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제철고 부지에 문화시설 건립 추진에 학교 의견 수렴 없이 추진
학교측 “학생 안전 위협”...교육지원청 “급한 추진 인정...협의 할 것”

합덕제철고 운동장 트랙 옆 학생복합문화시설 예정지. 운동장과 구분되어 있지 않으며, 부지 규모는 상당히 협소해 보인다. 나무 뒤로는 합덕읍민회관이 있다. 
합덕제철고 운동장 트랙 옆 학생복합문화시설 예정지. 운동장과 구분되어 있지 않으며, 부지 규모는 상당히 협소해 보인다. 나무 뒤로는 합덕읍민회관이 있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교육지원청(교육장 김용재)이 합덕읍 학생복합문화시설 건립을 두고 주먹구구식 추진으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전국적으로 이목을 끈 특수학교 당진꿈나래학교 설립과 관련해 합덕읍은 충남도교육청에 합덕제철고와 읍민회관 사이에 남은 공간(현재 당진꿈나래학교 건너편)에 문화시설 건립을 꾸준히 요구해 온 상황. 그러나 충남도교육청은 센터 건립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관련기사:합덕읍 “문화복합커뮤니티시설 추진해 달라”, 1319호)

하지만 충남도교육청은 올해 초 학생복합문화시설 건립을 승인했고, 건축 사업비 19억 8천만원을 편성했다. 학생복합문화시설이 신축될 곳은 합덕읍 소소리 51-1번지에 합덕제철고등학교 운동장과 합덕읍민회관 사이에 있는 부지로 충남도교육청에서 소유하고 있는 학교 용지다.

이에 당진교육지원청에서는 학생복합문화시설 건립을 위한 설계용역을 시작, 2021년 11월착공을 시작으로, 2022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설 연면적은 800㎡(약 242평)이며,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들어서는 시설로는 1층에는 학생과 합덕읍 주민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2층에는 학생 중심으로 미디어 특화 공간으로 계획되어 있다. 

합덕제철고 “부지협소...학생 안전 우려”

그러나 합덕제철고 측에서 학교 인근에 시설 건립 추진을 반대하면서 건립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학교측은 운동장 경주 트랙과 인접한 곳에 시설이 세워지면 학생 안전 문제와 관리 책임 문제로 반대하고 있는 것.

합덕제철고등학교 관계자는 “학교 용지에 건물을 세우면 관리 주체가 누가 될지 모르겠으나, 학교에서 하게 되면 업무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해당 부지는 협소하기 때문에 건물이 들어설 경우 운동장과 인접한 위치여서 학생 안전도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당진교육지원청은 건립 추진 절차 과정에서 학교 측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는 한편, 조속한 협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것이 우선이지만, 사업이 급히 추진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다”며 “부지 이용을 위해 조만간 합덕제철고 운영위원회 및 총동문회 등이 모여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진에는 학생 영화제도 진행하고 있고, 서야고에서도 미디어 방면의 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당진에 없던 미디어센터와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센터 운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학생 중심으로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학생들이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할 수 있는 특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쇄된 합덕읍민회관.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아 건물은 낙후됐고,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폐쇄된 합덕읍민회관.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아 건물은 낙후됐고,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한편 합덕읍은 학생복합문화시설 추진에 따라 합덕 읍민회관을 주차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1988년 준공된 합덕읍민회관은 2019년 안전진단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합덕읍은 읍민회관을 폐쇄 조치하며, 그동안 사용을 전혀 하지 않아 관리가 되지 않았던 상황. 

합덕읍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읍민회관과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주민들과 계속 논의는 해왔지만, 뚜렷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그러다 학생복합문화시설 추진이 결정되고, 문화시설과 읍민회관의 이용 시설이 중복될 수 있다고 여겨서 읍민회관을 철거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난 6월 추경에서 읍민회관 철거와 주차공간 조성을 위한 사업비 4억 2천만원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설계 용역을 통해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