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바다의 대상 어종이 변한다...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당진 바다의 대상 어종이 변한다...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 이석준 기자
  • 승인 2021.09.12 14:00
  • 호수 13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기상청 당진 기후변화보고서
“2050년 당진은 완전한 아열대 기후에 들어설 것”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당진 산업 몰락 야기”

[당진신문=이석준 기자] 기후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이들은 농어민이다. 농촌진흥청 통계에 따르면 농업인의 85.7%는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농업인 대부분은 지난 20년간 △평균온도 상승(96.4%) △강수량 증가(81.8%) △병충해 발생증가(86.4%)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가뭄과 호우에 민감한 벼와 고구마, 감자 등이 주요 작물인 당진시의 경우 농민들의 체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대호지면 농민 최규범 씨는 “예전에는 감자를 심는 시기와 수확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장마철에 비한방울 내리지 않거나, 수확 직전에 갑자기 십여일 간 큰 비가 내려 감자가 모두 썩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어업의 경우 변화는 더 크다. 서해권 주요 어종 어획량 통계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7년까지 갈치, 참조기 어획량이 각 94.3%(36,639톤→2,094톤), 90.7%(11,526톤→1,076톤) 감소했고, 멸치는 1,1869%(400톤→47,874톤), 살오징어는 1,643%(152톤→2,650톤) 증가했다. 

수온의 변화로 어민들에게 큰 수입을 안겨주던 고기들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가까운 바다는 텅비어버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석문면에 거주하는 어업인 김무기 씨는 “올 여름에는 태안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보구치(백조기)가 난지도 앞에서 종종 잡히기도 했다”며 “어종에 따라 사용하는 어구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어구를 다시 준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상 어종이 자꾸 변하는 것이 어민 입장에서 그리 달갑지 않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른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7월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약 100년간 전 지구 평균 온도가 0.85도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85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또한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전국이 40도에 육박하게 달아올랐던 기록적 폭염과 역대 최장기간 지속된 장마 등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이상고온과 한파, 폭우가 매 계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상청은 ‘당진 기후변화보고서’를 통해 2050년 당진은 완전한 아열대 기후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이전에는 홍수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고, 가뭄이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기후 발생을 전제로 농업 재난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해 대전·세종·충남 지역은 1973년이래 가장 높은 연평균 12.6도를 기록했다. 같은해 6월은 폭염이 지속되며 평균기온 역대 3위, 폭염일수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장마기간은 역대 가장 긴 54일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같은 이상기후 현상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속가능한 산업문제도 시급하지만 기후변화가 가져올 일상생활의 변화는 더 시급한 문제다. 특히 폭염은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한다. 당진시는 최고기온이 35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자 폭염대비 취약계층 조사, 살수차 투입, 폭염극복위한 워크숍, 폭염대비 합동 TF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이다.

기후위기에는 적응과 대응, 두가지 방안이 필연적으로 강요된다. 농업의 예를 들면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이에 맞는 작물을 기르는 것은 적응이다. 하지만 이는 지역에 맞는 작물을 선정하고 기르는데도 데이터 축적을 위한 시간 등 많은 전환비용 비용이 소모된다. 

또한 향후 늘어날 온열질환에서 노인과 어린이들 취약계층, 시민들을 보호 할 인프라 및 예산과 홍수 발생 후 복구를 위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과 예산의 증가도 필연적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온도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말한다. 온실가스 배출감소, 탄소중립, 석탄화력산업, 철강제조업의 화석연료 의존형 산업의 감산 등을 예로 들수 있다.

눈앞에 다가온 위기, 미래를 고민해야

과학계는 산업활동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0%이상 증가했고, 지구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IPCC가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할 경우 곤충의 18%,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 산호초의 99%는 서식지를 잃는다. 

현재 같은 속도라면 2050년 이전에 지구온도는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이유다. 미국과 EU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세와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한국 또한 대선주자들이 탄소중립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탄소배출 산업인 철강과 발전소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생산된 상품에 원가에 탄소세가 포함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당진화력발전본부는 지난 2020년 이산화탄소 3,490만 톤을 배출, 전국 발전소 중 배출량 3위를 기록했다. 충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국 25%로 전국 지자체 중 1위이다.  발전소, 철강제조업이 산업구조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당진시가 탄소중립 이후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하는 이유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권우현 활동가는 “탄소중립과 탄소세 도입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향후 탄소의 비용은 꾸준히 상승 전망이며, 그렇다면 철강분야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산업”이라며 “당진은 그동안 석탄발전과 제철소 중심의 고탄소 산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움직임은 언젠가는 마주할 미래로, 지금부터 산업의 전환을 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후위기는 그동안 당진시를 먹여 살리던 산업의 감산 또는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농민과 어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당진이 기후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