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통사고.. 당진의 어제와 오늘

글 싣는 순서)
1) 교통사고…당진의 어제와 오늘 2) 당진군의 위험도로 3) 대안은 없는가?


▲ 빠른속도로 질주하는 대형 덤프. 과적으로 인한 도로 파손으로 2차, 3차의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교통사고…당진의 어제와 오늘

세계 교통사고율 1위라는 불명예를 자랑했던 당진. 현재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교통사고는 끊이지 않고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도로 여기저기에는 새로운 스키드마크와 교통사고 흔적을 표시해둔 흰색 페인트가 표시돼있다.

당진에 오랜 기간 동안 거주해온 당진 토박이라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위험지역을 알고 있어 주의할 수 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인구가 늘고 있는 당진에 외부 사람이 상당수 이주해 오면서 도로사정에 밝지 못해 사고를 당하기 십상이다.

이는 비단 어제 오늘 일만도 아니지만 사고는 여전히 줄어들고 있지 않아 시급한 대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 음주 중앙선 침범사고(사망1명, 중상2명)
교통사고율 세계 1위라는 불명예

기자가 처음 당진에 왔을 때 들은 농담 아닌 농담이 ‘당진이 교통사고율 세계 1위’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교통사고율 세계 1위인데 당진이 우리나라에서도 1위니 세계 1위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또한 당진에서 차량을 운행하며 아찔한 순간을 많이 경험했다.


당진군은 이런 불명예를 벗어보고자 지난해 7월 교통관련 종사자, 모범운전자, 각 기관·단체, 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통사고 줄이기 범국민 다짐대회를 개최했었다.
그 당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교통사고가 연 평균 550건에 사망자가 55명에 이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율은 여전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422건이었으나 아직 1년도 채우지 못한 10월 현재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지난해 수치를 훨씬 넘은 466건으로 10.4%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부상 또한 지난해 수치 744명에서 2.1% 증가한 760명으로 밝혀졌다.

사망자는 지난해 41명에서 10월 현재 39명으로 5%가 감소해 충남도 교통사고 사망률 4위를 차지했지만(천안이 56명으로 1위 서산, 아산이 40명으로 2, 3위를 차지) 12월말 통계에서는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택배 운송업을 시작한 지 2개월이 됐다는 최모 씨(35)는 “당진에 물건을 배달하러 가기 전에 선배들이 제일먼저 해준 말이 당진은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니 안전운전 해라”였다며 “당진에 들어서면 사고가 날까봐 타 지역보다 조심스럽게 운전을 한다”고 말했다.

▲ 중앙선 침범 (1명 중상)
사고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당진?

우선 당진의 경제적 요인을 보자. 급변하는 당진에서 여기저기 개발이 이루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대형 덤프트럭을 비롯한 레미콘 차량, 크고 작은 화물차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항구로 이동하는 컨테이너 트럭과 공단으로 이동하는 원자재 운송 트럭 등 대형 화물차의 운행 비율이 타 도시보다 월등히 높다.


당진군에서 사고율이 높다는 동부대로에 오후 3시30분~4시까지 30분 동안 지나간 25톤 이상급 화물차가 무려 76대로 조사됐다. 레미콘을 포함한 대부분의 대형 화물차들이 일정한 구간을 회당 운행하고 보수를 받는 일명 ‘탕뛰기’ 방식으로 일하다 보니 과속과 난폭운전을 일삼고 있어 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대형사고로 발전한다.


또한 대형 덤프의 과적으로 인해 도로가 파손돼 2차, 3차의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당진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레미콘 운전자 정 모 씨(56)는 “기름 값도 많이 올라 수입을 맞추려면 한번이라도 더 ‘탕뛰기’를 해야 한다”며 “위험한건 알지만 어쩔 수 없이 과속을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군청과 경찰서는 이러한 과속과 과적을 예방하고자 안전운전 캠페인과 과속·과적 단속 등을 펼치고 있지만 생계가 달린 화물차 운전자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운행을 하거나 단속을 요리조리 피해 다녀 단속이 쉽지 않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단속을 하지만 그때만 잠깐 조용할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과속·과적이 활개 친다”며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07. 10. 10 면천면 송학리 중앙선 침범사고 (중상 2명)
당진군은 미로?

그리고 다음은 도로의 여건이다.
당진군 읍내는 타 도시에 비해 일방통행 도로가 많다. 당진군이 초행길인 사람이라면 미로 같은 읍내 도로에 당황을 감추지 못한다.


아울러 일방통행을 역주행 해 욕먹기 일쑤. 갑작스런 발전에 최소한 2차선 도로로 확장도 못하고 상가가 들어선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승격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적어도 군은 이에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진군에 등록되는 차량의 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남도 시·군구별 자동차 등록현황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자료와 현재 9월 30일자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16개 시·군에서 당진군이 51,990대에서 54,254대로 2,264대가 늘어 4위를 기록했다. (아산시가 지난해 83,964대에서 현재 92,763대로 8,799대가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으며 201,312대에서 204,481대로 3,169대가 늘은 천안시가 2위를, 56,909대에서 59,365대로 2,456대가 늘은 서산시가 3위를 기록했다.)

이와 같이 차량은 갈수록 늘어가지만 길이 좁고 주차시설이 부족해 길옆으로 길게 늘어선 주차행렬을 자주 목격한다.
문제는 차량이 어지럽게 주차되어 있다 보니 뛰어나온 어린이들을 미처 보지 못하거나 사람들이 통행할 여유 공간이 없어 차도로 다니다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S화재 사고처리 담당자 이종근 팀장은 “예전에 당진 차량은 사고가 많아 보험을 안 들어주던 때가 있었다”며 “사고 비율이 사망사고 보다는 주차차량의 가벼운 접촉사고나 사람이 붐비는 읍내 권에서 시장에 나온 어르신들이 사고를 많이 당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진군이 발전하는 시점에서 작년대비 사고율에 비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원당가든 앞 32번 도로나 짙은 안개로 인해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 서해대교 사고도 당진군의 교통사고율 증가에 한몫 하고 있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서해대교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분기점을 기준으로 발생 지점이 경기도 쪽은 평택경찰서가, 당진 쪽은 당진경찰서가 관할하게 된다”며 “지난 18일 발생해 21명이 중·경상을 입은 서해대교 26중 추돌사고 또한 당진 경찰서에서 관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눈뜨고 당하는(?) 서해대교의 안개 사고 문제 또한 조속한 대책이 시급하나 별다른 수단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 2008. 1. 28 면천면 문봉리 (중상 1명)
마무리 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당진 군민들도 이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군청이나 경찰서로 책임을 떠밀기에는 군민들도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지역 특성상 저녁 10시만 넘기면 당진은 조용해진다. 차들도 없어지고 사람도 없어지고 상가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당진의 도로는 고속도로(?)로 변해버린다.


어두운 시골길을 무섭게 달리는 차들을 볼 때마다 뭐가 그렇게 급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과속카메라의 위치를 미리 알고 서행하는 걸 보면 타 지역 사람은 아닌 듯하다.
한번은 인터뷰를 해보려 쫓아가 봤지만 포기했다. 기자같은 새가슴으로는 무서워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32번 도로만 하더라도 제한속도는 80Km인데 100Km는 가볍게 넘기는 듯하다.


자동차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아 잘만 사용하면 편리하지만 잘못하면 타인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무기가 된다. 연중 행사로 신문, 잡지, TV에서 시민의식을 고취하자고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교통안전의식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일이다.
선진 당진군민으로서 책임을 떠밀기 전에 나 자신부터 일단멈춤, 우선양보, 여유운전 해보는 건 어떨까.

▲ 당진초등학교 옆길에 불법주차 돼 있는 차량들. 하굣길 아이들이 차량들 사이에서 뛰어나온다면 내리막길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차량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