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면 출신으로 ‘천안 부성중·오성고의 기적’ 만든 장본인
“대학입시에 함몰돼 제대로 된 교육 실종...새롭게 시작해야”

[당진신문=김정훈 미디어팀장] 천안 오성고는 몇 년 전까지도 천안에서 인기가 없던 그저 그런 고등학교였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당진 출신의 조영종 교장이 부임한 이후 지금은 천안 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고, 가장 가고 싶은 고등학교로 탈바꿈했다.

조영종 교장은 당진 신평 출신으로 당진교육지원청 교육과장을 거쳐 충청남도 고등학교 교장회의 회장과 한국교총의 수석부회장을 그리고 한국 국·공립고등학교 제24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겸허히 받아들인 인물이다.

2021 대한민국 파워대상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파워리더로 선정되어 ‘대한민국 교육발전공헌대상’ 수상에서 보듯 충청남도의 교육계뿐만 아니라 전국의 교육계에서 조영종 교장의 역할은 매우 컸다.

지난 8월 29일은 조 교장에겐 매우 의미 있는 날이었다. 바로 34년 6개월간의 교육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명예 퇴임식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새롭게 충남교육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기 위해 고되고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퇴임식에는 김익환 충남장애인복지정보화협회장 등 조영종교장의 수많은 제자들이 함께해 조영종 교장의 퇴임과 함께 새 도전을 응원하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에 충남 교육의 수장에 도전하는 조영종 교장을 만나봤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1961년 충남 당진시 신평면에서 태어났다. 신평초, 신평중을 졸업하고 당시 충남의 도청소재지였던 대전으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충남고와 충남대학교를 졸업했다. 특전사를 병장으로 제대하고 1987년 공주 우성중학교를 시작으로 충남도내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교육해 오다가 지난 8월 31일자로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 

●34년 6개월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소회는?

한 직업에 30년 넘게 종사한다는 것은 흔한 일도 아니지만, 결코 순탄한 일만도 아니었다. 청소년들을 교육하다보면 조금은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지만, 교사라는 자리가 그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무기력으로 자괴감에 빠져 몇 번이고 중도에 포기할뻔했던 일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담임교사만을 바라보고 있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곤 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제가 선생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우리 학생들 덕분인 셈이다.

●신평면이 고향이다. 당진에서의 기억은 어땠나?

당진은 제가 태어난 고향이기도 하지만, 저의 교직생활에서의 전환기를 맞도록 한 지역이기도 하다. 제가 태어날 때만해도 아직 삽교천 방조제가 마련되기 이전의 당진은 서울을 한번 가려면 한진항에서 배를 타거나 신례원역에서 기차를 타고가야 하는 오지였다. 

언젠간 대도시로 나가서 살아보겠다는 막연한 꿈을 꾸며 보냈던 어린 시절 이었고, 소풍 때나 부모님들과 함께 다녔던 맷돌포와 행담도, 성구미, 장고항, 용무치, 그리고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갔던 난지도 해수욕장의 추억을 비롯해 이곳저곳 당진에 대한 사연들이 얽히지 않은 곳이 별로 없다.

2015년 당진교육지원청 교육과장으로 근무하던 때 교육가족들과 함께 등반했던 아미산, 구절산, 몽산 그리고 면천읍성, 골정지, 영탑사의 추억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고향에서 오랫동안 후배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했던 소박한 꿈이 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도교육청의 인사발령에 의해 1년 만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던 경험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지만, 저로 하여금 더 큰 꿈을 꾸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저도 학창시절을 겪었지만 돌이켜 보면 초, 중, 고교시절의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교육의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입시에 함몰된 채 제대로 된 교육이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아시는 것처럼 소위 일류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좋은 직업과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은 좋은 대학, 좋은 직업에 맞추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제대로 된 교육은 학생들 저마다가 지니고 있는 개성과 창의력을 자극해서 남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어야 한다. 따라서 학생 각자마다 자신의 다양한 능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기회와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토의토론수업과 함께 적절한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한국형 IB교육과 같은 보다 진취적인 교육활동의 도입이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리스타트를 말했다. 어떤 부분의 재시작이 중요하다고 보나?

지금의 학교는 세 가지 무기력만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교사의 무기력, 교장의 무기력, 학교의 무기력이 그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아동학대’로 몰리는 현실 속에서 적지 않은 교사들은 가르칠 의욕을 잃고 직업인으로 생활하기에 이르렀다. 

교장은 학교 구성원 1/N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닌 권한을 가지면서도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존재가 됐다. 그리하여 학교 교육은 힘을 잃고 공교육은 무너져 내리면서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고 결국 교육에서의 부익부빈익빈이 일상화되기에 이르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는 가운데 전 국민의 지혜를 모아 우리 교육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재시작을 언급했다. 

●앞으로의 행보는?   

정년까지는 아직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얼마든지 정년까지 보장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제 자신 스스로 양심의 소리가 지엄했다. 지금은 유튜브 ‘조영종TV’를 시작하며 교육활동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충남교육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들으며, 모으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 지금은 교육의 중립성이 보장되는 시기다. 이제는 지혜를 모아 우리 교육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교육은 학생의 배우려는 마음과, 교사의 가르치려는 마음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뚜렷한 목표와 의지 그리고 교사의 뜨거운 교육애와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학부모는 자녀와 사랑으로 대화하고, 학교를 믿고 협력하여, 함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성공적인 교육이 될 수 없기에 때문에,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34년 6개월의 교직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남교육의 발전을 위한 많은 의견을 취합해 충남이 대한민국 교육의 재시작이 이뤄지고, 교육의 요람이 되는 지역으로 만들 것이다. 
심기일전하여 지금을 완성해 미래를 준비하겠다. 꼭 대한민국 교육리스타트를 꼭 시작하겠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