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줄리샘의 여행스케치 6

[당진신문=김은정 시민기자] 유안진의 시 ‘지란지교를 꿈꾸며’에는 ‘저녁을 먹고,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함께’ 하고 싶은 친구를 바라는 구절이 있다. 지친 일상에 휴식 같은 친구, 또 차 한 잔과 함께 위로 받고 싶은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타이완은 마치 그런 저녁 ‘마실’같은 친구의 위로 또 쉼이 되어 주는 여행지 중에 하나다. 

타이완, 우리에게는 대만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곳으로 남쪽에 위치한 까오슝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컨테이너 항구였다. ‘메이드 인 타이완’으로 수출 항구의 전성기를 누리던 시대를 뒤로하고 2000년 이후로 내리막길로 들어선 수출 항구의 물류 창고들은 그 쓰임새를 잃고 방치 되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예술가들이 모이고 영혼을 불어 넣은 후 지금은 여행자에게 사랑 받는 옌청구 ‘보얼예술특구’라는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재탄생 되었다. 창고 건물 내부는 다양한 쓰임새로 찾는 이들에게 예술과 옛정취를 전해주고 있다. 

또한 멋스러운 인테리어의 카페나 분위기 있는 식당에 들어가 입과 눈을 즐겁게 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될 것이다. 그 중 대만의 대표 간식 ‘펑리수’의 브랜드 중 유명한 써니힐 매장의 무료시식은 마치 지나가는 길손들을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감동을 느낄 만하다.

착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대만을 여행하다보면 친절함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한번은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는 코스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는데, 기차에서 만난 젊은 연인들은 자신들이 가는 길과 다른 길로 가는 여행자를 위해 버스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버스기사에게 여행자의 목적지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대만 택시기사들은 때로 영어를 사용하는 승객을 가까운 역에 내려주고 가버리는 일도 가끔, 아주 가끔 발생한다. 까오슝은 지하철 또는 택시로 여행하기 좋은 여행지이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할 때 호텔 또는 계획한 여행지에 대한 자료를 중국어 주소와 함께 표기해 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까오슝의 멋진 여행코스를 몇가지 꼽는 다면, 시즈완에서 배를 타고 치진섬에 들러 전동바이크로 해안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중간 중간 멋스런 조형물에서의 추억을 인생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찾는 우도와 흡사하다. 해질 무렵이면 치허우 포대에 올라 고즈넉한 일몰을 바라보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항만의 해가 지고 밤이 내려앉으면 야시장으로 발길을 옮겨 활기찬 시장의 먹거리들과 함께 길거리 음식들로 주린 배를 채우며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의 최초 영사관인 다카오 영국영사관은 이국적인 건물로 현재는 전시관과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시즈완 바다 풍경이 오렌지빛 석양으로 물들면 애프터눈티를 나누며 쉼을 누릴 수 있다.  

애프터눈티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차와 다과를 먹으며 휴식을 즐기는 영국의 전통적인 문화지만 글로벌 시대에 세계로 퍼졌다. 오후 한때 허물없이 나누는 친구와의 애프터눈티는 지친 삶에 진정한 휴식과 위로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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