니까 이곳에서 학생들이 음식을 먹었는데, 치우지도 않고 그냥 버려두고 갔다”고 지적했다. 
동문주차장 무대에 버려진 쓰레기. 곳곳에는 음식물도 떨어져 있어 무덥지 않았음에도 음식물에서 나오는 냄새는 독했다. 시민 A씨는 “음식점이 일찍 문을 닫으니까 이곳에서 학생들이 음식을 먹었는데, 치우지도 않고 그냥 버려두고 갔다”고 지적했다. 

계도하는 공무원에 흉기 들이미는 취객들

공원에서 야외 음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외에서 야간 음주를 즐기는 이들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으며, 1m 이상 거리 간격을 두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당진시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공원 내 음주를 막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비협조로 현실적으로 야간 음주를 막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당진시 공원 담당 공무원은 “9월 초 합덕에 한 공원에서 외국인들이 늦은 저녁 시간까지 술을 마시며 시끄럽다는 민원 전화를 받고 현장 계도를 위해 공원으로 갔다”며 “외국인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해산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들은 뾰족한 물건을 꺼내들고 저를 위협하듯 다가왔다. 순간 무서워서 그 자리를 피한 뒤에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하고 동행해서 해산시켰다”고 토로했다.

당진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공원에 모인 분들을 대상으로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거리두기 지침에 어긋나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공원 내 음주를 행정명령으로 금지하지 않는 이상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처분을 내리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진시 산림녹지과는 지역에 자율방범대와의 협업을 통한 공원 내 음주행위에 대한 계도 및 공원 청소원 인력 충원 등의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진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인력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혼자서 현장에 나가야 하고, 청소 관리원들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인력 충원을 하려고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어려움이 있어서 당장은 힘들 것 같다”면서 “우선 저희들이 현장 계도에 나갔을 때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방범대와 함께 나가는 방안 등에 대해 여러 부서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엇보다 시민들께서도 모두가 함께 쓰는 공원을 지키고, 감염을 막는다는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를 실천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쓰레기도 분리수거해서 버려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