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홍범도 장군의 귀환과 고려인 동포의 눈물
[오피니언] 홍범도 장군의 귀환과 고려인 동포의 눈물
  • 당진신문
  • 승인 2021.08.20 21:20
  • 호수 137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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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소장 

8월15일 카자흐스탄에 묻혀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대한민국 공군의 호위를 받으며 78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운 평민출신의 의병장이었고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었다. 1868년 생으로 평양 출신의 홍범도장군은 어려서 고아가 되어 머슴으로 살았다. 열다섯 어린 나이에 평양 수비대 나팔수로 입대하였는데 순전히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동학에 입도하여 제지공으로 살았으며, 금강산 신계사에서 식객승이 되었고, 백두산에서 호랑이 잡는 산포수로 살았다. 

이렇게 호랑이 잡던 홍범도 장군의 산포수부대에게 일본군을 무찌르는 일은 식은 죽 먹기만큼이나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민중들 사이에서는 ‘날으는 장군 홍범도’라 불리었으며, 일본군에게는 가장 두려운 독립군 부대가 아닐 수 없었다.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 부대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 정규군을 상대로 크게 승리했다. 

일본군 역사에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처럼 처참하게 패한 역사가 없었다는 사실은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렇듯 홍범도 장군은 한 평생을 바쳐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두 아들 또한 동지이자 독립군으로 활약하다 전투 중에 전사하였다. 부인 역시 일본군에 체포되어 고문 끝에 옥사하였다. 

평생을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운 홍범도 장군은 연해주를 거쳐 1943년 이억만리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사망하였다. 당시 그의 직업은 고려극장 수위였다. 위대한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의 죽음이 이렇듯 초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 민족의 비극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함께했던 이름 없는 독립군들은 연해주를 거쳐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동포 1세대들이니 오늘날 고려인동포들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군들의 후손들로서 이 또한 우리 민족의 비극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위대한 독립군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최고의 예우로 모셔왔고, 온 국민은 적극 환영했다. 무려 78년 만의 귀환이고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금 더 빨리 모셔왔어야 했지만 귀환이 늦어졌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원인은 고려인동포의 반대였다. 

고려인 동포들은 동포사회의 정신적 지주였던 홍범도 장군을 곁에 두고 추모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남북이 분단된 가운데 고향에 묻히길 원했던 홍범도 장군의 뜻에도 반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북한은 원색적인 비난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홍범도 장군은 고국의 품에서 영면하게 된 것이다. 

홍범도 장군과 이름 없는 독립군의 무장투쟁은 독립운동사 맨 앞장에 서술되어야 할 위대한 역사이다. 이러한 홍범도 장군을 대한민국 정부가 이제라도 모실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정부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최고의 예우로 모셔왔듯이 홍범도 장군과 함께 했던 독립군의 후손들인 고려인동포들에게도 최고의 예우로 대우해야 한다. 왜냐하면 당시 만주와 연해주의 동포들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군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고 지원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은 동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홍범도 장군의 귀환에만 적극적일뿐 고려인동포에 대해선 나몰라 하고 있다. 

지금 주변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고려인동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또 다시 이주하게 된 고려인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탓이다. 

하지만 고려인동포에게는 한국은 할아버지의 나라이지만 낯선 땅이다. 그렇게도 그리던 조국은 그들을 외국인으로 대할 뿐이다. 이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홍범도 장군의 귀환을 최고의 예우로 대우하였듯이 고려인동포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 국적회복과 취득을 원하는 모든 고려인동포에게 조건 없이 허락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비록 국가가 그 기능을 다 할 수 없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비극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적 경제대국이 되었고,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되었으니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언제까지 고려인동포의 눈물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